조선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후판 협상 결과는
한국조선해양, 3분기 흑자 전환할 듯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조선업계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그간 대규모 수주 실적에도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조선업계가 선가(船價) 상승 등 시황 개선에 힘입어 수익 실현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시장에선 포스코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여파로 철강 제품 수급 차질 우려가 여전해, 올해 하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0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05억원, -820억원으로, 흑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한 분위기다. 다만 증권업계 등에선 “국내 조선업계가 3분기를 기점으로 적자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메리츠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3분기는 조선업계가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시기”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가 3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던 이른바 ‘저가 수주’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신조(新造) 선가가 시차를 두고 건조 선가 상승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며 “1년 전 수주한 일감에 대한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면, 지난해 3분기 신조선가지수가 건조 선가에 반영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신조 선가가 상승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부터 건조되는 선박들의 경우 개선된 신조 선가가 반영된 수익성 있는 선박이란 얘기다.
실제 9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2.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별로 신조 선가를 따지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8월보다 400만 달러 오른 2억4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초대형 유조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신조 선가는 8월보다 각각 100만 달러 상승한 1억2000만 달러, 2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후판 가격 소폭 인상 가능성”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 와중에 철강 제품 수급 차질 여파로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선‧철강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 등 1년에 2번에 걸쳐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이 인상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대규모 손실을 봤는데, 이후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되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이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달 초에 포항제철소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철강 제품 수급 차질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하반기 후판 가격이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물론 조선‧철강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과 관련해 “동결 혹은 소폭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부에선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폭등한 원자재 가격을 비용으로 선반영한 만큼,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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