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경제

경제

노란봉투법 가장 비싼 청구서, 임금도 성과급도 아니다

경제일반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노란봉투법이 부실 입법이라는 비판은 법을 만들 때부터 있었다.‘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는 어디까지인지,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에서 '명백하다'는 것은 무엇인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정부는 판례가 축적되면서 구체적인 기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판례가 법의 빈틈을 메우는 것은 당연하다. 법 조문에 세상에서 벌어질 모든 경우의 수를 미리 적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누가 사용자인지, 무엇을 놓고 교섭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파업할 수 있는지 같은 법의 핵심 뼈대까지 판례가 쌓이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성문법 국가에서 아이러니한 일이다.노동법을 전공한 A교수가 노란봉투법을 두고 “입법자들이 두고두고 반성해야 할 사례”라고 한 이유다.행정부가 바빠졌다. 정부는 시행 직전 수십 쪽짜리 해석지침을 내놓고도 부족해 시행 6개월 만인 지난 3일 경영성과급과 사업경영상 결정을 따로 떼어 15쪽짜리 추가 지침을 냈다.입법부가 법률에 그었어야 할 기준선을 행정부가 뒤늦게 긋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행정지침은 법이 아니다. 한화오션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노동부 해석지침은 구내식당 협력업체에 식사시간에 맞춰 조리·배식을 요구하는 정도의 일반적인 지시만으로 원청의 구조적 통제로 보기 힘들다며 실질적 지배력 행사로 인정하기 어려운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급식업체인 웰리브 노동자의 한화오션이 진짜 사장이라고 판단했다. 교섭권을 확보한 웰리브 노조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고, 한화오션은 결국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의 시간과 산업현장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노동위 판단은 비교적 빨리 나오지만 행정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동안 기업과 노조는 교섭과 소송을 동시에 벌여야 한다. 나중에 판단이 뒤집혀도 이미 치른 비용과 갈등은 되돌릴 수 없다.두번째 내놓은 성과급 지침도 끝이 아니다. 노동부는 영업이익 등의 N%를 요구하는 성과급은 의무적 교섭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기업이익과 연동하지 않는 기본급 비율이나 정액 방식 등은 별도로 제시해 여지를 남겼다.지침은 공장 신설·이전이나 AI 도입도 결정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근로조건의 변화가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 어디까지가 객관적인 예상인지를 두고 다시 노동위와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시행 6개월 만에 노란봉투법의 청구서가 쏟아지고 있다.가장 비싼 청구서는 임금도 성과급도 아니다. 불확실성이다. 누가 사용자인지, 무엇을 교섭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쟁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치러야 하는 시간과 소송, 갈등의 비용이다.하청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상대와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법 취지는 살려야 한다. 대신 사용자성의 기준, 경영권과 쟁의권의 경계, 원청·하청·하청노조간 교섭 절차는 법률에 명확히 써야 한다.지금이라도 구멍 난 노란봉투법을 손봐야 한다. 행정부에 떠넘길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국회가 했어야 할 일이다.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것, 그것이 입법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자세다.

2026.09.13 02:31

2분 소요
국제유가 100달러 넘었는데 국내 기름값 17주 연속 하락 왜?

경제일반

국제 유가가 중동의 긴장감으로 100달러를 넘어가고 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둘째 주(6∼1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1.1원 내린 1859.1원이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1.3원 내린 1905.3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0.9원 하락한 1832.1원으로 각각 집계됐다.상표별 가격은 GS칼텍스 주유소가 1862.3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849.2원으로 가장 낮았다.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0.5원 내린 1844.0원을 기록했다.이번 주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 확산에 따른 원유 수송 차질 우려와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상승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배럴당 14.4달러 오른 114.7달러였다. 12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5달러, 두바이유 114.91달러, 브렌트유 104.61달러를 기록했다. 간밤 최근 가파르게 상승 중이었던 유가가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9.9달러 상승한 131.2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5.6달러 오른 170.4달러로 집계됐다.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정부는 의존도가 높은 중동 지역의 원유 수송 차질로 인한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9차 석유 최고가격을 8차 최고가격과 동일하게 지정했다. 휘발유는 L당 1784원, 경유는 1773원, 등유는 1380원이다. 10차 석유 최고가격은 이달 말 고시될 예정이다.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둘러싸고 중동 국가들이 임시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면서 국제 유가가 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6.09.12 09:46

