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진짜 성공 비결
스타벅스의 진짜 성공 비결
Grande Plans
미국 시애틀 중심가의 쇼핑몰 시티 센터에 가면 한 세계적인 커피 회사의 요염한 인어 로고를 반드시 보게 된다. 쇼핑몰 입구 바로 안쪽에 스타벅스 판매대가 있다. 불과 몇십m 떨어진 엘리베이터 부근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짧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면 세번째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중간 규모의 쇼핑 센터에 이처럼 같은 회사 커피점이 세개씩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시티 센터 내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2개를 운영하는 크리스 호글랜드는 “매장이 하나뿐이면 손님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풍자적인 온라인 신문 ‘오니언’은 1998년 ‘기존 스타벅스 매장의 화장실에 새 스타벅스 매장 오픈하다’는 머릿기사 제목을 달았다. 결국 오니언측은 자신들이 깨달은 것보다 예언 능력이 더 뛰어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수는 1천7백78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거의 도처에서 매장이 보일 정도였다. 오늘날 스타벅스는 미국에 5천9백45개, 캐나다 등 해외에 2천3백92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어디를 가든 스타벅스 매장이 보일 정도가 됐지만 하워드 슐츠 회장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2002년에 세운 미국 내 매장 1만개 목표는 이제 “가벼워 보인다”고 말하는 슐츠의 회사는 국내 매장 수를 2배로 늘려 1만2천개 정도로 만들 계획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공항과 수퍼마켓 등지의 판매대와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자동차에 탄 채 주문하고 식사를 받는 식의 매장)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 점포가 있는 곳에 새 점포를 신설하지 말라”는 유통업계의 철칙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착각하지 말 것은,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이 커피 맛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CIBC 월드 마켓의 분석가 존 글래스는 “스타벅스에는 두가지 성공 비결이 있다. 첫째는 입지 여건이 좋은 매장들이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손님들이 매장 안에서 불쾌한 경험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매장 수에 관한 스타벅스의 혁신적인 접근법은 약 16년 전 슐츠가 내린 충동적인 결정에서 비롯됐다. 1988년 캐나다 밴쿠버 중심가에 있는 스타벅스의 첫번째 해외 매장을 방문한 슐츠는 그곳에서 모든 유통업자들이 꿈꾸는 현상을 목격했다. 매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길게 줄을 선 채 커피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보았다. 그는 시내 교차로 건너편의 공터에도 매장을 설치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부동산 중개업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슐츠는 “교차로 건너편은 다른 동네가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는 도로 양쪽에 각각 특유한 통행 패턴이 있으며, 손님들은 자신들의 일상적인 통행 습관을 바꾸거나 즐겁게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연기하려 들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타벅스의 부동산 사업팀은 술츠의 통찰을 수익으로 연결시켰다. 공세적인 매장 확장은 수익 증가 속도를 가속화하면서 지난 10년간 주가를 1천5백% 상승시켰다. 현재 시애틀에는 인구 1만2천명당 1개꼴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데, 회사 간부들은 이처럼 포화 상태인 듯한 대도시들에도 아직 확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한다(간부들은 보스턴의 경우 인구 8천명당 1개꼴로 던킨 도넛 매장이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그들은 고급 커피점이 드문 세인트루이스·볼티모어 같은 도시들과 여행자들이 즐겨 휴식을 취하는 도로변 같은 곳들도 주목하고 있다. 슐츠는 “우리가 진출하지 못할 곳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 간부들은 점포 신설 장소에 대한 결정 방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사람들의 통행 패턴, 인구 수, 경쟁사 매장 위치 등에 의해서만 스타벅스측의 점포 확장 계획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플로리다의 소매 부동산업체 콜리어스 아널드의 패트릭 더피 사장은 스타벅스측 부동산 개발팀이 맥도널드사의 오랜 격언(“개미들의 이동로에 설탕을 뿌려놓아야 한다. 개미들이 이동로를 바꾸게 해서는 안 된다”)을 극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슐츠는 지난 5년 간 매년 기존 매장들의 3분의 1 부근에 새 매장들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후 그 지역의 매출은 늘어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에 중독돼 매장을 찾은 덕분이다.
