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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캐나다 CEO들 경기침체 불구 높은 보수 받아

[캐나다]캐나다 CEO들 경기침체 불구 높은 보수 받아

일러스트 이정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富)와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CEO, 즉 기업의 최고경영자들. 물론 지금도 일부 CEO들이 최고의 물질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화려한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IT경기 침체 이후 북미지역에서는 전례 없는 CEO수난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그러한 경영난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CEO에게로 돌아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을 시작으로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회계부정 파문에 휩싸이면서 관련 기업 CEO들은 부정을 저지른 원흉으로 손가락질을 받는가 하면 하루아침에 죄인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많은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부분의 CEO들이 그동안 분에 넘치는 엄청난 보수를 챙겨 왔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는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고 심한 경우 파산지경까지 가는데 그런 기업에서 근무해온 수많은 경영진들은 회사 경영난에 아랑곳없이 연간 수백만, 수천만 달러의 보수를 꼬박꼬박 챙겨왔던 것이다. 지난해 캐나다 주요 기업 CEO들도 기업 경영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거액의 보수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실적에 따른 단기 보너스가 줄어든 대신 장기보너스 및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전체 보수가 크게 늘어나 기업들의 어려운 경영상태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받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캐나다의 경영컨설팅 회사인 머서 휴먼 리소스 컨설팅(Mercer Human Resource Consulting)이 캐나다의 6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CEO들의 페이(보수)를 조사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이들 CEO들의 보수는 전체적으로 평균 1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수규모에 의한 순위는 광산업계의 신출내기 CEO인 알칸(Alcan Inc.)의 트라비스 엔젠(Travis Engen) CEO가 총 1천8백50만 달러를 받아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현직 경영자로 기록됐다. 엔젠 다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CEO로는 캐나다 최대의 통신미디어 그룹인 BCE의 CEO 겸 회장이었다가 최근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장 몬티(Jean Monty) CEO와 통신장비 기업인 노텔(Nortel)의 현 CEO인 프랭크 던(Frank Dunn)으로 이들 두 사람 모두 1천8백만 달러가 약간 넘는 보수를 받았다. 그리고 전직 CEO로서 역시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말 물러난 노텔의 존 로스(John Roth) CEO는 지난해에 무려 7천70만 달러(약 5백60억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존 로스는 IT붐이 일던 지난 90년대 후반 수십개의 기업을 인수하여 노텔을 거대 통신장비 및 인터넷그룹으로 키웠으나, IT 거품이 붕괴되면서 이들 인수 기업 대부분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고 노텔은 지금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이다. 또 이번 조사 대상 CEO 중 10명이 지난해 총 1천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2000년의 경우는 1천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은 CEO는 7명이었다. 특히 이들 10명 중 3명이 뱅커(은행 경영자)로 나타나 은행 경영자들이 비교적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이한 것은 캐네디언 임페리얼 뱅크 오브 커머스(CIBC)의 최고경영자 존 헌킨(John Hunkin)은 지난해 보수가 40% 삭감돼 캐나다의 5대 시중은행 경영자 중에서 두번째로 낮은 보수를 받았지만 은행 중에서는 주주들에게 가장 높은 21.3%의 투자수익을 가져다주었다. 이번 조사 결과 흥미를 끄는 또 한 사람은 지난해 캐나다 IT기업으로서는 최고의 매출(15억8천5백50만 달러)을 올린 ATI테크놀러지스의 K. Y. Ho 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겨우 37만1천 달러의 보수를 받아 조사 대상 60명의 CEO 중에서 가장 적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Ho사장은 주주들에게는 무려 1백35%의 투자수익을 안겨줌으로써 60대 기업 중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악화 등으로 주가가 폭락하여 주주들에게 큰 투자 손실을 안겨주고 있는 현상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또 지난해 보수가 급격히 줄어든 CEO로는 케이블 TV 및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샤(Shaw)커뮤니케이션즈의 짐 샤(Jim Shaw) 사장과 역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로저스(Rogers)커뮤니케이션즈의 테드 로저스(Ted Rogers) 사장이 상위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2000년에는 모두 소득 상위 랭킹 톱 10에 들었던 CEO들인데 지난해 샤는 무려 88%, 로저스는 69%나 소득이 줄어들었다. IT업계의 거품 붕괴가 가져다준 하나의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CEO는 페어몽 호텔 리조트(Fairmont Hotels and Resorts)의 윌리엄 패트(William Fatt) 사장으로서 무려 1천3%가 올라 지난해 소득이 1천6백만 달러에 달했다. 또 지난해 이들 60대 기업 CEO들이 벌어들인 소득의 중간치는 4백37만 달러로서 전년도의 3백70만 달러에 비해 67만 달러가 늘어났다. 그리고 중간치 보너스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반영하여 전년대비 30% 감소했고 스톡옵션과 같은 장기적 소득은 65% 증가한 2백67만 달러에 달했다. 이를 반영하여 CEO들의 소득 중 스톡옵션과 같은 장기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44%에서 지난해에는 61%로 늘어난 반면 기본 급여의 비중은 지난 1998년 31%에서 2000년에는 22%, 그리고 지난해에는 19.4%로 감소했다. 이번에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머서 컨설팅측은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던 지난해 주요 기업의 CEO들에게 지급된 높은 보수를 보면 쇼크를 받을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록 경기침체를 반영하여 기본 급여 및 보너스가 감소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 같은 현금 소득 외의 장기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아직도 기업 경영상태에 비해 CEO들의 보수는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머서 컨설팅측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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