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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위축되는 투자심리

갈수록 위축되는 투자심리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기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이 같은 세계 경제의 회복과는 대조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월평균 30%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부진이 문제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7월 이래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지난 2월 증가세로 반전했으나, 3월에는 다시 지난해 3월보다 6.8%나 감소했다. 반면 기계류 등 자본재의 수입은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설비투자의 많은 부문을 국내 조달이 아닌 수입으로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까지 발표된 도소매 판매·기계 수주·시멘트 소비량 등 7개 내수 관련 경제 변수로 측정한 현재의 내수경기 위축은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소비와 투자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계부채와 투자심리 위축 등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향후에도 내수경기는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의 중국 쇼크와 고유가에 따른 수출 둔화로 향후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업 대출을 제한하고 재할인율을 인상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을 둔화시켜 현재의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0달러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고유가는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원유수요의 증가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또 미국은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고유가로 가속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고유가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긴축정책 등은 우리 경제에 당장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가는 중동 정세 안정과 함께 떨어질 수 있고, 유가 하락으로 물가압력 요인이 사라지면 미국도 굳이 금리를 올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긴축 정책은 중국 경제를 건강하게 만들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의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자칫 경제가 다시 침체될 수도 있다. 우리 기업과 정책 당국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유가의 추가적 급등 등 대외적 경제 환경의 악화에 대비하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투자를 늘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의 회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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