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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엔 좌욕이 그만”

“치질엔 좌욕이 그만”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은 치질을 유발한다.
인류가 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얻은 질환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치질이다. 체중이 하루종일 항문에 걸려 있는 데다가, 변비·임신,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생활자세가 치질을 촉발한다. 치질의 정확한 명칭은 치핵. 항문의 점막 아래에 있는가는 혈관들이 압력에 의해 늘어나 뭉쳐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치질 예방과 치료의 관건은 항문에 무수히 분포돼 있는 모세혈관들을 어떻게 다스리느냐는 것. 좌욕(座浴)은 일종의 물(水)치료법이다. 돈이 들지 않으면서 가장 효과적인 항문질환의 예방·치료법이지만, 실제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다. 그러나 좌욕의 역사는 깊다. 이를 체계화한 사람은 19세기 독일 바바리아 지방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세바스찬 크나이프라는 신부였다. 그는 우연히 물치료법에 대한 소책자를 발견, 이를 자신에게 적용해 보고는 놀라운 치유효과를 경험했다. 환자 중에 교황 레오 13세,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도 있었다니 당시 그의 명성을 짐작케 한다. 좌욕은 항문전문 의사라면 누구나 권할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심지어 가장 심각한 4도 치핵, 즉 항문 전체가 뒤집어진 탈홍 상태에서도 좌욕을 하면 증세가 많이 호전된다고 할 정도. 좌욕의 효과는 항문에 분포돼 있는 혈관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 울혈(피가 몰림)현상을 방지하는 데 있다. 또 항문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줘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항문압이 감소하면 항문의 통증도 자연스레 저하되는 것. 좌욕은 또 분비물이나 대변을 제거하고 세척해 줌으로써 항문 위생에 기여한다. 좌욕에 적당한 물 온도는 40∼45℃. 목욕탕 물 정도의 따끈함이면 혈행을 촉진시키는 데 알맞다. 지나치게 뜨거우면 연약한 혈관을 손상받을 우려가 있고, 낮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좌욕을 하는 시간은 2∼3분 정도. 과거에는 20분 정도를 권했지만 오래 하면 항문이 충혈돼 증세가 악화될 수 있어 최근에는 짧은 시간 자주 할 것을 권한다. 물은 수돗물이면 되고 때에 따라 베타딘과 같은 소독액을 몇 방울 섞기도 한다. 좌욕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엉덩이를 푹 담그는 방법, 항문 세정기나 샤워기로 항문 부위에 따뜻한 물을 계속 뿌리는 방법 등이 있다. 샤워기로 할 때에는 서서 하거나 단시간에 끝내는 것이 좋다. 도움말:양병원 양형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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