2분 소요
식약처, "중국 '염색 상추' 국내 수입 없었다"

경제일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중국산 ‘염색 상추’의 국내 수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11일 식용색소를 쓴 중국산 줄기상추(궁채)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것을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중국 간쑤성 위중현에서 식용색소를 사용한 줄기상추가 유통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뒤 식약처는 수입 여부를 확인해 왔다.또 식약처 국내 유통 중인 중국산 줄기상추 18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에서도 모두 식용색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또 지난 7일부터 통관단계에서 중국산 줄기상추에 대해 식용색소 검사를 강화했고, 현재까지 모두 3건을 검사한 결과 색소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자연 상태 농산물에는 식용색소를 비롯한 색소 사용이 금지돼 있다. 식용색소 사용은 수확한 채소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생긴 변색을 가리려는 행위로 풀이되고 있다. ‘염색 상추’는 중국의 한 블로거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위중현 당국은 관내 업체 53곳을 대상으로 전수 점검에 착수한 바 있다. 당국이 현장 점검을 실시한 뒤 문제가 된 줄기상추는 모두 폐기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줄기상추 유통업체 현장에서는 레몬 옐로우와 브릴리언트 블루 착색제가 검출됐다. 착색제를 장시간 담가 채소 조직에 깊이 스며든 경우에는 일반적인 세척 방법으로는 제거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한편 지난 8월에는 중국 허베이성 지역에서 배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유해 물질이다. 배추 수매업자들이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2∼3일 더 유지하기 위해 배추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식약처는 중국산 배추, 절임배추, 배추김치를 대상으로 수입 통관 검사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배추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6.09.11 15:39

2분 소요
서울의 대표 러닝 코스 남산의 '악명 높은 업힐' 뛰어보니

경제일반

서울의 대표적인 러닝 코스로 꼽히는 남산. 국립극장 왼쪽 입구부터 남산서울타워 T1 광장까지의 업힐 코스는 러너들의 승부욕과 끈기를 자극하는 도전적인 장소이기도 했다.심박수 176까지 오른 ‘악명 높은 업힐’ 배우 이재윤을 비롯한 20여명의 일반 아마추어 러너들이 지난 5일 ‘악명 높은 업힐 코스’ 도전을 위해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에 모였다. 만능 운동인으로 알려진 이재윤은 게토레이 앰버서더로 참여했는데 남산 러닝은 처음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코스는 로드 러닝과 트레일(산악) 러닝의 중간 레벨쯤에 해당됐다. 올해 트레일 러닝에 입문했다는 이재윤은 “트레일 러닝은 지면이 고르지 않고 다칠 위험도 있으니까 내 몸에 대해 좀 더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리막이나 오르막을 뛸 때 로드와는 다른 페이스가 필요한 것 같고, 다른 근육이 요구되기도 한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산 코스는 처음인데 다치지 않고 함께 즐겁게 뛰었으면 좋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당일 ‘게토레이 러닝 캠페인’에 참여한 기자도 남산 코스가 처음이라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가짐으로 러닝화 끈을 조여 맸다. 평평한 편이지만 그래도 산악 지형을 뛰는 코스라 다치지 않게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뒤 출발했다.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에서 출발했기에 계단을 통해 다시 160m 가량을 내려가야 했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달리기를 지향한다”는 러닝 캠페인의 페이스 메이커의 지침 아래 대열에 맞춰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워밍업을 하는 개념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8분 정도 워밍업을 한 뒤 대열에 맞춰 내리막길을 뛰기 시작했다. 사람과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바닥 지형이 고르지 못하면 수신호로 서로 알려주면서 ‘평화로운 러닝’이 2km 지점까지는 이어졌다. 이후 나타난 1.5km 가량의 악명 높은 업힐 코스에서 러너들의 ‘각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45도 이상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됐고, 160m 고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막을 뛰었는데 5분이 지난 뒤 이탈자가 생겨나며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속도를 늦춰서라도 조금씩 뛰고 싶어지만 발걸음이 계속 무거워졌다. 이재윤도 “남산 코스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탄식하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결국 걷기, 뛰기를 반복했고, 수분 섭취를 위해 ‘게토레이 런’을 들이켜야 했다. 게토레이는 러닝 중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300ml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는데 마침 러닝 베스트에 쏙 들어가는 크기였다. 심호흡을 고르면서 선두 그룹을 봤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최대 심박수 176bpm까지 올라갈 정도로 숨이 가빠왔다. 그렇게 1km 오르막을 오른 뒤에는 앞선 그룹마저 시야에서 사라졌다. 헐떡이며 무거운 한 발 한 발을 내디뎠고, 마침내 남산 타워 밑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이 눈에 보였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구나”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그렇게 1.5km의 오르막이 끝나자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이 보였다. 3.5km의 랩타임은 34분02초. 남산타워 아래 절경, ‘정복의 참맛' 결승선에 도착한 뒤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제야 남산 아래 펼쳐진 서울 도심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걸으면서 남산타워를 방문한 관광객들처럼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절경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잠시나마 ‘남산 정복’의 느낌을 받기도 했다. 평소에도 남산 코스를 자주 뛴다는 여성 참가자는 “업힐 코스는 언제 뛰어도 힘들다. 마라토너나 선수들이 남산의 업힐 코스에서 오르막 훈련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모든 러너들이 서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마지막 참가자를 하이파이브로 맞으면서 이날 러닝 캠페인은 마무리됐다. 이재윤은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뛰면서 파이팅 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건강한 땀을 함께 흘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산의 악명 높은 업힐에 대해서는 “즐거웠고, 즐거웠고”라며 애써 웃으며 넘겼다. 러너에게 1.5km는 비교적 짧은 코스다. 하지만 남산의 업힐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도전적 코스라는 걸 실감하면서 러닝 캠페인이 종료됐다. 기자는 다리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게토레이 런스탑’ 부스에 마련된 무동력 트레드밀로 300m를 추가로 달렸다. 무동력 트레드밀 300 챌린지에는 약 16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재윤은 캠페인을 마치면서 “세계를 돌아다니고 여행하면서 항상 뛰는데 한강만큼 뛰기 좋은 곳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제가 사는 고양시 쪽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코스여서 굉장히 좋다”고 밝혔다. 한강은 러닝을 즐기는 이들에게 최고의 코스다. 한강의 로드 러닝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남산의 코스를 뛰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산을 내려오면서 마침 이재윤과 그 크루들이 다시 국립극장으로 내려와 악명 높은 업힐의 출발선에 다시 선 모습이 포착됐다.

