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자동차로 ‘사고율 0’ 도전
| 사진 : AP연합 조 후지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지난 8월28일 도쿄에서 기자회견 중 신형 소형차 <포르트> 에서 하차하고 있다. 포르트> |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사람을 지키자’는 컨셉트를 강화하고 있다. 차의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안전보호’ 기능 면에서는 다임러크라이슬러나 독일의 BMW, 스웨덴의 볼보 등에 비해 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는 안전장치가 판매경쟁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생각에,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적 추세 때문이다. 실제 일본에선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가 2003년 약 7,700명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부상자 수는 오히려 매년 늘고 있어 사회적으로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돼 왔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사망사고나 큰 부상사고를 피하는 데 도움을 줄 장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도요타의 경우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을 때 경고하는 ‘안전벨트 리마인더’라는 장치를 도요타의 전 차종에 2008년까지 장착하도록 방침을 굳혔다. 좌석에 내장돼 있는 센서를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안전벨트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벨트를 하지 않은 채 출발하게 되면 경고음을 울리는 장치다. 나아가 커브 주행 시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일본 내 전 차종에 도입하기로 했다. 커브 주행 시 미끄럼 방지장치 장착률을 현 65%에서 10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또 측면 충돌 시 측면 도어의 위쪽으로 머리가 튕겨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커텐 에어백’ 도입도 확대된다. 내년 말까지는 현재의 50%에서 85%가량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혼다도 적극적이다. 혼다는 최근 보행자를 보호하는 장치로 야간에 잘 분간이 안 되는 보행자를 원적외선으로 탐지해 경고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해 올 가을에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인텔리전나이트 비전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범퍼 밑의 원적외선 카메라가 육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보행자의 존재를 확인, 좌석 옆 모니터나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혼다가 이를 개발한 이유 역시 통계에 기초한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30%는 보행자이고, 이 중 70%는 야간 사고에 의한 경우라는 것이다. 단순히 운전자를 지키는 것을 뛰어넘어 보행자를 사고에서 지킨다는 적극적인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또 혼다는 보행자와 차량이 충돌했을 경우 차량의 본네트가 자동적으로 위로 튀어오르게 해 충격을 흡수케 함으로써 두부(頭部)를 보호하는 기술도 조만간 실용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후지츠공업 등도 범퍼 밑의 카메라를 통해 도로 위의 흰 차선 위치를 계속 추적, 확인해 차선의 위치가 부자연스럽게 흔들릴 경우 이를 ‘졸음운전’이라고 판단해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를 개발, 자동차에 장착 중이다. 지난 1980년대 혼다가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놓고는 실용화에선 유럽세에 밀리는 바람에 낭패를 봤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첨단 안전장치의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실용화를 동시에 추진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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