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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하와이’中 하이난 싼야…휴양·레저 도시서 ‘완전체’ 마이스 도시로 변신 [E-MICE]

비즈니스·휴양·레저·쇼핑 동시 가능한 블레저 여행지로 주목
2018년부터 전시컨벤션 수요 확장에 나서

중국 하이난 최남단 해양 레저·관광도시 싼야(Sanya)의 첫 전시컨벤션센터인 하이탕 베이 ‘폴리 국제 엑스포센터’(Poly International Expo Centerl) 전. [사진 싼야시 상무국]


[싼야(중국)=이데일리 이선우 관광·마이스 전문기자] 중국 남부 하이난 섬의 최남단 해양 레저·관광도시 ‘싼야’(Sanya)가 산업 박람회, 국제회의 등 전시컨벤션 도시로 변신에 나선다. 무관세, 무비자 등 자유무역항의 제도적 이점을 살려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인력과 물자, 자금이 모이고 유통되는 글로벌 비지니스의 허브(Hub)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엔 중국 내에서 비즈니스와 휴양, 레저, 쇼핑이 동시에 가능한 ‘블레저’(Bleisure) 여행의 성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이난을 ‘제2의 홍콩’으로 만들려는 중국 정부가 연간 면세 구매 한도를 3배로 늘리고, 최대 2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면서 비즈니스 목적의 방문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역의 주력 산업도 관광·레저에서 유통·물류로 확대되고 있다.

싼야시 상무국의 양춘 부국장은 지난 10월 ‘상생과 협력, 미래지향적 혁신’을 주제로 열린 ‘마이스 페어’(MICE Fair) 현장에서 “코로나19 펜데믹 이전부터 수요가 높았던 관광·레저 활동 기반의 기업회의, 포상관광 외에 비즈니스 기반의 전시·박람회, 국제회의로 시장을 확대해 ‘완전체’ 마이스 도시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하이탕 베이에 첫 전시컨벤션센터 개장

섬 전체 면적이 경상도(3만3000㎢)와 비슷한 하이난은 연중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는 열대해양성 기후와 청정 해변으로 ‘동양의 하와이’로 불린다. 섬 최남단에 위치한 싼야는 휴양·레저 기능이 집약된 관광 도시로 북부 하이커우와 함께 하이난을 대표하는 2대 도시로 손꼽힌다.

싼야는 2000년대 후반 해안 관광지 개발 이후 국내외 기업회의, 포상관광단 방문지로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줄긴 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일본 국적의 네트워크 판매회사, 보험사 소속 포상관광단의 단골 코스 중 하나였다. 

남중국해를 배경으로 들어선 총 250여 개에 달하는 최고급 호텔·리조트와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면세 쇼핑 구역은 지금도 기업회의, 포상관광단 운영에 최적화된 최고 수준의 인프라로 평가 받는다. 2019년엔 베이징, 상하이, 청두, 광저우와 함께 중국 5대 마이스 도시에도 이름을 올렸다.

싼야가 전시컨벤션 수요 확장에 나선 건 2018년부터다. 중국 정부는 당시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하이난을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중개·가공 무역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로 섬 전체를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 2035년까지 상하이, 샤먼 등 20여 개 자유무역시험구보다 개방의 폭이 넓은 물자와 인력,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무관세 지대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최근 단행한 무비자 입국 조치에 앞서 지난 2월 한국을 포함한 59개국 비즈니스와 관광, 전시회 목적 방문객을 대상으로 30일간 무비자 입국과 체류도 허용했다. 양춘 부국장은 “2018년부터 자유무역항 계획을 기반으로 8개년 전시컨벤션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컨벤션센터도 개장한 상태다. 착공 4년 만인 2022년 10월 완공한 ‘폴리 국제 엑스포센터’(Poly International Expos Center)(이하 엑스포센터)는 싼야시 최초의 전시컨벤션 센터다. 총 7억위안(약 1340억원)을 들여 건립한 센터는 실내외에 총 3만2000㎡ 규모의 전시장을 갖췄다. 3개 홀 구조의 실내 전시장(1만5200㎡)은 대전컨벤션센터, 김대중컨벤션센터(1만2000㎡)보다 큰 규모다. 센터 1층과 2층엔 최대 2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볼룸 등 총면적 1만 1800㎡의 회의실 5개도 갖췄다.

기업체 행사도 최대 2억원 ‘파격’ 지원 

전문시설 개장으로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전시컨벤션 행사 수용력이 높아지면서 하이커우로 몰렸던 행사들의 싼야행(行)도 늘고 있다. 개장 첫해인 지난해 엑스포센터에선 아우디, 포르쉐,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주최하는 신제품 발표회를 비롯해 요트, 과일, 와인 등 31건의 전시·박람회 등 총 2600건이 넘는 행사가 열렸다.

유후안 싼야시 전시컨벤션국장은 “참가자 1000명 이상 대형 학술대회와 국제회의도 2019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76건이 열렸다”며 “엑스포센터 외에 ‘싼야 야샤공원 원형극장’, ‘국제 요트 센터’, ‘국제 스포츠 센터’에 이어 야저우 베이 과학기술도시 내에 새로운 전시컨벤션센터도 건립 중”이라고 말했다.

전시컨벤션 수요를 늘리기 위한 재정 지원도 파격적이다. 국제회의는 대형과 고급, 산업(학술) 회의 등 3단계에 걸쳐 최대 150만위안(약 2억 9000만원), 전시회는 대형과 신생, 육성 브랜드 3단계로 나눠 160만~600만위안(약 3억~11억 5000만원)을 지원한다. 비수기인 4월부터 9월 열리는 행사에는 추가 보조금도 제공한다. 신제품 발표회 등 기업 행사도 행사장 임대비, 장치비 등에 50만위안(약 1억원) 이상을 들인 행사에 한해 최대 100만위안(약 2억원) 한도 내 비용의 50%를 시 예산으로 보조해준다.

지난 2018년 처음 유치·개최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 싼야시는 2021년 특별기금 조성을 통해 한차례 지원 규모를 늘린 뒤 최근 또다시 지원폭을 파격적으로 확대했다. 이주원 중국 여행사협회 마이스위원회 집행회장은 “베이징, 상하이 등 내력 도시와 다른 매력을 지닌 싼야가 전시컨벤션 수요를 늘리기 위한 파격 지원조건을 내걸면서 유치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싼야를 홍콩, 마카오와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특별행정구인 홍콩, 마카오와의 접근 편의성을 높여 두 지역의 풍부한 관광·마이스 수요를 싼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비행시간이 1시간 반 안쪽인 홍콩~싼야 구간은 현재 2시간마다 직항편이 운항 중이다. 정총휘 싼야시 당서기 겸 상무국장은 “홍콩에 이어 마카오를 잇는 직항 항공노선 운항을 곧 재개할 예정”이라며 “싼야~마카오 구간까지 직항편 운항이 시작되면 관광·마이스 목적지로서 싼야의 경쟁력이 훨씬 배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어 “마이스 인프라와 대외 인지도에선 홍콩, 마카오가 앞설지 몰라도 기후 환경과 오랜기간 축적한 호스피탈리티 등 서비스 역량은 싼야가 우위에 있다”면서 “지금은 뒤를 쫓는 추격자 입장이지만, 단기간 내 충분히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이난 싼야 해변 풍경 [사진 싼야시 상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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