2026.09.08 17:03

4분 소요
이재명 정부의 ‘운수 좋은 날’

경제일반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앞에서 90도로 인사하는 장면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지난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을 “국가 영웅”, “국민 영웅”이라 불렀다. 그러고는 “국민을 대표해 인사드린다”며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최 회장, 이 회장과 각각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고 한다. 요즘 나라 살림만 놓고 보면 이 대통령이 두 회장에게 밥 한 끼 거하게 사는 게 맞다.내년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보다 무려 93조원, 12.8% 늘었다.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보건·복지·고용은 289조원으로 9.3%, 교육은 110조7000억원으로 10.8%, R&D는 39조5000억원으로 11.2% 늘어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는 29.7% 증가한 41조2000억원, 일반·지방행정은 무려 22.8% 늘어난 149조원이다.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지출을 늘릴 만하다. 세수는 지출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을 584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추경 전망보다 무려 168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법인세와 소득세다. 법인세만 올해보다 115조4000억원 증가한 216조7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과 내야 할 세금이 급증한 덕이다. 직원들에게 지급할 두둑한 성과급도 세수 확대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특별성과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세가 내년에 29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돈을 잘 버니 법인세가 늘고, 직원들의 급여와 성과급이 늘면서 근로소득세까지 불어나는 구조다.그러나 잔치는 언젠가 끝난다. 법인세는 경기 민감도가 가장 높은 세목 가운데 하나다. 반도체는 특히 더 그렇다. 불과 몇 년 전에는 반도체 불황으로 세수가 예상보다 수십조원씩 덜 걷혀 나라 살림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이유다.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으로 최근 10년의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기금에 넣고, 그중 45조4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에 투자하되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쌓아두기로 했다. 세수가 줄어드는 날을 대비한 재정 댐이다. 이 발상은 옳다. 문제는 댐을 쌓으면서 동시에 수도꼭지도 더 크게 열고 있다는 점이다.더구나 지금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시기다. 경기와 물가, 집값을 우려해 중앙은행은 시중의 돈줄을 죄는데 정부는 지출을 12.8% 늘린다. 한쪽은 브레이크를, 다른 한쪽은 액셀을 밟는 셈이다. 정부 재정이 수요를 자극하면 한은은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 그 대가는 대출이자와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가계·자영업자·기업에 돌아간다. 정부가 액셀을 밟을수록 한은이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하는 정책 조합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다.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들어오는 돈 가운데 얼마가 정상적인 세수이고 얼마가 반도체가 가져다준 일회성 보너스인지 냉정하게 구분하는 일이다. 어쩌다 들어온 보너스에 맞춰 생활비를 늘리는 집은 빚더미에 올라 앉는 게 수순이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인력거꾼 김첨지는 유난히 돈벌이가 잘됐던 날 설렁탕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토록 설렁탕을 먹고 싶어 했던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지금 이재명 정부 경제는 여러 행운이 겹쳤다. 반도체는 초호황이고 성장률은 껑충 뛰었으며 주가도 치솟았다. 덕분에 세금도 넘쳐난다. 그렇다고 이 운수가 영원할 것처럼 국가의 씀씀이를 늘릴 일은 아니다. 호황기에 할 일은 잔치판을 키우는 게 아닌, 닥쳐올 불황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운수 좋은 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반도체 호황과 세수 풍년 뒤편의 취약 자영업자와 빚에 눌린 가계가 잔치의 계산서를 받아서는 안 될 일이다.

