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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중화 시동 걸렸다

골프 대중화 시동 걸렸다

중국 상하이 탄첸골프장에서 캐디들이 필드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텔레비전 방송 CCTV (中央電視臺). 스포츠만 전문으로 보도하는 CCTV의 채널 5를 열면 요즘 낯선 자막이 눈길을 끈다. ‘PGA on CCTV’다. 미국 프로골프(PGA) 경기 상황을 보도하는 골프 전문 프로그램이다. 3개월여 전에 슬그머니 나타난 이 프로그램은 ‘마스터스’ 등 굵직굵직한 세계 골프대회를 생중계하거나 녹화로 방영하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중국을 다스리고 있는 주체는 중국 공산당이다. 정치와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아직 짙은 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자본주의적 부패’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은 나라다. 이런 중국에서 국영 텔레비전이,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유한계급의 고급 놀이’쯤으로 인식될 골프 경기를 버젓이 방영하게 된 것이다. 열풍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요즘 골프장으로 향하는 중국인들의 분위기가 상당한 편이다. 아직 일반인들이 즐기기에는 값이 비싸지만 개혁·개방과 고속 경제성장으로 탄생한 수많은 중국의 알부자들은 그린 위에서 노니는 것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중국에 골프장이 처음 들어선 때는 1984년이다. 홍콩의 거부 훠잉둥(藿英東)이 광둥(廣東) 중산(中山)에 세운 골프장이 효시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터를 잡고 들어선 골프장은 220여개. 하지만 이는 약과다.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고급 골프장을 낀 호화빌라들이 들어서면서 골프장은 계속 늘고 있다. 수도 베이징(北京)에 현재 성업 중인 골프장은 20여개. 이 숫자는 내년 연말쯤에 가서 56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베이징뿐 아니라 경제가 발달한 동부 연해 도시, 내륙의 대형 도시 주변에서도 골프장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개혁·개방 초기인 80년대 수백명에 불과하던 중국 내 골프 인구는 이제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골프 관련 상품의 판매액은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회원제 클럽만 현재 성업 중이지만 머지않아 퍼블릭 코스도 생겨나면 골프는 중국의 대중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회원제 골프장은 나름대로 경쟁에 시달린다. 숫자가 늘어나는 데 비해 회원 확보는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알부자들이 많이 생겨난다고 하지만 비싼 회원권을 선뜻 사들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속도보다는 골프장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중국의 골프 시장 성장은 아직 차분하고 정상적인 단계는 아니다. 무분별한 골프장 개발이 앞서면서 약간의 변형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 기회에 아예 골프를 대중 스포츠로 정착시키자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보다는 퍼블릭 코스를 다수 만들어 골프를 선망하는 많은 대중에게 문호를 개방하자는 것이다. 골프 인구가 가장 많은 선전 등지에서는 하나씩 퍼블릭 코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도 중국에서 머지않아 현실화할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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