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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긴 쉽지만 첫 물꼬를 트는 건 쉽지 않죠”

“따라하긴 쉽지만 첫 물꼬를 트는 건 쉽지 않죠”

해외ABS 발행이라는 신종 금융기법을 2001년 3월에 개발해서 국내에 소개를 한 건 다름 아닌 삼성캐피탈. 이 삼성캐피탈을 벤처마킹한 덕분에 수많은 여신전문회사들이 해외ABS 발행으로 경영상 이익을 보고 있다. 삼성캐피탈의 해외ABS 발행 노하우가 회사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신용카드 등 여전사 경영진들이 간파하지 않았을 리 없다. 자금조달의 다양화에 목을 매달고 있는 여전사들은 삼성캐피탈이 첫 성공을 거두자 재빨리 해외ABS 발행 노하우의 처음과 끝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1년 9월 이후에 해외ABS 발행에 성공한 국민·LG·삼성카드 등이 바로 대표적인 ‘혜택자’ 중 하나였다. 당시 일화 하나. 삼성캐피탈 자산유동화팀은 여러 업체로부터 해외ABS 발행 현장에서 느낀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전화공세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이같은 삼성캐피탈 공적의 1등 공신은 단연 제진훈 삼성캐피탈 사장. 그는 평소 ‘한꺼번에 대규모 ABS 물량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국내 채권발행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국내 조달금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해외 채권발행을 위해 남 모르는 노력을 쏟아온 인물이다. 그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사례 하나. ING베어링그룹의 대표적인 자금운용사(CP Conduit) 중 하나인 몽블랑社는 그동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초우량 채권만을 대상으로 연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해왔었다. 그런데 몽블랑사는 지난해 3월 한국物 최초로 삼성캐피탈이 발행한 해외ABS를 자사의 초우량 투자자산에 편입시켰다. 이는 삼성캐피탈이 보유한 채권의 우수성 및 이에 대한 심사·채권관리 능력, 제사장의 경영능력 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삼성캐피탈의 첫 거래는 당시 새로운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여 IMF 이후 다시 위축되고 있는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우리나라 민간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의 물꼬를 트는 공신 소임을 톡톡히 했다. 삼성의 뒤를 이어 국민·LG·삼성카드 등이 잇따라 해외ABS 발행에 성공했는데, 국내 여전사들의 활약은 국내 금융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한국 금융산업의 국제적 신인도를 제고 시킨 쾌거로 풀이할 수 있다. 아무튼 해외ABS 발행을 위해 위한 제사장과 자산유동화팀의 피나는 노력들이 2001년 3월에 첫 결실을 맺었는데, 삼성캐피탈측은 “따라 하긴 쉽지만 첫 물꼬를 트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 ‘선각자만이 겪는 고충’도 잊지 않고 털어놓는다. 한편 ‘한국 시장도 글로벌마켓인 만큼 자금조달을 다양화해야 한다’라는 삼성캐피탈측의 예측대로, 요즘 국내 캐피털 시장에 이미 외국계 경쟁자들이 ‘침투’했다. 자동차할부대출로 유명한 포드나 GM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씨티파이낸셜이나 프랑스 세렐렘이 국내 소액대출 시장에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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