2026.09.06 09:43

3분 소요
홍익대, 9월 7일부터 수시 원서접수…학종·논술·실기전형 진행

경제일반

학교생활우수자 666명·미술우수자 471명 모집…서울캠퍼스 주요 전형 수능최저 적용세종캠퍼스 논술 인문계열 신설…서울 논술 10월 3~4일, 세종 11월 22일 실시 홍익대학교가 오는 9월 7일 오전 10시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 논술전형, 실기전형 등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며 캠퍼스와 전형별로 수능최저학력기준과 평가방식이 달라 지원 전 세부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대표 학생부종합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는 서울캠퍼스 467명, 세종캠퍼스 199명 등 총 666명을 모집한다. 지난해보다 35명 감소했다. 국내 고교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으며 검정고시 출신자와 외국고 졸업(예정)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학교생활우수자는 서류 100%로 선발한다. 서울캠퍼스는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올해 기준은 국어·수학·영어·탐구 가운데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로 완화됐다. 탐구는 상위 1과목을 반영한다. 세종캠퍼스에는 수능최저가 없다.서류평가는 학업역량 40%, 진로역량 40%, 공동체역량 20%로 구성된다. 학업성취도와 학업태도, 탐구력뿐 아니라 전공 관련 교과 이수와 성취도, 진로 탐색 경험, 협업·소통, 나눔과 배려, 성실성,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미술우수자는 서울캠퍼스 289명, 세종캠퍼스 182명 등 총 471명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별도 실기 없이 학생부와 미술활동보고서, 면접을 활용하는 단계별 전형이다.1단계에서 교과 20%와 서류 80%를 합산해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 60%와 1단계 서류성적 40%를 반영한다. 서울캠퍼스에만 국어·수학·영어·탐구 가운데 3개 영역 등급 합 9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의 수능최저가 적용된다.고른기회전형은 Ⅰ 25명, Ⅱ 16명을 모집한다. 수능최저 없이 서류 100%로 선발하며 학업·진로·공동체역량을 종합 평가한다.교과전형은 캠퍼스별로 구분된다. 서울캠퍼스 학교장추천자는 307명을 모집한다. 2025년 2월 이후 국내 고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3학기 이상 이수하고 학교장 추천을 받은 지원자가 대상이며 고교별 추천 인원은 10명 이내다.학교장추천자는 교과 100%와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기준은 국어·수학·영어·탐구 가운데 2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다.세종캠퍼스 교과우수자는 지난해보다 40명 감소한 315명을 선발한다. 학교장 추천 없이 교과 100%로 평가하며 수능최저는 국어·수학·영어·탐구 가운데 1개 영역 4등급 이내다.학생부는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반영한다. 인문계열은 국어·영어·수학·사회, 자연계열은 국어·영어·수학·과학을 반영하며 공통·일반선택과목 90%, 진로선택과목 10% 비율을 적용한다.논술전형에서는 서울캠퍼스 384명, 세종캠퍼스 195명 등 총 579명을 모집한다. 서울캠퍼스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하며 세종캠퍼스는 인문계열 논술이 신설되면서 75명 늘었다.논술 90%와 교과 10%를 반영한다. 서울캠퍼스 수능최저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다. 세종캠퍼스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1개 영역 4등급 이내다.서울캠퍼스 논술은 수능 이전에 진행된다. 자연계열은 10월 3일, 인문계열은 10월 4일 시험을 치른다. 자연계열은 수학·수학Ⅰ·수학Ⅱ·미적분·확률과 통계·기하를 범위로 하는 수리형 논술이며 인문계열은 인문·사회 통합교과형으로 1,600자 내외의 답안을 작성한다.세종캠퍼스 논술은 수능 이후인 11월 22일 실시한다. 자연계열은 수학Ⅰ·수학Ⅱ 범위에서 7개 서술형 문항을 출제하고, 신설된 인문계열은 국어·사회 교과를 기반으로 선택형·단답형·단문형 문항을 출제한다. 시험시간은 모두 70분이다.실기전형 가운데 공연예술우수자는 서울캠퍼스 공연예술학부에서 48명을 모집한다. 뮤지컬전공은 1단계 실기 100%로 8배수, 실용음악전공은 10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실기 80%, 교과 10%, 출결 10%를 반영한다.세종캠퍼스 스포츠지도학과 체육우수자는 25명을 모집한다. 기존 특기자전형에서 올해 실기전형으로 변경됐으며 1단계에서 교과 80%와 출결 20%로 8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30%, 실기 70%를 반영한다. 공연예술우수자와 체육우수자 모두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수시 원서접수는 9월 7일 오전 10시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다. 서류는 14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해야 하며 추천서는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접수한다. 미술활동보고서는 지원자가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평가자가 16일부터 22일까지 입력한다.공연예술우수자 1단계 실기는 10월 12일부터 17일 사이, 2단계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된다. 체육우수자 실기는 11월 1일, 미술우수자 면접은 세종캠퍼스 11월 28~29일, 서울캠퍼스 12월 5~6일 실시한다.최초합격자는 공연예술우수자와 체육우수자의 경우 11월 7일 발표하며 나머지 수시 전형은 12월 18일 발표한다. 추가합격자 발표는 12월 24일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2026.09.03 09:00

