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소기업]독자브랜드 키워 헤롯百 입성
작지만 오지랖은 넓어 오로라는 중소기업이지만 오지랖 하나는 누구보다 넓다. 해외매출 비중이 95%나 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매출 가운데 75%는 오로라 브랜드 제품이며, 나머지는 월마트·시어스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요청으로 공급하는 PB(자체상표) 제품 매출이다. 국내에서는 머피(강아지)·고무고무(곰) 등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오로라가 만들어 전 세계 90여개국에 뿌린 인형 수는 무려 1천8백만개나 된다. 1981년 오로라상사로 출발한 오로라월드도 시작은 OEM 수출이었다. 홍기우 대표이사 부사장은 “당시 주문 물량이 연 1천만 달러에 이를 정도였고, 큰 바이어와 일하면서 안정적인 OEM생산을 하고 있었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독자브랜드로 가야 한다는 게 창업자 노희열 사장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오로라는 92년 극비리에 미국 판매법인 ‘A&A 플러시’를 출범시키며 독자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OEM업체가 독자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것은 바이어에게 경쟁자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내놓고 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는 A&A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곧 조사에 들어갔다. 얼마 후 “A&A가 한국의 OEM업체 오로라”임을 알게된 오로라의 바이어들은 “브랜드 사업을 그만두지 않으면 오더를 중단하겠다”고 압력을 가해왔다고 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자체 브랜드 매출이 OEM 매출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죠. 과감히 바이어들과 관계를 끊기로 했습니다.” 디자인 인력이 40% 이제 오로라는 자체 브랜드만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인도네시아(90년)와 중국(93년)의 생산법인을 통해 제조원가를 줄였다. 또 92년 미국·홍콩(92년) 법인에 이어 영국(97년)·독일(98년) 등에 법인을 잇달아 설립하며 글로벌 판매망을 구축했다. 러시아·일본·대만 등에도 굵직한 판매대행업체를 뒀다. 노희열 오로라 사장은 판매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1년에 50군데 이상 해외 유명 캐릭터 장난감 전시회에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다. 오로라 제품을 보다 많은 바이어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오로라는 또한 제품력을 키우는 데도 전력을 다했다. 해외 법인에 판매 담당 직원들만 두지 않고, 디자이너들을 순환 근무시키며 현지에서 선호하는 색깔·인형 디자인·표정 등을 직접 접하게 했다.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인 코드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화시켜 디자인에 반영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97년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명품 백화점으로 유명한 헤롯백화점에 입점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오로라가 세계 굴지의 인형업체로 우뚝 발돋움하는 계기였다. 오로라는 단순한 인형 만들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 98년 ‘오로라 크리에이션’이라는 캐릭터 개발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와는 별도로 99년 7월에는 자체 디자인 연구소도 세웠다. 오로라의 디자인 인력은 현재 1백30명의 임직원 중 40%에 달한다. 해외서 명성 쌓고 국내에 역진출 오로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약 4%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4위다. 홍대표는 “전 세계 캐릭터 완구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은 4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인데다 수백개 회사들이 겨루고 있는 완전경쟁시장이라 어느 한 회사가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로라는 미국시장에서 미국의 티와이(시장점유율 약 50%), 러스 베리(18%), 보이즈(7%)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 10∼20%의 매출성장을 계속 기대하고 있다. 오로라는 99년 에버랜드에 2개 매장을 열면서 처음으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 롯데월드·인천공항·센트럴시티 등에도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 부문 매출은 30억원, 올해는 60억원을 예상한다. 내년 목표치는 1백30억원. 지금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10% 정도지만 경기도 이천에 마련 중인 1천만평 규모의 물류센터와 자체 유통망을 마련해 내수 1등도 벼르고 있다. 최근 팬시·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와 제휴한 것은 이같은 사업 방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뒤늦게 들어온 이유에 대해 홍대표는 “국내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가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복제근절이 어렵기에 다른 회사들보다 앞서가는 디자인, 빠른 후속 캐릭터 개발 등으로 업계를 선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홍대표는 “앞으로는 우리가 개발한 캐릭터로 인형뿐만 아니라 가방·팬시·만화책·애니메이션 등으로 범위를 넓혀 문화콘텐츠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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