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최원석’영입…마지막 몸부림
침몰 중인 ‘거함’ 동아건설이 회생의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 동아건설의 소액주주 모임(대표 최준영)과 건설노동조합(위원장 김희인)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최원석 전 회장·이창복 전 사장 등 4명을 상임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나머지 두 명은 각각 건설업계 출신과 변호사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모임 최준영 대표는 “채권단은 지분이 없어 최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1천50만주의 위임장을 확보하면 이사 선임을 할 수 있습니다. 주총 때까지는 1천5백만주까지 확보할 계획입니다. 최 전 회장을 비롯해 이사들은 파산 상태의 동아를 이끄는 데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동아 노조 김희인 위원장은 지난해 가을 법원이 변협의 추천을 받아 선임한 세 명의 임시 이사들은 회사의 회생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려 애썼지만 주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총을 연다거나 채권단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는 것. “오너 경영인이 컴백하는 게 아닙니다. 최 전 회장에게 새삼 무슨 영화를 안기려고 소위 모시는 게 아니라 구심점이 필요해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는 거예요.” 동아 회생의 관건은 최 전 회장의 수주 능력이다. 침몰을 막는 한편 빈 배가 된 동아호(號)에 선적을 해야 한다. 영업을 통해 회생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건설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념으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게 돼 있어 그가 자신의 신용으로 큰 공사를 따낸다면 채권단이 강제화의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있다. 4년 전 외국계 투자자들에 대한 시범 케이스 격으로 아웃된 최 전 회장으로서는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사력을 다해 뛸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건설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동아건설측은 지난해 12월 그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남북수조 대수로사업 건으로 국영기업인 중국수리기업연합회 사람들과 만난 사실에 고무돼 있다. 양쯔강 물을 황허 북부지역으로 끌어들이는 남북수조 사업은 규모 면에서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수리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주총을 통한 이사 선임은 주주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지만 동아의 회생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은 노조와 소액주주 모임이 지난해 5월 강제화의 추진을 위한 임시 이사 선임을 요청한 지 9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어렵게 법원으로부터 소집 허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더 많다. 무엇보다 때늦은 감이 있다. 최대의 변수는 그러나 채권단의 태도이다. 채권단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대뜸 “파산 법인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신뢰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유력한 회사가 인수한다면 또 모를까, 소액주주들 믿고 여신 지원을 어떻게 합니까? 최 전 회장이 재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는 이사회의 강제화의 추진으로 청산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했다. 회사의 경영과는 무관한 이사회라는 것이다. “나름대로 화의안을 만드는 거야 법으로 보장된 권리지만 이사회가 파산관재인의 영역을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채권 은행의 관계자는 “최 전 회장이 복귀하든 다른 누가 이사를 맡든 소용없다는 게 채권단쪽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아 노조의 김위원장은 “채권단이 순수하게 경제논리로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실 자산 매각하고 부실 사업장들도 정리했습니다. 감량도 했구요. 임원만 1백50명 떠났습니다. 파산선고 당시 청산가치가 3천4백억원 더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김포매립지 값으로 3천5백억 더 받았으면 부도 안 났습니다. 쓰러뜨리고 죽이는 게 구조조정은 아니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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