4분 소요
이음투자컨설팅, 증권가 베테랑 영입…리서치·서비스 운영 역량 강화

경제일반

-증권업 20년 경력 김정훈 팀장, 서비스운영팀 총괄…실무 경험 바탕 운영 체계 고도화-공윤권 경영고문도 합류…투자정보 서비스 개편 맞춰 리서치·사업 전략 보강 고객에게 리서치 기반 주식 투자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이음투자컨설팅이 금융 전문가 2명을 새로 영입하고 리서치와 서비스 운영 역량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이번 인사에서는 증권업계에서 20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은 김정훈 팀장이 서비스운영팀을 맡고, 증권사와 투자자문사·자산운용사를 거친 공윤권 고문이 경영 자문에 참여한다.회사 측은 최근 주식정보 제공 서비스 라인업을 개편하면서 단순 종목 추천보다는 투자자가 정보를 직접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해석형’ 리서치 콘텐츠를 확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분석뿐 아니라 실제 서비스 운영과 전략 수립 경험을 갖춘 외부 인력을 보강했다는 설명이다.김정훈 팀장은 동서증권과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 SK증권 등을 거치며 20년 이상 증권업계에서 근무했다.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등 채권 발행 업무를 비롯해 지점 영업과 증권사 본사 스태프 업무 등을 경험했다.증권·펀드·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기업 실적과 성장성 등 펀더멘털과 시장의 자금 흐름을 함께 살피는 김 팀장의 분석 방식을 향후 서비스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김 팀장은 머니투데이 방송과 SBS Biz,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국내 주식시장과 투자 전략을 설명해 온 경험도 갖고 있다. 이음투자컨설팅은 이 같은 분석과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투자자 대상 정보 제공 과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공윤권 고문은 신규 상품의 서비스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한다.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우스웨스턴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 MBA를 수료했으며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을 거쳐 투자자문사 대표, 자산운용사 상무 등을 지냈다.공 고문은 “젊은 경영진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경영진의 새로운 비전과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내고, 증권사와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친 경험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음투자컨설팅은 전문 자격을 갖춘 애널리스트들이 탑다운 리서치와 데이터 기반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종목을 검토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투자 정보 제공 과정에서 기대 요인뿐 아니라 위험 요인도 함께 안내하는 것을 운영 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회사는 이번 인력 영입과 최근 진행한 투자정보 서비스 라인업 개편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정보 제공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2026.09.02 15:10

