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캐나다 이동통신 시장에 戰雲
캐나다의 이동통신 시장은 크게 동서로 양분돼 있다. 즉 토론토·퀘벡을 중심으로 한 동쪽은 캐나다 최대의 통신그룹인 벨 캐나다의 자회사 벨 모빌리티(Bell Mobility Inc.)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밴쿠버·캘거리를 중심으로 한 서쪽 영토는 텔러스(Telus Corp.)의 지배 하에 들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 동·서 진영을 대표하는 두 회사가 각각 상대방 영토로 활동범위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함으로써 캐나다 이동통신 시장은 치열한 경쟁체제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번에 캘거리에서 열린 스탬피드 축제에서 행사 후원경쟁을 벌인 것도 결국은 이 같은 양사간의 치열한 이동전화 시장 쟁탈전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이다. 이번 축제에 참가하여 벨과 텔러스 간에 벌어진 경쟁 모습을 모격했던 사람들은 “마치 OK목장의 결투를 보는 것 같았다”는 표현으로 이들 두 회사의 비장한 모습을 전했다. 우선 벨은 이번에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 주최측과 향후 5년간 축제기간 중에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인 ‘지상 최대의 옥외 쇼’를 단독 후원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쟁사인 텔러스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캘거리 이동전화 시장을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큰 전략적 손실을 입으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스탬피드 축제 기간 동안 열리는 대부분의 행사는 통신회사로서는 텔러스가 거의 독점적으로 후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벨의 폴 힐리 서브 캐나다 지역 총괄 사장은 축제가 끝나갈 무렵인 지난 10일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축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번에 체결된 계약으로 인해 앞으로 스탬피드 축제에서는 벨 모빌리티만이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호언 장담했다. 그는 또 이번 계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장기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서부지역 이동전화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텔러스는 그동안 후원해온 유명한 척왜건(Chuckwagon) 경기팀 중 하나를 계속 후원해 나갈 예정이지만 경쟁사인 벨이 스탬피드 후원업체로 선정됨으로써 후원 경쟁에서 패했음을 인정했다. 텔러스는 그러나 벨의 안방인 동부 이동전화 시장에서 그에 버금가는 계약을 체결하고야 말겠다고 벼르고 있다. 텔러스측은 벨이 앞으로 서부 시장에 더 파고드는 만큼 텔러스도 동부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특히 온타리오 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임을 천명했다. 이 같은 양사간의 치열한 이동전화 시장 쟁탈전이 사실은 어제오늘 시작된 것이 아니다. 캐나다 최대 통신 그룹의 자회사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항상 선수를 치고 있는 벨 모빌리티는 이미 지난 1999년에 서부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즉 그해 1월28일 벨 캐나다는 서부지역 진출 전진기지를 마련키 위해 중부캐나다의 마니토바주에 있던 마니토바 텔레콤 서비스(Manitoba Telecom Services)와 합작으로 벨 인트리그나(Bell Intrigna)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벨이 마니토바주를 비롯, 밴쿠버가 있는 브리티시 콜럼비아주, 그리고 앨버타주의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벨은 이어서 지난 2000년 5월12일 캘거리에 있는 캐나다 퍼시픽 철도회사로부터 2천8백만 달러 규모의 이동통신 서비스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또 같은 해 11월2일에는 벨 캐나다가 주도하는 콘소시움이 앨버타주의 학교·병원·도서관 그리고 정부기관을 연결하는 초고속 광대역 통신망을 구축하는 주 계약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앨버타주와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의 이동전화 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올 4월11일 마니토바 텔레콤 서비스와 합작으로 설립한 기존의 벨 인트리그나를 흡수 합병하는 형식으로 벨 웨스트(Bell West)라는 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앞으로 벨 웨스트는 그동안 텔러스가 소홀히 해온 기업고객을 주로 공략하여 향후 3년 이내에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두배로 늘려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벨은 또 그동안 캘거리와 에드먼턴의 재즈 페스티발, 그리고 밴쿠버 자동차 경주대회인 인디(Indy)와 밴쿠버 국제영화제 등에 대한 스폰서십도 따낸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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