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들의 사회공헌
외국 기업들의 사회공헌
아멕스, 마케팅과 사회공헌 첫 접목… MS, 전략적 사회공헌으로 위기 극복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1954년 피터 드러커가 「경영의 실제」(원제: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명시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 sibility of business)을 언급한 이래 꾸준히 심화돼 왔다. 기업 사회공헌의 발달 과정은 ▶기업가의 개인적 사회공헌 주도기 ▶기업 주도의 사회공헌활동 형성 발달기 ▶전략적 기업 사회공헌 발달기로 나눌 수 있다. 기업가 취향 따라 재단 설립 1900년대 초반 미국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최고경영자의 개인적 취향이나 신념에 의해 이뤄졌다. 특히 20세기 초 미국 기업은 기업의 사회공헌이라기보다는 ‘기업가의 사회공헌’이 주도하는 시기였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공헌을 잘 하는 기업가가 운영하는 회사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 회사인가에 의해 달라졌다. 엄밀히 말해 기업 자체 논리로 이뤄진 사회공헌은 아니었던 셈이다. 사회공헌에 대한 테마도 기업가의 선호도에 따라 달랐는데, 비교적 스케일이 큰 사업들이 진행됐고 기업가들은 애국적 견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곤 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기업의 돈이 기업 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제재하는 법이 있었고, 사람들도 기업이 기부를 하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미국 기업의 사회공헌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기업재단들의 경우 주로 기업 설립자들의 정신이 바탕이 돼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카네기 재단·록펠러 재단·포드 재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재단은 기업의 이익이나 이미지·활동과 무관하게 보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요 사업이 기아근절·인구문제·대학 지원·미국 내 기회 균등 등으로 기업가의 인류애적 관심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만든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비슷한 경우다. 게이츠 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전략적 사회공헌과 일정한 거리를 가지고 움직인다. 때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사회공헌 부서는 재단의 업무와 연관시키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1953년에 들어서야 기업이 사회단체나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법적으로 용인됐다. 60년 후반에 들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기업들은 기부나 사회공헌에 대해 밝히는 것을 꺼렸다. 당연히 기부와 마케팅·홍보가 함께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사회공헌이 본격적으로 만개한 시기는 80년대부터다.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소득세와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공급주의 경제학인 레이거노믹스가 채택되면서 그간 정부에서 지원하던 민간 비영리단체 예산이 50% 이상 삭감됐다.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비상사태에 직면했고, 이들이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기업으로부터 모금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할 때였다. 비영리단체의 요구와 기업의 여력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비영리단체의 요구는 많아지고 기업의 재원은 한정돼 있는 상태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또 한번의 도약을 맞았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자체의 기능과 연계되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이 시기에는 공익연계마케팅(Cause Related Mark eting)·스폰서십·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등이 시작되거나 확산되는 시기다. 기업들은 사회공헌이 가지는 인사관리·홍보·마케팅 등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를 산발적으로 적용했다. 공익연계마케팅은 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자유의 여신상 수리를 위해서 카드 사용 건별로 1달러와 신규카드 가입당 1달러를 기부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카드 매출이 28% 신장됐고 1백70만 달러가 모금됐다. 이 마케팅의 성공은 경쟁자들을 자극해 공익연계마케팅이 미국 사회에서 확산됐고, 91년께는 마케팅 분야의 가장 핫 이슈가 됐다. 93년 아멕스는 다시 한번 SOS라는 아동 관련 단체와 공동 공익연계마케팅을 해서 5백만 달러를 모금했다. 스포츠 행사나 경기장 등을 후원하고 기업의 이름을 연관시키는 스폰서십처럼 비영리단체의 활동이나 모금행사를 스폰서하는 기업 차원의 시도들은 80년대부터 미국에서 본격화됐다. 다우케미컬·듀폰 등의 회사는 오랫동안 해비타트의 스폰서가 됐다. 특히 80년대 초반부터 미국 해비타트가 지미 카터 대통령의 이름을 딴 집짓기 프로젝트를 열면서 많은 기업들이 그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그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인지도 향상과 홍보효과를 얻게 된다. 보잉사는 50년 이래 비영리단체가 만든 회사에 일거리를 주고 그 회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자립할 수 있는 일에 투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업의 투자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소아마비협회에서 운영하는 정립전자에 초기 투자자이면서 오랜 사업파트너로 많은 지체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이 다양한 기업의 사회공헌 형태를 가지고 발전하는 시기를 충분히 가졌던 반면, 한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몇몇 창의적인 시도들이 있었지만 주로 기업가의 자선 차원에 머물러오다가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최근의 격량을 만나게 된다. 전략적 사회공헌의 효과 88년은 미국 기업의 사회공헌에서 또다른 이정표가 되는 시기다. 미국 굴지의 식료품 회사인 제너럴 밀스는 이때 기업 사회공헌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의 이미지나 마케팅과 연계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영의 주요 사항으로 편입시킨 것. 우선 제너널 밀스는 자신들이 필요한 사회공헌활동 단체를 찾아갔다. 단체의 요구에 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 사회공헌활동 분야를 정해 그에 맞는 단체를 지원한 것. 또 제너럴 밀스 공장이 있는 지역사회 주변에 사회공헌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정해 지역사회 관계를 강화했다. 이처럼 사회공헌활동을 회사의 핵심적인 활동으로 편입시킨 제너럴 밀스의 사례는 현대의 전략적 사회공헌의 선도자로 볼 수 있다. 이후 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직원들의 자발성 기부를 장려하는 수준의 산발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전략적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6개월간의 컨설팅을 받고 사회공헌에 소위 ‘선택과 집중’의 개념을 도입한다. 이 시기를 전후해서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개념이 넓게 확산되기 시작한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의 주력 방향들을 선정하고 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업들은 전략적 이해관계자관리(Stakeholder management)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바라보고 사회공헌의 장기적인 전략 방향을 수립, 추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시기에는 반짝반짝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략적 합리성과 점진적 발전에 대한 전망을 가진 체계적인 사업추진이 시도된다. 사회공헌활동이 기업경영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의 본질적인 요소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전미도서관협회에 기부와 소프트웨어를 무료 공급해 주면서 이후 미국 내 중·고등학교에도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경쟁사로부터 불공정경쟁 소송에 휩싸이는 우여곡절을 겪지만, 이런 사회공헌활동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성장에 공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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