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기업경영 6대 이슈
2005년 기업경영 6대 이슈
섬유쿼터 폐지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과 신경전을 펴고 있다. 중국이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무역분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토의정서는 2005년 2월에 발효된 뒤 2008년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시행에 앞서 수입자동차 등 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DVD의 표준을 둘러싼 경쟁이 어떻게 판가름 나느냐도 관심거리. 국내에서는 기업의 우려 속에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시행된다. 정부는 또 노동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견근로 활성화를 추진한다. 대우종합기계·진로등 여러 기업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가 말했다. “경기장을 누빌 때 퍽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보다는 앞으로 어디로 갈지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현 상태보다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2005년 기업 경영환경은 어떨까. 희망적인 전망은 들리지 않는다. 소비는 상당 기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대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수출도 활력이 떨어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기업투자에 기대를 걸기도 힘든 상황.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환율의 등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헤징해 놓은 뒤 확실히 나타날 변화를 짚어보는 편이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포브스코리아는 이런 관점에 따라 2005년에 나타날 국내외 제도 변화와 업계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섬유쿼터 폐지 = 섬유쿼터는 1974년 체결된 다자간 섬유협정(MFA)에 따라 도입됐다.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 선진국이 개도국에 수출금액을 배정한 제도.
94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섬유쿼터가 자유무역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95년에 섬유쿼터를 2004년 말까지만 두기로 합의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섬유업계가 섬유쿼터 폐지를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섬유시장을 장악해 다른 나라의 섬유산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걱정이다. WTO는 섬유쿼터가 폐지되면 2003년 17%였던 중국의 세계 섬유시장 점유율이 2007년에는 5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도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2005년 섬유수출액이 139억7,000만 달러로 2003년보다 1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이에 대응해 인건비가 낮은 해외에서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에 합성섬유 원료를 수출하는 삼남석유화학 등은 수혜업체로 꼽힌다.
섬유쿼터 폐지가 무역분쟁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EU가 ‘황화(黃禍)’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쿼터를 도입하거나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겠다고 으르면서 중국 스스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해 무역분쟁을 촉발할지, 아니면 섬유제품에 수출관세를 매기는 등의 방법으로 타결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 교토의정서 발효 =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2월 16일 발효된다. 97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앞서 92년 유엔이 채택한 기후변화협약을 구체화한 것. 모두 128개 국가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했다. 한국은 2002년 11월에 국회 비준을 마무리 지었다.
미국·EU·일본·러시아·호주등 38개국은 의무감축국. 의무감축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 배출량 수준보다 평균 5.2% 줄여야 한다. 감축 대상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메탄·프레온가스 등 6가지. 감축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다른 나라에서 구입해야 한다. 미국과 호주는 비준을 미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단 이 기간에는 의무감축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교토의정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의 배민근 연구원은 “예를 들어 EU에서 수입 자동차에 대한 배기량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배 연구원은 “또 한국과 멕시코 등이 의무감축국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던 만큼 2013년부터 시작되는 2차 감축 기간에는 우리나라도 의무감축국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이에 대비하는 방안으로 자동차 매연 저감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 차세대 DVD 표준 경쟁 =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블루레이 디스크와 HD-DVD 두 진영이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에는 소니·마쓰시타(松下)휼렛패커드(HP)·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도시바(東芝)와 NEC가 HD-DVD를 밀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차세대 DVD에 걸맞은 대용량을 내세운다. HD-DVD는 기존 DVD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성을 앞세운다.
2004년 11월에 HD-DVD 진영은 파라마운트 등 현재 DVD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사들을 끌어들였다. 그러자 블루레이 디스크 쪽은 디즈니를 가담시켜 47%의 점유율로 형세를 뒤집었다. 차세대 DVD는 현재 DVD에 비해 용량이 크다.
현재 DVD의 용량이 4.7기가바이트(GB)인 데 비해 차세대 DVD는 20GB에서 최대 50GB의 정보를 담는다. 기존 아날로그 TV를 대체하는 고화질TV가 더 큰 용량의 DVD를 요구함에 따라 개발되고 있다.
HD-DVD를 이끌고 있는 소니는 70년대에 VCR 표준전쟁에서 고배를 마셔 어려움을 겪었다.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이 표준 싸움에서 질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곤경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두 업체는 “HD-DVD도 개발하고 있어 대세가 HD-DVD로 결정되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증권관련 집단소송 시행 = 특정 기업 지분의 0.01% 이상을 갖고 있는 50명 이상의 주주는 해당 회사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경우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집단소송의 결과는 모든 주주에게 적용된다. 총자산이 2조원을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집단소송제가 적용되는 불법행위는 분기별 보고서나 사업보고서 허위·부실기재,유가증권신고서 또는 공개매수신고서 허위·부실기재 등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2004년 1월 20일 제정됐다. 부칙은 “이 법은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며 시행 후 최초로 행하여진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분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재무제표가 여러 회계연도와 관련을 갖고 작성된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예컨대 2003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분식한 부분은 200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로 이어진다. 2003 회계연도 대차대조표에 자산을 부풀려 올리거나 가공자산을 올린 뒤 이에 따라 감가상각비를 반영했다고 하자.
