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히트 상품-애니콜·아이리버·올림푸스·싸이월드·MSN메신저
디지털 히트 상품-애니콜·아이리버·올림푸스·싸이월드·MSN메신저
[애니콜] "컨버전스 통해 디지털 허브로" 최다 판매 전자제품 삼성 ‘애니콜’… 충실하면서 부가기능 덧붙여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억대 이상 생산하는 전자제품은? 집에서 흔히 보는 TV나 냉장고를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정답은 핸드폰과 PC. PC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억5,000만대가 판매됐고, 핸드폰은 무려 6억대 가까이 판매됐다. 이쯤되면 핸드폰이 왜 디지털 기기의 총아로 자리잡았는지, 미래 무선 기기의 허브(hub)라고 예견되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핸드폰은 디지털 히트상품의 특징을 고루고루 갖추고 있다. 개인용 기기면서 통신용이라는 필수적인 정체성을 갖추고 있고, 네트워크를 이용하며, 컨버전스의 중심 기기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삼성 애니콜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앞선 디자인까지 겸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조진호 애니콜 마케팅 담당 상무는 “핸드폰이 개인용 디지털 기기의 허브가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른 어떤 기기도 이처럼 작고, 다양하며, 자주 사용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콜의 히트 요인을 통화기능이라는 본질적 기능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어나는 활발한 컨버전스와 다양한 기능적 분화로 꼽았다. 기술적으로는 지금도 핸드폰에 각종 광학기능과 음향기능, 네비게이션 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 있지만 휴대성과 가격 등 기본적인 상품 경쟁력을 위해 자제하고 있다는 것. 최근 핸드폰은 카메라와 캠코더 등 영상기기의 기능에 음향기기인 mp3플레이어 기능까지 흡수해 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애니콜도 카메라폰의 판매량이 올해 전체 핸드폰 판매량의 반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수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카메라폰은 핸드폰에 기존의 카메라 기술을 붙였을 뿐이지만 소비자의 욕구(needs)를 정확히 파악해 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꼭 하이테크 기술이 아니라도 소비자의 실질적인 효용을 증대시키는 효과적인 제품 개발이 디지털 시대 히트상품의 조건 중 하나라는 얘기다. 이처럼 디지털 컨버전스는 혁신적인 기술보다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무는 컨버전스와 관련 “어차피 카메라나 mp3 기능 등은 핸드폰의 부가 기능이기 때문에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져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핸드폰을 사면서 통화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정체성이 명확한 핸드폰이 디지털 컨버전스에 유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리버] ‘열린 기술’로 얼리어답터 석권 mp3 세계 1위 아이리버… 뛰어난 디자인에 인터넷으로 SW 업그레이드 mp3플레이어는 디지털 기술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 중 하나다. 음악을 디지털 기술로 압축한 mp3 파일은 기존의 CD에 비해 압축률이 10배 가까이 높다. 같은 곡일 경우 mp3 파일로 저장할 경우 저장 공간이 10분의 1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온라인 상에서 유·무료로 구할 수 있는 mp3 파일이 없었더라면 플레이어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는 디지털 상품이 단순히 하드웨어가 아니라 서비스와 강력하게 결합돼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아이리버’의 히트가 이런 환경적 요인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1999년 레인콤이 CD플레이어 타입의 mp3를 출시할 당시 레인콤 직원들 사이에는 “우리는 131번째 mp3플레이어 업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돌았다. 그만큼 선발주자들이 많았다. 불과 4년이 지난 지금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130개 업체를 따돌리고 한국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mp3플레이어로 변해 있다. 아이리버의 성공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펌웨어 업그레이드. 펌웨어 업그레이드란 인터넷 연결을 통해 기기 자체 내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향상시킴으로써 이전 버전에서의 하자나 부실한 점을 보충하고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존의 전자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개념이었다. 양덕준 사장은 “기존의 전자제품은 더 나은 기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닫힌 기술이었다면 아이리버는 열린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초기 시장에서 얼리어답터(early adapter)로 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술진보가 빠른 디지털 시대에는 하드웨어가 금방 구식이 되기 마련인데 아이리버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이리버 제품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시켰다. 일부에선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경우 교체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레인콤의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mp3플레이어의 교체수요는 기능 부족보다는 메모리 용량에 의해 생깁니다. 