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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투자‘꿩 먹고 알 먹고’

배당투자‘꿩 먹고 알 먹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투자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잘만 고르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5% 안팎의 배당수익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의 부동산 대책 가운데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 지원안도 들어 있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결산기말이 다가오고 있다. 배당투자의 계절인 것이다. 벤처붐과 함께 주식 투자로 대박을 터뜨렸던 1999년, 2000년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쥐꼬리만한 배당을 보고 투자하란 거냐”며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배당투자의 경우 은행이자보다는 높은 5% 안팎의 배당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잘만 고르면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큰 돈 벌기는 힘들어도 최소한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고, 투자에 따른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더구나 배당투자를 하기에 알맞은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부동산 값 급등을 잡기 위해 정부가 10월 29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지원안이 포함돼 있고, ‘이익의 주주 환원’이 화두가 되면서 기업들도 주가관리 차원에서 배당을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배당투자를 노리고 외국인 매수세가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위주에서 영원무역 ·한국타이어등 배당을 많이 하는 중소형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배당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배당과 시세차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커져가는 배당투자의 매력=정부가 배당소득세를 기존의 10%에서 5%로 낮추고, 소액주주에게만 주던 배당소득의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혜택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배당투자를 단숨에 확대할 정도의 위력은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5%의 시가배당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배당소득세를 10%에서 5%로 낮춰봐야 0.25%의 감세 효과가 있을 뿐이다. 수십 억원을 굴리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은 것이다.

소액주주에게 주던 배당소득의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혜택을 확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지분 1% 미만 또는 액면 3억원까지 가진 주주’에게만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혜택이 있었지만 이를 자본금 300억원 미만 기업의 모든 주주에게도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 이는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대주주에게 많은 혜택이 있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책은 기업들의 고배당을 유도하는 데는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소득세 인하와 세제 지원 확대는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기업들이 배당을 강화하고, 그에 따라 배당이 많은 종목에 돈이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간접적인 효과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수익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배당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12월 결산 상장기업 239개의 배당수익률(5%)과 주가등락률(5.2%)을 합친 배당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10.2%에 달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최근 3년간 평균 시가배당률과 작년 시가배당률이 모두 5% 이상인 30개 기업의 작년 4분기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시장평균수익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일 종가로 주식을 매수, 배당락일(12월 27일) 종가에 매도했다고 가정할 경우 3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8%(주가상승률 1.8%+평균 시가배당률 7.0%)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2.6% 하락한 것에 비하면 11.4%포인트 초과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의 주가상승률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국배당주가지수(KODI)를 구성하는 12월 결산 47개사의 주가 상승률은 올 10월까지 29%를 기록했다. 배당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나머지 486개사의 주가상승률이 9% 정도인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과 이들 기업의 배당총액도 크게 늘고 있다. 거래소 상장기업 중 배당을 실시한 기업과 배당총액은 2000년 312개, 3조9,033억원에서 지난해엔 350개, 5조8,846억원으로 48%(금액 기준)가 늘었다.



●유망종목과 투자전략=증권거래소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319개 12월 결산 상장사의 배당 직전 3개월간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주가가 10월에 급등세를 타다가 11월에는 시장수익률을 밑돈 뒤 12월에 다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흐름을 보였다. 10월 초 대비 10월 말 주가 상승률은 10.47%로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04%를 9.43%포인트나 웃돌았다. 반면 11월에는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시장수익률을 밑돌다가 12월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우증권도 최근 3년간의 배당 종목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통상 배당락 기준 3개월 전부터 배당락 전일까지 3개월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당락 이후에는 1개월간 시장수익률 이하로 하락한 뒤 다시 3개월간에 걸쳐 주가가 복원됐다.
이에 따라 배당주는 10월, 11월에 매입해 배당락 이전에 주식을 파는 전략과 배당락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2월에 주식을 사서 4월 초 주가가 복원될 때까지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오호준 연구원은 “2000년 이후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의 경우 배당락으로 주가가 20% 이상 빠지는 사례가 많이 나타났다”며 “충분한 시세차익을 얻은 경우 배당락 이전에 주식을 파는 전략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예상 배당률이 높고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는 한편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이어야 한다면서 한국제지 ·한솔제지 ·KT&G 등 10개 종목의 ‘매수’를 추천했다.
대한투자증권 김완규 연구원은 “지난 4월 이후 주가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 주도의 장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집중매수가 이루어진 일부 대형 우량주 주도로 주가 상승이 이뤄진 반면 실적이 양호하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군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배당이란 재료를 업고 배당 관련주들이 상승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배당지수 상장지수펀드 투자도 고려할 만

대투증권은 ▶2002년 배당률을 기준으로 하되 현금배당만을 감안하고 ▶배당성향이나 배당률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에 있는 종목 ▶2003년 실적이 전년 수준이거나 호전되는 종목으로 전년 수준의 배당률이 유지될 종목 ▶연말 배당 기대수익률 4.5% 이상인 종목 등을 중심으로 15개 종목을 선정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또 배당락 이전에 해당 종목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경우에는 차익을 실현하고, 배당락 이후 주가 조정국면에서는 추가 매수를 통해 궁극적으로 배당소득과 자본이득을 동시에 추구할 것 등을 투자전략으로 권고했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현금배당 실시, 올해 주당순이익 증가, 순부채 비율이 1배 이하인 종목 중 부산도시가스 ·화인케이칼 등 10개 종목을 추천했다.

배당주에 대한 직접 투자가 꺼려지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배당지수 상장지수펀드(ETF)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배당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 코디 ETF’는 10월 13일부터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는데 배당지수 구성 종목인 50개 종목에 투자해 펀드수익률이 배당지수를 따라가도록 운용되는 펀드다.

투신업계에서도 연말 배당시즌을 맞아 배당주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투증권은 고배당 주식 등에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배당포커스혼합’을, 대투증권은 ‘인베스트배당주식펀드’를, 삼성증권은 ‘배당플러스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의 배당플러스펀드는 배당투자 수익률이 5%를 웃도는 종목에만 투자해 연 8%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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