두번째 성공 비결은 매장 내 손님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다. 스타벅스 간부들은 자사 매장의 아늑한 분위기에 대해 집과 직장 이외의 ‘제3의 공간’이라고 즐겨 말한다. 그러나 매장 내 테이블과 소파를 실제로 이용하는 손님들은 30%에 불과하다. 그밖의 손님들은 커피를 들고 나가 버린다. 그래서 앞으로 신설 점포의 3분의 1은 드라이브 스루형으로 만들 것이다.
스타벅스측은 손님들의 돈지갑을 더 열게 만들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짜내고 있다. 시애틀 중심가의 본사 건물 안에서 직원들은 커피 원두로 만든 술 같은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음식 상품(올해 말께 90개 매장에 샌드위치를 따끈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오븐이 도입될 것이다) 계획, 그리고 올해 연말 휴가 시즌에 맞춰 내놓을 호박 양념을 곁들인 카페라테 등에 관해 의논하고 있다.
가장 ‘이단적인’ 계획은 고객들의 입이 아니라 귀를 즐겁게 하는 계획이다. 스타벅스가 1999년 인수한 음반사 히어뮤직은 레이 찰스의 듀엣 CD ‘Genius Loves Company’를 발매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이 CD의 발매는 우연하게도 레이 찰스의 사망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슐츠는 몇달 안에 또다른 전설적인 음악인들과 신인 가수들의 CD를 더 많이 발간할 계획이다. 또 스타벅스는 올해 말 45개 매장에 CD 굽는 기계를 설치해 손님들이 온라인 음악을 CD에 담거나 자신들의 앨범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분석가들, 그리고 심지어 대다수 경쟁사들은 간간이 비판과 우려를 표시할 뿐 스타벅스를 경외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스타벅스가 수퍼마켓·서점·공항 등지에 더 많은 점포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손님들의 경험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간과하게 될 위험도 있다.
또 언젠가는 미국인들이 앳킨스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 육류를 맘껏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며 카페인을 금지하는 다이어트 방법) 스타일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외면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부류의 가능성 때문에 슐츠와 그의 부하 직원들이 밤잠을 설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밤잠을 설친다면 그것은 저녁 식사 후 마시는 더블 사이즈의 탈지(脫脂) 엑스트라폼 카페라테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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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 중심가의 쇼핑몰 시티 센터에 가면 한 세계적인 커피 회사의 요염한 인어 로고를 반드시 보게 된다. 쇼핑몰 입구 바로 안쪽에 스타벅스 판매대가 있다. 불과 몇십m 떨어진 엘리베이터 부근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짧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면 세번째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중간 규모의 쇼핑 센터에 이처럼 같은 회사 커피점이 세개씩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시티 센터 내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2개를 운영하는 크리스 호글랜드는 “매장이 하나뿐이면 손님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풍자적인 온라인 신문 ‘오니언’은 1998년 ‘기존 스타벅스 매장의 화장실에 새 스타벅스 매장 오픈하다’는 머릿기사 제목을 달았다. 결국 오니언측은 자신들이 깨달은 것보다 예언 능력이 더 뛰어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수는 1천7백78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거의 도처에서 매장이 보일 정도였다. 오늘날 스타벅스는 미국에 5천9백45개, 캐나다 등 해외에 2천3백92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어디를 가든 스타벅스 매장이 보일 정도가 됐지만 하워드 슐츠 회장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2002년에 세운 미국 내 매장 1만개 목표는 이제 “가벼워 보인다”고 말하는 슐츠의 회사는 국내 매장 수를 2배로 늘려 1만2천개 정도로 만들 계획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공항과 수퍼마켓 등지의 판매대와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자동차에 탄 채 주문하고 식사를 받는 식의 매장)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 점포가 있는 곳에 새 점포를 신설하지 말라”는 유통업계의 철칙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착각하지 말 것은,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이 커피 맛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CIBC 월드 마켓의 분석가 존 글래스는 “스타벅스에는 두가지 성공 비결이 있다. 첫째는 입지 여건이 좋은 매장들이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손님들이 매장 안에서 불쾌한 경험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매장 수에 관한 스타벅스의 혁신적인 접근법은 약 16년 전 슐츠가 내린 충동적인 결정에서 비롯됐다. 1988년 캐나다 밴쿠버 중심가에 있는 스타벅스의 첫번째 해외 매장을 방문한 슐츠는 그곳에서 모든 유통업자들이 꿈꾸는 현상을 목격했다. 