지금은 256메가바이트로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앞으로 콘텐츠가 복합화·영상화되면 더 큰 용량을 추구할 수밖에 없죠.” 다양하고 복합적인 콘텐츠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큰 용량과 더 빠른 속도의 기기를 원한다는 설명이다. PC와 같은 이치다. 아이리버의 또 하나의 장점은 디자인 중심이라는 점. 보통 기술자들이 제품을 설계하면 거기에 디자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개발과정이다. 하지만 아이리버는 디자인팀이 먼저 디자인을 제시하고 기술자들은 그 디자인에 맞춰 기술을 ‘구겨 넣는다.’ 디지털 상품에서 감성적 요소인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아이리버와 다른 mp3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올림푸스] “‘나만의 디카’가 성공비결” 국내 디카시장 점유율 1위 올림푸스… 화소보다는 휴대성에 초점 1가구 1카메라 시대에서 1인 1카메라 시대로….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카메라는 한 가정에 한 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행·졸업·행사 등 특별한 날의 추억을 남기는 것이 사진의 역할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사진의 역할이 일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크게 변했다. 길을 걷다가 혹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갔다가 사람들은 어디서건 디지털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변화를 이끈 것은 디지털카메라였다. 올해 디지털카메라 예상 판매량은 125만대 수준.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2000년(11만대 판매) 이후 매년 200% 전후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업체는 올림푸스한국㈜. 올해 5월 현재 시장점유율 25%(GfK 마케팅서비스 코리아 집계 기준)로 3년째 수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팔려나간 85만대의 디지털카메라 중 25만대는 올림푸스 제품이었다. 올해는 32만대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니콘·캐논·삼성·소니·코닥 등 메이저급 브랜드를 비롯해 20여개의 회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쟁쟁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올림푸스가 선전을 펼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올림푸스의 광고 캠페인 문안이 ‘My digital story’입니다. 우리가 아닌 ‘나’만을 위한 디지털카메라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이경준 올림푸스 마케팅부장) 올림푸스가 2000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했을 때 첫 광고는 ‘500만화소를 쏴라’라는 내용이었다. 500만화소의 고성능 고화질 디지털카메라로 승부를 했던 것.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001년 다른 기업들이 고화질에 매달려 있을 때 올림푸스는 화소는 다소 떨어지지만 크기가 작고 가벼운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디지털카메라의 주 수요층인 여성과 2030세대가 개인의 표현수단으로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하는 것을 눈여겨봤다. 이경준 부장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200만∼300만화소면 디지털카메라의 역할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화소보다는 크기가 작고 가격도 저렴한 제품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디카의 최종 출력 장치는 인화지가 아니라 미니홈피 등 컴퓨터 화면이기 때문이다. 종이사진이 아닌 전자사진에는 화소가 그리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인물 사진’에 강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니홈피가 발달하면서 인물사진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부가 기능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디지털 캠 기능은 기본으로 했다. 메모리의 용량만큼 소리와 영상을 모두 담을 수 있게 했다. 전지현이라는 신세대를 모델로 내세운 것과 홈쇼핑·인터넷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적극 개척한 것도 매출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싸이월드] 감성 자극한 디지털 기술 가입자 800만 한국형 블로그… 온라인으로 ‘인간관계’ 구축 가능케 해 ‘싸이질’ ‘싸이홀릭’ ‘싸이폐인’…. 미니홈피라는 새로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가 인터넷상의 유행을 넘어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인 자리에선 싸이월드에 관한 화제가 빠지지 않는다. 재벌가·정치인 자녀의 일상과 연예인의 사생활이 공개돼 뉴스거리가 되는 일도 심심찮게 있다. 기업들이 싸이월드를 업무방해 사이트로 분류해 이를 차단하고 나설 만큼 싸이월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겁다. 지난 5월 싸이월드의 회원수는 8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400만명이던 회원이 불과 6개월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 싸이월드의 월간 페이지뷰는 지난 4월 11억회를 기록해 이미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인 다음까페(8억3,000회)를 넘어섰다. 싸이월드 창립 멤버인 이동형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사업본부 상무는 “디지털화된 공간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감성을 회복해 보자는 것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당시 유행하던 커뮤니티는 클럽운영자와 회원이라는 구조였죠. 