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해외진단]유가 상승 지속될까?

[해외진단]유가 상승 지속될까?

금년 초 배럴당 18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한때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서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국제사회의 대 테러 공동대처와 함께 OPEC의 유가 안정화 노력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작년부터 세계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석유 수요마저 침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2년 초 OPEC의 감산합의로 유가는 재차 상승했지만,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되어 유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금년 1분기 중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분기 미 증시 급락,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미국 경기가 1.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미국발 세계경제 불안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유럽·일본 역시 미국 경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세계경기 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러한 침체 국면을 반영하듯이, 유가는 금년 상반기 중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해 왔다. 원유수급 측면에서는 비교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기침체에 따라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러시아·베네주엘라 등 비 OPEC 국가들은 원유채굴 설비 확대, 노후장비 개선 및 교체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원유생산을 확대하였다. 석유 수급에 안정적인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든 대목이다. 실제로 IEA(국제에너지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말부터 원유소비량이 감소세를 보였으며, 2002년 초반에도 1일 원유소비량이 약 60만 배럴 감소하고 있다고 추산했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석유 증산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국제원유 시장에도 대량 수출하였다. 이처럼 원유 수급이 상당히 안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유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 가능성 때문이다. 그동안 대 이라크 공격 가능성에 대해 수차 논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소폭 상승을 보이는 데 그쳤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미국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이나, 미국의 우방이라고 일컬어지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미미하나마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중동지역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내달 열릴 예정인 OPEC회의에서 원유생산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미국의 석유재고가 감소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유가는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월26일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29.29달러(WTI유), 27.59달러(Brent유), 26.06달러(Dubai유)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50% 상승한 수준이며, 작년 5월 이후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한 것이다. 유가 상승 추세는 금년 하반기중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승폭은 미미할 것으로 기대된다. OPEC의 증산 반대 움직임, 중동지역의 불안, 동절기 난방유 수요증대 등이 유가 강세를 유발하는 반면, 세계경제의 미미한 회복세에 따른 원유수요 증가세 미약은 유가안정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석유 생산 및 공급 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서아프리카·남미 등의 석유공급도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는 하반기 중 27달러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는 단기간 급등해 배럴당 37내지 40달러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서방 우방국들은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면서도 대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있고, 중동지역의 국가들도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공격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혹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이 실시되더라도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세계 각국은 에너지원 확보정책을 중시하고 석유재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다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물론 EU도 최소 90일간의 비축유를 비축토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IEA회원국 26개국은 평균 1백14일 분을 비축하고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유수급은 일시적으로 균형이 깨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추세에서 보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판 커지는 ‘위스키 전쟁’...트럼프 “EU 와인에 200% 부과”

2귀에 꽂으면 번역 시작...에어팟, 실시간 통역 기능 탑재

3입 꾹 닫은 김병주 MBK 회장...국회 증인 출석 안 해

4‘원작의 화려한 귀환’…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전망은?

5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8주년 기념 ‘PUBG 팬 페스타 서울’ 개최

6"새로운 도약" 외친 삼성바이오로직스...배당은 언제쯤

7서울 주택 매매가 상승세 지속…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

8배당 매력 부각된 서울보증보험, 상장 첫날 23%↑

9휴대폰으로 ‘쏙’…오늘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실시간 뉴스

1판 커지는 ‘위스키 전쟁’...트럼프 “EU 와인에 200% 부과”

2귀에 꽂으면 번역 시작...에어팟, 실시간 통역 기능 탑재

3입 꾹 닫은 김병주 MBK 회장...국회 증인 출석 안 해

4‘원작의 화려한 귀환’…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전망은?

5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8주년 기념 ‘PUBG 팬 페스타 서울’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