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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클리닉ㅣ집만 두채 있는 은퇴부부, 노후자산 활용법은?

재테크 클리닉ㅣ집만 두채 있는 은퇴부부, 노후자산 활용법은?

대기업에 다니다 은퇴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신태균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부친은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한 이후 퇴직금으로 생활을 해 왔는데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다 보니 그동안 저축한 돈을 생활비로 다 써버린 것이다. 현재 부모님은 미리 가입해 뒀던 연금과 자녀가 보조하는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님은 부동산 자산이 충분한 편이나 현금 수익이 없어 고민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팔면 세금문제를 비롯, 향후 개발 시 추가이익이 있을 것 같아 고민이다. 신씨의 가장 좋은 선택은 무엇일까?

현황과 진단
한국의 노년층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장수시대가 시작됐지만 노후생활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씨의 고민을 함께 풀기 전에 먼저 노후대책 자산관리의 기본원칙 몇 가지를 짚어보자.

첫째, 풍요로운 노후설계를 위해서는 노후의 지출 계획을 미리 세워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출금액과 연금에 의한 보상, 기타수입액 등 은퇴 뒤 받게 되는 수입금액과 비교해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차액을 보충하기 위해 저축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를 계산해 봐야 한다.

둘째, 빚지지 않기다. 그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다. 어떠한 예금상품이자도 대출이자보다 현실적으로 높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금할 여력이 있으면 빚을 먼저 갚는 게 순리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세금효과 부분이다. 예금이자에는 당연히 이자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따라서 대출을 갚게 되면 비과세 이자에 해당하는 저축을 하는 셈이다.

넷째, 은퇴를 한 뒤 제2의 직업생활을 다시 시작하자. 제2의 직업생활은 정신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노후를 위해 준비했던 자금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다섯째, 필요할 때 언제든지 자산을 현금화할 수 없다면 재물이 있어도 그림의 떡. 질병과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노후에는 자산의 유동성을 높이는 게 좋다. 부동산 투자보다 금융자산 투자비중을 높이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신씨의 경우 이런 기본원칙에서 대부분 어긋나 있다. 부모님의 보다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다시 한번 자산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구체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처방과 치료
우선 동작동 소재 주택을 허물고 상가나 다세대 주택을 건축해 임대수입으로 노후자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상가투자는 요즘 같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고정적·안정적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더구나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게 상가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동산투자 중 상가투자의 성공률이 가장 낮다는 점이다. 경기가 침체되거나 경쟁점포가 들어서 장사가 잘 안 되면 월세가 하락하고 자금이 묶이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신씨의 고민은 현재의 주택 소재지에 건축비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수입이 나오는 임대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적정한 수입을 맞출 수가 없다면 부담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심지어 적정가 수익계산과 향후 경기변동에 대한 고려 없는 ‘묻지마’식의 투자에 그나마 가지고 있던 부동산도 날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맞물려 상가투자는 침체되고 투자자는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신규 분양 상가는 분양률이 상당히 저조하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물도 함께 시장에 출회하면서 최근의 상가분양 시장은 그야말로 위기에 처해 있다. 다세대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 이후 급격한 부동산 거래 감소와 완만한 가격 하락으로 법원 경매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급격한 부동산가격 상승 속에 수요자들이 은행대출을 끼고 서둘러 사둔 부동산들이 속속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특히 단기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상환능력 없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매입했다가 부동산경기 침체로 원금과 이자상환 능력을 상실해 경매에 부쳐진 주택물량이 전체 경매물량의 30~40%를 차지한다. 따라서 기존의 주택을 허물고 상가나 임대용 다세대 주택을 건축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신씨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현재 동작구 주택이 향후 발전 가능성 때문에 처분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10m 도로변에 위치하고 노후상태가 심하다면 건물을 철거해 나대지 상태로 둘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일산에 보유 중인 아파트와 합산해도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포함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잘 하면 나대지를 임대해 짭짤한 임대수익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나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일산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을 나대지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동작구 주택이 나대지가 된 뒤 재개발에 수용된다면 입주권(일명 딱지)을 부여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에 해당되는지는 해당 부동산 전문가와 상의하고 나대지로 전환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산 아파트는 역모기지론을 받아서 생활자금을 만들면 좋을 듯하다. 2005년 개정세법에서는 부모세대가 자녀세대와 합가해 역모기지론을 받게 되면 부모가 역모기지론을 받은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생활비는 대출로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자녀가 자신 소유의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1세대 1주택 비과세 처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생긴다. 미국인들은 장기할부(모기지)로 집을 마련하고 은퇴하면 그 집을 담보(역모기지)로 노후자금을 빌려 쓰다 사망할 때면 자식들에게 장례비만 남긴다고 한다. 미국식으로 내집을 마련한 뒤 젊어서는 주택자금 대출을 갚아나가고 은퇴 뒤에는 역모기지를 통해 자금을 얻어 쓰는 패턴을 통해 이사 다니지 않고 자기 집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 노후자금이 넉넉지 않아 사는 집이 주요한 자산인 경우, 집을 줄여서 이사가기보다는 손때 묻은 자기 집에서 계속 살고 싶어하는 경우에 제2의 인생(은퇴생활)에 있어서 유용한 금융수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살고 있는 집을 줄이거나 같은 평형에 비해 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선택할 만한 방법이다. 자녀들이 출가하고 나서도 안주인이 평수를 줄이기 싫어한다면 강남에서 분당, 분당에서 용인 지역처럼 더 싼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재테크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이석호 기자(lukoo@joongang.co.kr)에게 연락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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