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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아침햇살’을 전세계 어디서나 마실 수 있도록 해야죠.”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43)의 포부다. 이미 중국·대만·미국 등 20여개국에 완제품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그가 이 정도로 만족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주위 사람은 다 안다. 최근 대만의 라이스 그룹과 아침햇살 수출과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한 것도 그의 ‘큰 그림’의 시작에 불과하다. 음료 수출로 로열티를 받는 것은 국내 최초다. “여기저기 수출은 꽤 했습니다. 특히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권에서는 아침햇살의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죠. 하지만 ‘햇살(Hetsal)’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현지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사장은 이를 위해 제품 수출과 브랜드 로열티 수출 계약을 따로 맺었다. 장차 ‘햇살’이 외국에서 인기를 끌 경우 현지 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처럼 생산은 현지에서 하고 로열티와 기술사용료를 받겠다는 생각이다. ‘코카콜라만 그렇게 하란 법이 있냐’는 게 조사장의 생각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권에서는 예로부터 곡물을 재료로 한 제품이 주 음료였습니다. 아침햇살이 세계적인 음료수가 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그는 웅진식품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동양적인 마실거리를 고민해 왔다. 국내 음료수 시장이 지나치게 서구 중심적이었기 때문이다.“콜라·오렌지주스·커피가 들어오기 전에 동양에는 음료수가 없었을까요? 아니죠. 문제는 동양에는 그걸 상품화한 사람이 없다는 거죠.” 그의 동양적 마실거리 시리즈는 여기서 시작했다. 쌀을 이용한 아침햇살을 비롯, 보리음료·매실음료·팥음료·콩음료 등 웅진식품에서 내놓은 주력 상품은 모두 동양적인 음료수들이다. “이제 서양 음료수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포화상태입니다. 콜라·커피 등은 전세계적으로 더 이상 새로운 시장이 없죠. 하지만 동양적 음료는 아직 여지가 많습니다. 30억명이 넘는 아시아 사람들의 입맛에 맛는 음료를 만든다면 코카콜라가 부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사장은 흔히 말하는 ‘스타 CEO’다. 다른 사람들이 과장·부장으로 일할 39세의 나이에 그는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됐다. 매출 3천억원(2002년 기준) 정도의 중견업체 사장이지만, TV에서 그의 인생 성공비법을 소개할 정도로 ‘떴다'. 게다가 지난 1월에는 일본전국경영자대회에서 ‘불황을 극복한 리더의 결단력과 웅진식품의 성공사례’라는 제목으로 강연도 했다. 보수적인 일본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장이 강사로 나선 것은 한국인 최초임은 물론이고, 외국인으로서도 몇 안 되는 경우다. 이런 그의 성공을 두고 세간에서는 그를 ‘일벌레’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일을 할 경우 ‘일벌레’처럼 하죠. 하지만 제가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을 더 늘리겠다는 것 이상입니다. 동양적인 마실거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죠.” 때문에 그가 만든 제품에는 단순한 상품 이상의 정성이 들어 있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이름보다는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을 지었다. 아침햇살·초록매실·가을대추·하늘보리…. 그가 직접 짓거나 결정한 상품명들이다. 아침햇살 상표에는 서예가의 그림이 들어가 있고, 하늘보리 음료수에는 창작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있다. “국내에 음료수가 나온 지 5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음료수가 나온 지는 10년도 채 안 됐죠. 제가 상표와 브랜드에 정성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아침햇살이 1백년, 2백년 가는 음료수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가서도 부끄럽지 않은 이름이 돼야죠.”그가 일에 몰입하는 것은 이런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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