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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VIP 마케팅… 100만원대 명품카드로 '러브콜'

금융권 VIP 마케팅… 100만원대 명품카드로 '러브콜'

금융권에 부자 고객 모시기가 한창이다. 자녀 중매, 미술품 경매에서 100만원짜리 카드도 등장했다.
시티그룹·스탠더드차터드 등 외국계 금융기관이 잇따라 한국에 진출함에 따라 은행·보험·카드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부자들에게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외국 금융사 진출에 대비해 저마다 VIP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이다.

가장 강력한 도전을 받는 토종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최근 경매회사 소더비의 경매 전문가를 초청해 PB고객 대상 미술품 경매 강연회를 열었다. 서울옥션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 강연에는 100여 명이 몰려 많은 관심을 끌었다. 기업은행은 시화공단 지역에 2월 중 PB 점포를 개설한다. 기업은행 고객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CEO를 위한 서비스다.

고객 자녀를 위한 PB 서비스도 등장했다. 하나은행은 VIP 고객의 자녀들에게 맞선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엔 한 번에 100여 명의 고객 자녀가 참가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 말 예금잔액이 1억원 이상인 씨티골드 회원 자녀를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생명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선진 시스템을 갖춘 외국계 보험사들이 종신보험과 변액유니버설 보험 등을 무기로 고소득층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텔레마케팅 등 다이렉트 보험 상품들도 기존 고객을 잠식함에 따라 시장 수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생명보험사들은 자산관리 서비스로 우량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월에 새로운 자산관리 센터를 열었고,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은 3월초에 열 예정이다. 교보는 강남에 두 번째 자산관리 센터를, 대한생명은 여의도 63빌딩에, 외국계인 메트라이프생명은 청담동에 각각 자산관리 센터를 오픈해 세무관리와 투자자문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회비가 1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신용카드도 등장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월 15일 국내 최초의 슈퍼 프리미엄급 카드 ‘더 블랙’을 출시했다. 월 이용한도가 최고 1억원에 달하고, 가입하면 명품 맞춤셔츠 등 300만원 상당의 선물이 제공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용시엔 퍼스트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 주고 해외 골프장 예약 등 철저히 ‘노블레스’층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 자체의 가치도 높였다.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에게 카드 디자인을 맡긴 것. 초청된 사람에 한해 9,999장만 한정 발급하며 조건이 갖춰져도 CEO 등으로 구성된 자체 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야만 발급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비슷한 급의 카드가 없고, 연회비 275만원인 아멕스카드의 블랙 센투리온(Centurion)이나 비자카드의 인피니트(Infinite), 마스터카드 월드 시그니아(World Signia) 정도가 동급이다.

아멕스 블랙 센투리온의 경우 미국 내 회원이 1만5,000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인당 평균 카드사용액은 4억원을 웃돈다. 카드사들이 고소득층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블랙카드 개발 담당자는 “경제 규모로 볼 때 우리나라에도 백만장자급 고소득층이 존재한다”며 “우량고객은 적은 회원 수에도 불구하고 수익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금융권에서 이들을 선점하기 위한 VIP 마케팅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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