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즐기는 일식 뷔페
| 정갈한 일식요리를 자리에 앉아 마음껏 먹을수 있는 것이 테이블 뷔페의 장점이다. | 뷔페 레스토랑의 매력은 다양하게 진열된 음식 중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양껏 먹을 수 있는 데 있다. 그러나 식사 중간에 음식을 가지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다. 특히 상대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대화가 자주 끊어져 비즈니스 관계에선 뷔페 레스토랑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역삼동 노보텔 강남의 일식레스토랑 ‘ ’(Shune)에서는 최근 ‘테이블 뷔페’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영업 중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정갈한 일식 요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한상 차려낼 테니 음식을 가지러 가지 말고 자리에 앉아 양껏 드시라’는 것. 주문을 하면 사람 수에 맞춰 채소 샐러드가 나온다. 샐러드를 비우기가 무섭게 음식이 한 접시씩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다. 갓 쥐어낸 초밥 접시부터다. 사람 수에 맞춰 네 가지 초밥이 있는데, 붉은 참치살이 도톰하게 얹어져 있는 참치초밥을 제일 먼저 입안에 넣었다. 뷔페인 만큼 굳이 맛이 떨어지는 것부터 공략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밥 접시가 채 비기도 전에 회 접시가 뒤를 따른다. 코스요리와 달리 앞서 나온 음식을 다 먹지 않았어도 튀김요리·철판구이요리·생선구이가 계속 줄을 잇는다. 어느새 식탁이 비좁아 접시를 둘 곳이 없을 정도다. ‘아하, 이게 바로 테이블 뷔페로군.’ 회 접시를 깨끗하게 비운 뒤 초밥까지 말끔하게 해결했다. 적어를 통째로 튀겨서 매운 소스를 얹은 생선요리는 손대기가 귀찮아 살짝 맛만 보고 튀김으로 이동. 새우와 야채튀김 모두가 바삭바삭 잘 튀겨졌다. 기름의 느끼함보다 고소한 맛이 강하게 와 닿는다. 다음은 철판구이. 생선요리 일색에서 고기요리로 넘어간 것. 호주산 쇠고기를 쓴다는데 육즙이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제법 씹는 맛이 난다. 볶음야채와 함께 쇠고기 세 점 정도 먹고 나니 김치해물볶음밥이 눈앞에 놓인다. 두세 숟가락 뜨고 나니 배가 거의 찬 느낌이다. 그런데 뒤이어 냉메밀국수가 등장한다.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장국을 놓칠 수 없는 일이다. 두 젓가락에 후루룩 해치웠다.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했는데도 전에 먹었던 참치회 맛이 그리웠다. 종업원을 불러 참치회만 더 달라고 했다. 잠시 후 참치회 네 점이 담긴 접시가 다시 나왔다. 와사비(고추냉이)를 발라 입안을 정리했다. 냉메밀국수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겨울에는 샤브샤브나 뜨끈한 우동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차와 함께 디저트 접시가 나왔다. 접시엔 앙증맞은 케이크 두 조각과 과일 세 종류가 담겨 있었다. 차를 마시며 상대와 대화를 정리하고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뷔페라고 하지만 음식의 종류가 많은 코스 요리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래도 더 먹고 싶은 것은 더 먹을 수도 있다. 양이 남으면 남았지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매력은 자리를 뜨지 않아 식사 상대와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는 것. 단지 주중(월∼금요일) 점심 시간에만 테이블 뷔페로 운영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무척 아쉽다. 주말엔 해산물 일식 뷔페, 주중 저녁엔 코스와 일품요리로 운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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