2분 소요
전국 세무사 1만8000명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나선다

조세

고향사랑기부제 홍보가 전국 세무사와 지방정부를 연결하는 지역 밀착형 방식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이 15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세무사회와 행정안전부가 전국 단위 홍보에 이어 지역별 기부 유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한국세무사회는 전국 7개 지방세무사회와 132개 지역세무사회가 243개 광역·기초 지방정부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전국 1만8000명 세무사들이 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근로자에게 제도를 알리는 현장 접점으로 활동한다. 세무사들은 기업 결산과 근로자 연말정산 등 세무 상담이 집중되는 시기에 고향사랑기부제의 세제 혜택과 참여 방법을 안내하고, 각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지정기부사업과 답례품도 함께 홍보할 예정이다. 기존 전국 단위 캠페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방정부별 기부사업과 답례품을 지역 세무사가 직접 알리는 방식이다.행정안전부도 지방정부와 지역세무사회의 협력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달 21일 세무사회의 업무협약 추진계획을 첨부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세무사회와의 협력 안내’ 공문을 전국 광역 시·도에 보냈다.고향사랑기부금은 1515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0%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행안부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협약을 맺고 소속 세무사들이 거래처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도와 세제 혜택을 안내한 바 있다.세무사회는 현장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달부ㅌ터 고향사랑기부제 소개와 참여 방법, 지방·지역세무사회 연락처, 포스터와 카드뉴스, 거래처 안내문 등을 한데 모은 홍보 페이지를 전국 회원에게 제공한다. 전통시장 등 생활 현장도 홍보 채널로 활용한다. 세무사회는 추석을 앞두고 진행하는 ‘전통시장 찾아가는 마을세무사 세무상담 및 장보기’ 행사와 연계해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별 답례품을 안내할 계획이다.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전국 지방정부와 지방·지역세무사회가 손잡고 지역 맞춤형 고향사랑기부 유치와 홍보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2026.09.02 14:37