공통의 관심사에만 관심을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활동을 소홀히 하면 ‘자신’의 위치는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정보공유를 위주로 하는 블로그나 BBS(게시판)와 달리 자신의 신변잡기를 다루는 공개 일기장 형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실용’이 아니라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 획일적인 것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디지털 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도 갖췄다. 이용자들은 아이템 배치나 디자인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일기장을 꾸며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이상무는 “미니홈피를 이용할 때는 최대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도 높은 홈페이지보다는 단순하지만 쉬운 것이 소비자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폭발적 성장을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네트워크의 힘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특히 지인들과의 네트워킹이 쉽게 돼 있다.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 방문은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된다. 상대방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거나 답글을 다는 것도 쉽게 만들었다. 이런 기능은 서로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동형 상무는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다양한 채널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메신저 서비스인 ‘네이트온’과의 연계를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는 휴대폰으로 방명록·게시판·폰사진폴더 등 대부분의 미니홈피 기능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싸이월드’ 서비스를 개시했다. 때와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미니홈피를 관리하고자 하는 네티즌의 욕구에 발빠른 대응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MSN 메신저] 더 쉽고, 더 간단하게 700만이 쓰는 대화창 MSN 메신저… “손가락으로 말하는 개인 전화” 이제 메신저는 단순한 ‘인터넷 삐삐’에서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제2의 웹브라우저’ 시기를 지나, ‘포스트 포털’로까지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에 출발한 www(world wide web) 사용자가 2억명 이상으로 대중화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년이었지만, 메신저는 그 절반인 불과 5년 만에 사용자 2억명을 돌파했다. 이미 메신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MSN메신저는 국내 사용자의 47%, 18세 이상 성인 사용자 중 60%가 사용하고 있다. 아이리버와 마찬가지로 MSN메신저 역시 선발 주자는 아니었다. MSN메신저가 나오기 전에는 ICQ메신저가 대세였다. ICQ메신저는 음성·비디오 접속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MSN메신저는 오히려 ICQ의 다양한 기능에 역으로 대응했다.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메신저가 MSN의 전략이었다. 당시만 해도 메신저는 일부 얼리어답터들이나 사용하는 어려운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MSN메신저는 프로그램의 설치가 손쉬울 뿐만 아니라, 일단 프로그램만 깔면 남녀노소 누구나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단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핵심 기능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의 탁월함, 핫메일 계정이 아닌 어느 이메일 계정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점 등 제품의 우수성에 힘입어 국내에 메신저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MSN의 이구환 이사는 MSN메신저와 그 이전 메신저의 차이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과 이모티콘을 통해 상대방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이라고 했다. 그 전 메신저가 숫자로 자신을 나타내고, 이모티콘이 없는 등 기능 중심이었다면 MSN메신저는 문장과 아바타·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이모티콘으로 온·오프를 나타내는 등 감성과 직관을 동시에 만족시켜 줬다. 이구환 이사는 지난 5년간의 메신저 성장에 대해 “인터넷 환경이 정착되고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익명성보다는 자아정체성이, 커뮤니티보다는 P2P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메신저는 특히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 달리 자신이 철저히 대화 상대나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중에 노출되는 커뮤니티나 실시간 소통이 어려운 메일과는 차이점이 있다. 대면 접촉이나 전화와 비슷한 커뮤니케이션의 통제 능력 때문에 온라인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쉬운 개인에게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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