매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길게 줄을 선 채 커피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보았다. 그는 시내 교차로 건너편의 공터에도 매장을 설치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부동산 중개업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슐츠는 “교차로 건너편은 다른 동네가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는 도로 양쪽에 각각 특유한 통행 패턴이 있으며, 손님들은 자신들의 일상적인 통행 습관을 바꾸거나 즐겁게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연기하려 들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타벅스의 부동산 사업팀은 술츠의 통찰을 수익으로 연결시켰다. 공세적인 매장 확장은 수익 증가 속도를 가속화하면서 지난 10년간 주가를 1천5백% 상승시켰다. 현재 시애틀에는 인구 1만2천명당 1개꼴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데, 회사 간부들은 이처럼 포화 상태인 듯한 대도시들에도 아직 확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한다(간부들은 보스턴의 경우 인구 8천명당 1개꼴로 던킨 도넛 매장이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그들은 고급 커피점이 드문 세인트루이스·볼티모어 같은 도시들과 여행자들이 즐겨 휴식을 취하는 도로변 같은 곳들도 주목하고 있다. 슐츠는 “우리가 진출하지 못할 곳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 간부들은 점포 신설 장소에 대한 결정 방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사람들의 통행 패턴, 인구 수, 경쟁사 매장 위치 등에 의해서만 스타벅스측의 점포 확장 계획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플로리다의 소매 부동산업체 콜리어스 아널드의 패트릭 더피 사장은 스타벅스측 부동산 개발팀이 맥도널드사의 오랜 격언(“개미들의 이동로에 설탕을 뿌려놓아야 한다. 개미들이 이동로를 바꾸게 해서는 안 된다”)을 극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슐츠는 지난 5년 간 매년 기존 매장들의 3분의 1 부근에 새 매장들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후 그 지역의 매출은 늘어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에 중독돼 매장을 찾은 덕분이다.
두번째 성공 비결은 매장 내 손님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다. 스타벅스 간부들은 자사 매장의 아늑한 분위기에 대해 집과 직장 이외의 ‘제3의 공간’이라고 즐겨 말한다. 그러나 매장 내 테이블과 소파를 실제로 이용하는 손님들은 30%에 불과하다. 그밖의 손님들은 커피를 들고 나가 버린다. 그래서 앞으로 신설 점포의 3분의 1은 드라이브 스루형으로 만들 것이다.
스타벅스측은 손님들의 돈지갑을 더 열게 만들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짜내고 있다. 시애틀 중심가의 본사 건물 안에서 직원들은 커피 원두로 만든 술 같은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음식 상품(올해 말께 90개 매장에 샌드위치를 따끈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오븐이 도입될 것이다) 계획, 그리고 올해 연말 휴가 시즌에 맞춰 내놓을 호박 양념을 곁들인 카페라테 등에 관해 의논하고 있다.
가장 ‘이단적인’ 계획은 고객들의 입이 아니라 귀를 즐겁게 하는 계획이다. 스타벅스가 1999년 인수한 음반사 히어뮤직은 레이 찰스의 듀엣 CD ‘Genius Loves Company’를 발매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이 CD의 발매는 우연하게도 레이 찰스의 사망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슐츠는 몇달 안에 또다른 전설적인 음악인들과 신인 가수들의 CD를 더 많이 발간할 계획이다. 또 스타벅스는 올해 말 45개 매장에 CD 굽는 기계를 설치해 손님들이 온라인 음악을 CD에 담거나 자신들의 앨범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분석가들, 그리고 심지어 대다수 경쟁사들은 간간이 비판과 우려를 표시할 뿐 스타벅스를 경외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스타벅스가 수퍼마켓·서점·공항 등지에 더 많은 점포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손님들의 경험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간과하게 될 위험도 있다.
또 언젠가는 미국인들이 앳킨스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 육류를 맘껏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며 카페인을 금지하는 다이어트 방법) 스타일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외면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부류의 가능성 때문에 슐츠와 그의 부하 직원들이 밤잠을 설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밤잠을 설친다면 그것은 저녁 식사 후 마시는 더블 사이즈의 탈지(脫脂) 엑스트라폼 카페라테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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