200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도 이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올려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계속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결과가 된다. 과거 분식한 부분을 수정하면 되지만,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은 오류를 수정할 경우 대차대조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 문제다.
이런 지적에 따라 대규모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과거 분식회계 부분을 기업들이 여러 기에 걸쳐 해소하도록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집단소송은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취지와 달리 기업활동에 족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12월 초 한 강연에서 “미국에서는 매년 200여 개 기업이 집단소송에 피소되고 있으며, 취하곂??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주가가 폭락하고 파산에 이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파견근로제 확대 = 국내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파견근로자를 쓰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98년에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노동부는 파견근로자가 98년 말 4만1,545명에서 2002년 말에 6만3,919명으로 증가했다가 2003년 말에는 5만3,369명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파견근로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상정한 파견법 개정안의 골자는 두 가지. 파견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과 26개 직종에만 허용되던 포지티브 규제를 몇 개 업종만 제외하고는 다 푸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
그동안 기업체에서는 법에서 허용한 26개 직종 외에서도 ‘불법 비정규직’을 활용해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성재 연구위원은 “공식적인 통계에 실제 비정규직 인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파견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는 파견근로자가 급증하면서 정규직 노동자가 줄어들어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이 개정되면 파견근로가 이전보다는 증가하겠지만 노동계가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개정안은 파견근로자의 임금 등을 정규직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신설 규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M&A로 바뀌는 업계 판도 = 두산중공업이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 두산은 대우종기 인수를 계기로 중공업·기계를 그룹의 주력업종으로 키우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에 진출한 두산중공업의 원자력발전 부문과 대우종기의 현지법인 등을 총괄할 중국 내 지주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법정관리 중인 진로도 새 주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진로 인수에는 국내외 약 10개 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두산·하이트맥주·CJ·대한전선 등이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얼라이드 도멕·디아지오·아사히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손바뀜’이 진행된다. 제일은행·한국투자증권 등이 매각된다. 동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증권·투신업계에서 상위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뉴브리지가 갖고 있는 제일은행 지분 48.6% 인수에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스탠더드차타드은행(SCB)이 나서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가 말했다. “경기장을 누빌 때 퍽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보다는 앞으로 어디로 갈지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현 상태보다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2005년 기업 경영환경은 어떨까. 희망적인 전망은 들리지 않는다. 소비는 상당 기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대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수출도 활력이 떨어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기업투자에 기대를 걸기도 힘든 상황.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환율의 등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헤징해 놓은 뒤 확실히 나타날 변화를 짚어보는 편이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포브스코리아는 이런 관점에 따라 2005년에 나타날 국내외 제도 변화와 업계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섬유쿼터 폐지 = 섬유쿼터는 1974년 체결된 다자간 섬유협정(MFA)에 따라 도입됐다.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 선진국이 개도국에 수출금액을 배정한 제도.
94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섬유쿼터가 자유무역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95년에 섬유쿼터를 2004년 말까지만 두기로 합의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섬유업계가 섬유쿼터 폐지를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섬유시장을 장악해 다른 나라의 섬유산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걱정이다. WTO는 섬유쿼터가 폐지되면 2003년 17%였던 중국의 세계 섬유시장 점유율이 2007년에는 5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도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2005년 섬유수출액이 139억7,000만 달러로 2003년보다 1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이에 대응해 인건비가 낮은 해외에서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에 합성섬유 원료를 수출하는 삼남석유화학 등은 수혜업체로 꼽힌다.
섬유쿼터 폐지가 무역분쟁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EU가 ‘황화(黃禍)’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쿼터를 도입하거나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겠다고 으르면서 중국 스스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해 무역분쟁을 촉발할지, 아니면 섬유제품에 수출관세를 매기는 등의 방법으로 타결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 교토의정서 발효 =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2월 16일 발효된다. 97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앞서 92년 유엔이 채택한 기후변화협약을 구체화한 것. 모두 128개 국가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했다. 한국은 2002년 11월에 국회 비준을 마무리 지었다.
