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캐릭터 수출한 강원식 담덕C&A 사장
| 강원식 담덕 C&A사장 | “하청업체라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국제 비즈니스 기준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6월10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라이선싱 2003’(리마쇼)에서 일본의 캐릭터 업체인 GM사에 ‘내 친구 큰 귀 토끼’와 ‘스핀버드’ 캐릭터를 3백만 달러에 공급키로 계약한 강원식(37) 담덕C&A 대표가 국내 캐릭터 개발업체에 던지는 충고다. 사실 국내 캐릭터 업체들은 우물안 개구리 수준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뛰어들지만 정작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많지 않다. 지난해 3천개에 이르던 캐릭터 업체 중 남아 있는 기업은 1백70여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는 곳은 50여곳밖에 없다. 강대표는 “국내 캐릭터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해외시장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원하는 캐릭터를 개발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2년 전부터는 하청 일을 그만두고 오로지 개발에만 매달렸다. 하나의 캐릭터가 개발돼 상품화되기까지 3∼4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무모한 시도였다. 돈을 벌지 못해 자신과 부인의 이름으로 10억원가량을 빌려야 했다. 집도 월세로 옮겼다. 직원들의 월급이 8개월가량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앞으로는 한 푼의 대출도 받지 않았다. “국내 캐릭터 업체들이 좋은 캐릭터를 만들고도 도산하는 것은 상품화되기까지 3년여 동안 버틸 돈이 없기 때문이죠.회사가 부도나면 좋은 캐릭터를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게 됩니다. 제가 망해도 회사와 캐릭터는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의 그의 진심을 알고 월급을 못 받아도 회사를 옮기지 않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이번 리마쇼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던 것이다. 담덕C&A는 캐릭터 일본 수출 외에도 미국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아이북스와 캐릭터 ‘담덕 이야기’에 대한 그림동화책 출판계약도 체결, 내년 4월부터 미국·호주·영국 등 영어권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홍콩의 아고고(Agogo)사와도 26편 분량 TV애니메이션 판권을 계약한 상태다. 계약 조건도 좋은 편이다. 캐릭터를 상품화할 경우 담덕C&A에는 30%의 로얄티를 받기로 했다. 광개토대왕의 어릴 적 이름인 ‘담덕’을 회사 이름으로 정한 강대표의 꿈은 국내 토종 캐릭터로 광개토대왕처럼 캐릭터 시장의 중원을 호령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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