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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전망] 제조업 완만한 회복, 서비스 침체

[산업별 전망] 제조업 완만한 회복, 서비스 침체

지난 상반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은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업종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내수 위축을 완화시켜 줬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금년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반기 동안 대폭적인 수출신장을 기록했던 반도체 등 IT 분야가 하반기에는 다소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어서 전반적인 산업활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상반기에 생산과 수출에서 호조를 보였던 정보기술(IT)산업 분야는 하반기에도 견실한 성장이 예상되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우선 반도체는 금년 상반기 약 4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램에 이은 메모리의 수출 주력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는 지난 2월까지 D램(13.6억 달러) 수출의 45%에 이를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금년 하반기에도 반도체는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제품의 수요 확대로 현재와 같은 호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상반기 시장의 호조는 PC 수요의 회복과 더불어 휴대폰·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 등의 메모리 수요 확대 등에 기인한 바 크다. 수요 급증과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1분기 가격이 급등했던 D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8∼9월 이후 성수기에 다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보통신 산업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특히 멀티미디어 기능이 휴대폰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하면서 MP3 휴대폰·FM라디오 수신 휴대폰·200만 화소급의 카메라폰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시장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반도체·정보통신은 호조 여기에 연말에는 위성 DMB 수신이 가능한 휴대폰의 등장도 예상돼 신제품 출시에 따른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도 폴더·컬러·카메라폰이 호조를 보이며 현재의 성장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중국 시장은 경쟁 격화·신규 가입자 성장둔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세이지만, 유럽·러시아·인도 등이 급부상하면서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가전 부문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프로젝션 TV·에어콘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인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고급형 제품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디지털 TV·양문형 냉장고·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전체 가전 내수의 30% 내외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내수가 다소 회복될 전망이고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내수시장을 두고 국내외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인 하이얼은 5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내수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고,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TV 광고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자동차 내수는 하반기부터는 회복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수요 견인은 2004년 말 기한의 특소세 인하, 10여개의 국산 신모델의 출시, 7월부터 시행되는 주5일 근무제 등의 요인들이 복합돼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투싼 등 소형 SUV(Sports Utility Vehicle)의 인기가 지속되고 여기에 다양한 가격대의 수입차도 경쟁에 합류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는 것도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신용불량자 문제로 자동차 할부금융이 여전히 위축돼 있고 고유가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이 확대되면서 대폭적인 내수증가를 기대하기는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003년 이래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수출만큼은, 비록 증가율이 다소 감소하겠지만, 하반기에도 여전히 자동차산업을 견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 동안 조선업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4% 증가한 526만t을 수주했고, 건조도 블럭 대형화 등을 통해 232만t을 달성함으로써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5% 증가한 44.9억 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활로 안 보이는 백화점·홈쇼핑 하반기에도 LNG선의 지속적인 수요와 추가적인 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호조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 각 조선소가 3년 정도의 작업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무리한 물량 확보보다는 고가선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IT·자동차·가전 등 주요 수요산업이 회복되면서 지난해보다는 좋은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2004년 상반기 중 내수는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성장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산업에 선행해 반등하는 산업 특성상 올 하반기에 성장률이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수출의 경우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초호황에 비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내수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출물량 일부가 내수용으로 전환될 것이고, 중국의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입 수요가 감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통산업에서는 소비심리 침체와 가계 구매력 저하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에도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월 기준으로 소비자평가지수는 68.5로 여전히 저조하고, 소폭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자기대지수도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어 소비심리의 침체가 장기화 내지 고착화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다만 전년도의 부진에 대한 기술적인 반등과 업계의 강력한 판촉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는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업태별로는 할인점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백화점과 홈쇼핑 등의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 부문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자재난 등이 겹치면서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국내 건설 수주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연기와 주택시장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건설은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전년보다 20% 감소한 47만호에 그칠 전망이다. 해외 건설 수주는 이라크와 이스라엘 사태 등으로 중동지역보다는 아시아지역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 규모는 전년보다 50% 증가한 55억 달러로 예상되지만 아직 기술이나 자금력에서 선진업체들과 수준 차이가 심하고 저가 수주를 무기로 하는 중국업체들의 등장으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올 하반기 국내 산업의 제조 분야는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내수 부진으로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제조업 분야에서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수출이 내수 부진을 만회하는 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산업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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