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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의 대응]미국·일본은 어떻게 하나 목 길게 빼고 ‘두리번’

[정부와 기업의 대응]미국·일본은 어떻게 하나 목 길게 빼고 ‘두리번’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현대상선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중동지역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전쟁 발발과 함게 정부와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 해외 교민과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있다. 기업들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만에 하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 근무자가 많은 대기업들 중에는 상황실을 따로 개설해 24시간 가동하는 곳도 있다. 정부와 재계는 일단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 유가가 안정되고 국내외 주가 흐름이 호조를 보이자 안도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금리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나 기업의 대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데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최근 경제체질이 약화돼 적극적으로 나서서 할 만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이 크기 않은 만큼 미국·일본 등의 기업들의 비상경영체체와 전후 복구사업 대응방안 등의 정보수집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의 침체된 경기에 악영향이 미치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자원부는 3월20일 단기적으로는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기업규제 해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장기화돼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경우 자동차와 전자제품에 대한 특소세 인하를 추진하고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제·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부처간 협의할 예정이다. 자동차 배기량별 특소세 개편을 앞당겨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산자부는 1개월 내에 종전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물가상승과 함께 수출·내수·투자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이 우려되는 만큼 산업활성화 대책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도 바삐 돌아가고 있다. 무역상사·항공·정유업계·자동차 등 재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사전에 수립한 장단기 대응 전략에 따라 비용절감·유가·환율 동향 등 세세한 부분을 챙기며 이라크전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물산·LG상사 등 무역상사들은 전쟁 발발 무렵 현지 주재원들을 거의 대피시키고 중동지역의 생산·물류·영업·거래선의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장기전에 대비해 우회 물류루트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쟁에 따른 물류난과 현지 거래선의 선적보류 요청 등으로 중동지역 수출이 다소 차질을 빚고 있으나 휴대폰은 전쟁특수가 일 것으로 기대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LG그룹은 환율이 올라갈 것을 감안해 수출 계약은 천천히, 수입 계약은 빨리 진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LG전자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 인상은 전자제품 소재인 레진(플래스틱 일종) 등의 원가와 운임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것에 대비해 원가에 대한 집중 관리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에너지 관련 비용을 2002년 수준인 약 2천억원으로 동결하고, 20% 긴축경영 안을 세우며 에너지 절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측은 “단기전은 현행대로, 중장전일 때는 고유가와 경기침체에 대비해 베르나 나 클릭같은 중소형·RV차량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영업사원 인센티브도 고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도 적자노선을 없애고 투자를 축소하는 등 큰 밑그림을 그리면서 중동항로를 중단 또는 우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테러 우려로 여객수요가 줄어드는 미주노선 운항을 감편했고 상황에 따라 동남아 등 다른 노선 축소도 적극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이 긴박해지면 타슈켄트 경유 유럽행 노선을 시베리아로 우회, 운항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SK와 3월 말까지 유가헤징 계약을 맺는 등 고유가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SK는 두바이와 싱가포르·런던·휴스턴 지사의 원유트레이딩팀에서 24시간 근무체제로 긴박하게 움직이는 원유수급 상황과 유가·환율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또한 원유수송선이 위험부담을 들어 쿠웨이트 해안에 접안을 거부할 경우, 현지 선박을 이용해 직접 공해상의 원유수송선까지 원유를 운반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전으로 갈 경우 현행 65%선인 장기계약물량을 더 확보하고, 중동지역에서 수급차질에 대비해 서아프리카·북해·남미·아시아 지역 등으로 수급지역을 늘려 대체원유를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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