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고급빌라 팔릴까?
이회창 총재 고급빌라 팔릴까?
창업주인 YS와의 절연으로 자금줄이 끊긴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어려운 당내 자금사정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구기동 자택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뉴스가 부동산가에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불경기에 과연 팔릴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다. 구기동 221번지 풍림빌라 A동 가2호 이총재의 자택은 87년 신축 입주 때 이총재가 분양받아 지금까지 계속 살아왔던 집으로 88평의 복층형 빌라. 주로 중견기업 대표, 은행 임원 등 고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는 이 빌라는 고급빌라가 많은 구기동에서도 잘 지은 집으로 알아주는 축에 속한다. 공직자 재산등록 때 이총재가 공시지가를 근거로 신고한 금액은 약 4억9천만원이지만 9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빌라 B동에 살던 원로무용가 김모 교수가 지난해 6월 빚에 쪼들려 값을 8억원까지 내려 급히 팔려고 했지만 원매자가 없어 실패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시세대로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김교수의 자택은 결국 경매로 넘어가 1차 유찰끝에 지난해 8월 5억원에 경락됐다. 지난 10일께 이총재 대리인으로부터 매각을 의뢰받은 이 동네 B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딱히 얼마를 받아 달라고 하지는 않고 시세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기만 했다”고 한다. 사회적 신분 때문에 내놓고 얼마를 받아 달라고 하기가 껄끄러웠을 것이다. 어쨌거나 중개업소에 정식으로 매각을 의뢰했다는 점에서 집을 팔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총재 비서진에 따르면 매각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자택에는 일반시민들의 위로전화가 하루 6∼7통 걸려 온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사겠다는 사람은 나서지 않고 있다. 동향을 탐문하러 오는 언론사 기자와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발길만 분주할 뿐이다. 이런 고급주택을 소화할 만한 사람들은 대체로 드러나는 것을 싫어 하는데 매물 자체가 워낙 사회적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다 이총재의 현재 정치적 입지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곳 부동산가의 분석.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점에 이 집을 사들이는 것 자체가 이총재에 대한 암묵적 지원표시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집의 매각여부는 곧 이총재 자신의 정치적 상품성을 시장경제 장치를 통해 검증받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하기도 한다. 과연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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