2분 소요
왜 이재명은 김용범을 놓지 않나

정책이슈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고 청와대 참모진까지 손대는 2차 개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경제정책의 최종 컨트롤타워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인사 명단에 없었다. 김 실장을 둘러싼 상황만 놓고 보면 유임은 다소 의외다. AI·반도체 호황이 향후 대규모 초과세수로 이어질 경우 활용 방안을 미리 마련하자는 ‘국민배당금’ 논란에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까지 겹치면서 야권은 김 실장을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했다. 조국혁신당에서도 문책론이 제기됐고, 여당 내부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김 실장을 교체하지 않았다.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정책 결정 과정을 되짚어보면 김 실장은 단순한 경제 참모라기보다 이 대통령의 경제 구상을 정책으로 번역하고 실제 집행에 옮겨온 ‘설계자이자 실행자’​에 가깝다.이 대통령이 김 실장을 유임한 것은 김 실장이 1기에서 설계한 성장 전략을 유지하면서 정책의 초점을 민생과 격차 해소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김 실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재명 경제 정책의 충실한 설계자이자 실행자김 실장을 발탁할 때부터 청와대가 부여한 임무는 명확했다. 이 대통령이 김 실장을 초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할 당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공약 실현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김 실장은 행정고시 출신 정통 경제관료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1차관까지 지냈다. 금융과 자본시장, 거시경제를 두루 경험했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디지털금융과 가상자산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이 같은 이력은 대통령이 구상한 정책을 현실의 제도와 사업으로 만들어내는 데 강점으로 작용했다. 역설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김 실장의 관료사회 내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은 사실상 김 실장이 진두지휘했다. 김 실장은 국내 투자자금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허용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금융위원회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계획을 내놨다. 국내외 ETF 간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을 높여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을 국내로 돌려놓겠다는 게 정책 취지였다.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손실과 시장 변동성도 증폭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로 투자 수요가 과도하게 쏠리면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왔다. 심지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후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라며 제도 도입을 후회한다고 했다. 해외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고 외환 유출을 줄이려던 정책 목표에 비해 부작용이 컸다는 의미다.그러나 레버리지 ETF 논란이 커진 뒤에도 이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7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레버리지 ETF가 국내 투자자 불만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이 함께 있다고 평가했다. 상품이 증시 고점 부근에서 도입되면서 문제가 과도하게 부각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두 사람의 정책적 공감대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는 ‘국민배당금’ 논란이다.김 실장은 지난 5월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의 슈퍼사이클로 국가에 이례적인 초과세수가 들어올 경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국가채무 상환과 미래 전략기금 적립뿐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환원하는 가칭 ‘국민배당금’도 선택지로 제시했다.파장은 컸다. 반시장적 정책이란 비난이 쏟아졌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산당 본색”이라고 비판하는 등 야권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때도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실장을 엄호했다.이 대통령은 X에 글을 올려 김 실장의 제안은 기업의 사적 이익을 강제로 환수해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AI·반도체 등에서 발생한 초과이윤으로 국가에 추가로 들어오는 ‘초과세수’를 어떻게 국민에게 환원할 것인지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두 사람이 성장의 과실을 특정 기업이나 계층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국민 전체의 기회로 확산해야 한다는 경제철학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 언론과 야권이 김 실장 발언을 왜곡해 정부가 기업 이익을 직접 강제 배분하려 한다는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대통령이 논란이 된 참모의 아이디어에 대해 직접 취지를 설명하고 방어에 나선 이례적인 장면이다. 1기 ‘산업 대도약’에서 2기 ‘국민 재도약’으로개각 전날인 8월 29일 김 실장이 SNS에 올린 이른바 ‘가을편지’에 담긴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김 실장은 이날 SNS에서 성장률 반등 등 거시경제 지표 개선을 언급하며 “어렵게 만들어낸 성장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지금까지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면 이제는 성장의 힘을 국민의 삶과 기회로 연결할 때라는 것이다.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한민국 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투자였다면 앞으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도약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구체적으로는 주거 부담 완화와 실직자의 소득·전직 지원, AI 시대 교육·훈련, 청년과 소상공인의 창업·재기 지원 등을 거론했다.앞선 국민배당금 논란 당시 드러낸 성장의 성과를 국민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주목할 점은 김 실장의 가을편지가 개각을 불과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것이다.SNS를 통해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권 2년 차 경제운용 방향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SNS가 사적 공간이기는 하지만 이 대통령과의 정책적 공감 없이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이처럼 명시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유임은 김용범 개인의 생존을 넘어선다.‘경제 2기’까지 김 실장에게 맡기겠다는 선택인 만큼 정책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책임 역시 김 실장을 넘어, 그를 끝까지 중용한 이 대통령에게 직접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2026.08.31 07:06

5분 소요
고려아연 감사위원 표대결…자문사 ‘7대1’ 백인규 우세

경제일반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에 대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판단이 백인규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현재까지 의안분석 보고서를 낸 주요 자문사 가운데 7곳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 후보 선임에 찬성한 반면,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를 지지한 곳은 1곳으로 집계됐다.30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ISS와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PIRC, 서스틴베스트, 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 등 7개 자문사가 백 후보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반면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에게 찬성 의견을 냈다. 박유경 후보는 APG자산운용에서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부문을 이끌었으며, 국제 투자은행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투자·ESG 전문가다.자문사들이 백 후보를 선택한 주요 배경으로는 회계·감사와 내부통제 분야의 전문성이 꼽힌다. 백 후보는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딜로이트안진에서 약 30년간 파트너로 근무하며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경험을 쌓았다.감사위원회의 회계 전문성 보강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자문사도 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현재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공인회계사 등 회계 전문가가 없다며 백 후보 선임을 통한 전문성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글래스루이스 역시 백 후보가 회계와 내부통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려아연 측은 다수 자문사가 감사위원의 역할과 직접 연관된 회계·감사 전문성 측면에서 백 후보를 상대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려아연은 경영 연속성도 이번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등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사업 수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다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가 실제 주총 결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선임 여부는 오는 9월 9일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표결로 결정된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한편 미국 통합 제련소를 비롯한 미래 성장사업을 추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2026.08.30 19:16

2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