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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통판… 종이의 힘 다시 확인!

카탈로그 통판… 종이의 힘 다시 확인!

다시 확인된 종이의 힘-. 인터넷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첨단 유통 방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쇄매체인 카탈로그 통신판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우편을 통해 발송되거나 신문 간지로 배달되는 각종 카탈로그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 이는 카탈로그 통판 시장 규모가 매년 3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카탈로그 통신 업계 매출은 총 1조8백90억원을 기록해 견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80년대 후반 시작됐던 국내 카탈로그 통판 시장의 첫 주인공은 ‘더하우스’ ‘황소의눈’ 등 군소업체들이었다. 90년대 중반 전성기를 맞은 이들 업체들은 특히 신용카드 회사의 요금청구서 전단에 카탈로그를 삽입하면서 붐을 맞게 된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별다른 유통채널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던 대기업들이 카탈로그 통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바뀌기 시작했다. SK·대우·한솔 등 초기 진입자들을 비롯 최근에는 TV홈쇼핑에서 기반을 닦은 LG·제일제당 등이 시장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또 카탈로그 통판 선진국 업체들의 진입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독일계 오토와 두산이 합작한 두산오토, 얼마 전 대우에서 두산오토로 넘어간 넥스토어, 미국계 JC페니 등이 대표 선수들이다. 카탈로그 통판 시장이 각종 제약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 덕분이다. 즉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과 연계되면서 또 하나의 틈새 구매 채널로서의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것. LG홈쇼핑·CJ39쇼핑 등 TV홈쇼핑 업체들이 카탈로그 통판을 서둘러 도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들 TV홈쇼핑 업체의 카탈로그 통판 매출은 지난해 각각 1천5백90억원, 1천2백9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현대홈쇼핑이 이미 참여한 가운데 우리홈쇼핑과 농수산TV도 곧 카탈로그 통판 도입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탈로그 통판을 전문으로 시작한 업체들의 다른 유통채널 찾기도 줄을 이었다. 지난해 1천2백71억원 매출 중 카탈로그로 8백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표적인 카탈로그 통판 전문업체로의 위상을 굳건히 한 SK디투디는 2000년 4월 인터넷쇼핑몰을 오픈, 온-오프라인간 시너지를 도모했다. 인터넷쇼핑몰로 더 유명하지만 카탈로그 대 인터넷쇼핑몰 매출 비중이 50대 50 수준인 한솔CSN도 카탈로그 통판으로 시작한 회사다. 경매 방식의 새로운 카탈로그 판매로 바람을 일으킨 코리아텐더도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카탈로그 통판의 외형이 커지기는 했지만 ‘속 빈 강정’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커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최근에는 우편요금 인상이 업계 관계자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지난 1월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요금을 평균 9.5%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체별로 매월 70만∼3백만부 정도의 카탈로그를 발송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다. 이에 한국통신판매협회(KEDMA)를 중심으로 업계에서는 대량 발송 업체에 대한 우편요금 할인율이 인상돼야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탈로그 제작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통 1백 페이지가 넘는 카탈로그 1부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천원 정도. 초기 비용에 비해 추가 비용이 적은 인터넷과 달리 카탈로그의 경우 발행부수가 많을수록 비용 부담은 정비례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밖에 물품을 공급하는 중소 업체들과의 관계 유지, 고객DB 관리를 통한 효과적인 마케팅 구현 등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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