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른바 '탈팡족'을 겨냥한 유통업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퀵커머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신세계그룹 계열 온라인몰 SSG닷컴(쓱닷컴)과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통해 운영 중인 퀵커머스 서비스 매출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인 지난달 전달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쓱닷컴 앱에서는 '바로퀵', 배달의민족 앱에서는 '이마트' 카테고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주문 지점 반경 3㎞ 이내 이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출고해 이륜차로 1시간 이내 배송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133개 이마트 점포 중 배민에는 95개점, 바로퀵에는 60개점이 입점해 있으며, 취급 품목도 지난해 9월 약 6000종에서 1만 종 이상으로 확대됐다.편의점 업계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4.6%, 전달 대비 64.6% 각각 증가했다. CU는 자체 앱 '포켓CU'를 포함해 10개 외부 플랫폼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배달 가능 품목을 기존 3000여 종에서 최대 8000종까지 늘렸다.GS리테일 역시 성장세다.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를 포함한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전달 대비로는 GS25가 20.1%, GS더프레시가 15% 각각 늘었다.세븐일레븐도 퀵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2021년 요기요, 2022년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데 이어 지난해 초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며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강화했다. 재고 조회와 당일 픽업 기능 도입 효과가 더해지며 지난달 월간 이용자 수(MAU)는 전년 동월 대비 2배로 늘었다.업계는 쿠팡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플랫폼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빠르지만 가까운'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량·장거리 배송보다 필요한 만큼을 가까운 곳에서 즉시 받아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서비스 지역과 품목 확장이 주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쿠팡 이용자 수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딥데이터에 따르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지난해 11월 29일 1590만 명 수준이던 일간 이용자 수(DAU)는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지난달 말 1429만 명으로 감소했다.엠브레인 측은 "사고 초기에는 비밀번호 변경이나 탈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접속으로 이용자 수가 늘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실질적인 이탈이 나타났다"며 "이번 사태는 e커머스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한 '속도'에서 '신뢰와 윤리'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