미국·EU·일본·러시아·호주등 38개국은 의무감축국. 의무감축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 배출량 수준보다 평균 5.2% 줄여야 한다. 감축 대상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메탄·프레온가스 등 6가지. 감축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다른 나라에서 구입해야 한다. 미국과 호주는 비준을 미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단 이 기간에는 의무감축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교토의정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의 배민근 연구원은 “예를 들어 EU에서 수입 자동차에 대한 배기량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배 연구원은 “또 한국과 멕시코 등이 의무감축국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던 만큼 2013년부터 시작되는 2차 감축 기간에는 우리나라도 의무감축국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이에 대비하는 방안으로 자동차 매연 저감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 차세대 DVD 표준 경쟁 =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블루레이 디스크와 HD-DVD 두 진영이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에는 소니·마쓰시타(松下)휼렛패커드(HP)·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도시바(東芝)와 NEC가 HD-DVD를 밀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차세대 DVD에 걸맞은 대용량을 내세운다. HD-DVD는 기존 DVD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성을 앞세운다.
2004년 11월에 HD-DVD 진영은 파라마운트 등 현재 DVD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사들을 끌어들였다. 그러자 블루레이 디스크 쪽은 디즈니를 가담시켜 47%의 점유율로 형세를 뒤집었다. 차세대 DVD는 현재 DVD에 비해 용량이 크다.
현재 DVD의 용량이 4.7기가바이트(GB)인 데 비해 차세대 DVD는 20GB에서 최대 50GB의 정보를 담는다. 기존 아날로그 TV를 대체하는 고화질TV가 더 큰 용량의 DVD를 요구함에 따라 개발되고 있다.
HD-DVD를 이끌고 있는 소니는 70년대에 VCR 표준전쟁에서 고배를 마셔 어려움을 겪었다.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이 표준 싸움에서 질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곤경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두 업체는 “HD-DVD도 개발하고 있어 대세가 HD-DVD로 결정되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증권관련 집단소송 시행 = 특정 기업 지분의 0.01% 이상을 갖고 있는 50명 이상의 주주는 해당 회사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경우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집단소송의 결과는 모든 주주에게 적용된다. 총자산이 2조원을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집단소송제가 적용되는 불법행위는 분기별 보고서나 사업보고서 허위·부실기재,유가증권신고서 또는 공개매수신고서 허위·부실기재 등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2004년 1월 20일 제정됐다. 부칙은 “이 법은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며 시행 후 최초로 행하여진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분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재무제표가 여러 회계연도와 관련을 갖고 작성된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예컨대 2003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분식한 부분은 200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로 이어진다. 2003 회계연도 대차대조표에 자산을 부풀려 올리거나 가공자산을 올린 뒤 이에 따라 감가상각비를 반영했다고 하자.
200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도 이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올려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계속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결과가 된다. 과거 분식한 부분을 수정하면 되지만,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은 오류를 수정할 경우 대차대조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 문제다.
이런 지적에 따라 대규모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과거 분식회계 부분을 기업들이 여러 기에 걸쳐 해소하도록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집단소송은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취지와 달리 기업활동에 족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12월 초 한 강연에서 “미국에서는 매년 200여 개 기업이 집단소송에 피소되고 있으며, 취하곂??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주가가 폭락하고 파산에 이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파견근로제 확대 = 국내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파견근로자를 쓰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98년에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노동부는 파견근로자가 98년 말 4만1,545명에서 2002년 말에 6만3,919명으로 증가했다가 2003년 말에는 5만3,369명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파견근로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상정한 파견법 개정안의 골자는 두 가지. 파견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과 26개 직종에만 허용되던 포지티브 규제를 몇 개 업종만 제외하고는 다 푸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
그동안 기업체에서는 법에서 허용한 26개 직종 외에서도 ‘불법 비정규직’을 활용해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성재 연구위원은 “공식적인 통계에 실제 비정규직 인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파견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는 파견근로자가 급증하면서 정규직 노동자가 줄어들어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이 개정되면 파견근로가 이전보다는 증가하겠지만 노동계가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개정안은 파견근로자의 임금 등을 정규직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신설 규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M&A로 바뀌는 업계 판도 = 두산중공업이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 두산은 대우종기 인수를 계기로 중공업·기계를 그룹의 주력업종으로 키우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에 진출한 두산중공업의 원자력발전 부문과 대우종기의 현지법인 등을 총괄할 중국 내 지주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법정관리 중인 진로도 새 주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진로 인수에는 국내외 약 10개 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두산·하이트맥주·CJ·대한전선 등이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얼라이드 도멕·디아지오·아사히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손바뀜’이 진행된다. 제일은행·한국투자증권 등이 매각된다. 동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증권·투신업계에서 상위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뉴브리지가 갖고 있는 제일은행 지분 48.6% 인수에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스탠더드차타드은행(SCB)이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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