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야망 ‘수소엔진’
포드의 야망 ‘수소엔진’
포드자동차가 수소엔진 개발을 내걸고 친환경 기업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나 연비가 낮은 2t 픽업을 판매하면서 환경보호단체와 화해할 수 있을까.
지난해 5월 포드자동차의 CEO 윌리엄 포드 2세(Willam Clay Ford Jr.)는 미시간주 디어번에 있는 본사 집무실에서 몇 km 떨어진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했다. 예전엔 드문 일로, 대체 엔진 기술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연구진은 그에게 가솔린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엔진과 연료전지를 열심히 설명했다.
이날 정작 포드 2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증조부 헨리 포드(Henry Ford)가 선보인 T형 모델에 장착한 것과 같은 종류의 피스톤 엔진이었다. 가솔린 대신 수소를 연료로 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만 달랐다. 수소 내연기관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경제라는 미래로 인도하는 다리 역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수소를 전지 형태로 바꿔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오래전부터 개발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비용이 떨어지지 않아 수소엔진차 이후에나 선보일 전망이다.
포드의 최대 경쟁사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수소엔진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수소엔진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그 대신 연료전지에 주목하고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앞으로 수십 년 뒤에나 출시가 가능할 듯하다. 포드차와 비슷한 전략을 세운 업체로는 BMW가 있다. 수소엔진 개발은 포드차가 경쟁업체와 차별화되는 부분인 셈이다. 포드차는 이 엔진을 통해 대표적 환경친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창업주 헨리 포드의 못다 이룬 꿈까지 이루려는 생각이다.
연구소의 성과에 고무된 포드 2세는 이날 연구진에게 “밀어붙이자”고 독려했다. 그는 또 수소엔진을 장착한 포드차의 셔틀 밴 100대가 내년에 거리에 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001년 CEO 취임 당시 포드 2세는 자동차 제조업계의 환경보호론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매출과 순이익이 떨어지면서 그의 이 같은 의지는 위축됐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연비를 올해까지 25% 높이겠다는 계획도 무기한 미뤄졌다. 포드차의 연비가 다른 업체의 모델보다 떨어질 뿐 아니라 이를 개선하지도 않자 환경보호운동가는 포드 2세를 악당이라고 비난했다.
포드차의 현재 재무상황은 탄탄하다. 현금자산만 19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문의 세전 순이익은 1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포드 2세는 “포드차는 사회공헌도가 높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조심스럽게 나서고 있다. 환경보호와 운전자 안전의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할 기술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이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사회도 그런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포드차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선도업체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소에너지 전략은 포드차 경영진이 지난해 8월 승인한 치밀한 장기계획이다. 포드차가 이를 실천에 옮기면 환경보호론자도 환호할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포드차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게 목표다. 이산화탄소 대기배출량 1파운드(약 450g)당 주행거리를 80% 늘리겠다는 뜻이다. 이 목표는 수소엔진 없이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포드차 임원진은 확신이 설 때까지 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덜렁 발표만 했다가 실천을 못해 환경단체들로부터 또다시 비웃음만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에 환경이나 안전을 내세우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 전략도 아니다. 도요타(豊田)는 연비가 갤런당 15마일인 세쿼이어(Sequoia)로 짭짤한 순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환경친화적인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하이브리드형 자동차인 프리우스(Prius) 덕이다. 포드차의 볼보(Volvo) 브랜드는 JD 파워(J.D. Power)의 품질 등급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안전하다’는 기존의 명성 덕에 도시에 사는 진보적 성향의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도요타 트럭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19마일로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우스가 이런 약점을 감춰주고 있다. 이에 비해 포드차는 환경단체로부터 점수를 딸 필요가 있다. F시리즈 트럭과 SUV인 익스플로러(Explorer)가 주종인 포드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18.8마일이기 때문이다. GM보다 9%나 낮다.
포드의 문제는 이뿐 아니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1995년 이후 6%포인트 하락했다.
포드 2세가 CEO로 취임한 뒤 낙폭은 더욱 커졌다. 현재는 19.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차량 렌트나 리베이트 판매 등 출혈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도 한몫했다. 그러나 공장과 인력 등 포드차의 막대한 고정비용을 감안할 때 이런 전략을 고수하기는 힘들다. 포드 2세는 “마냥 웅크리고만 있을 순 없다”며 “매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와 혼다(本田) 등 일본 경쟁업체의 경우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매출은 지지부진한데도 불구하고 포드차가 가솔린 ·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포드차는 하이브리드형 SUV를 최초로 선보였으며, 미국 정부의 규정에 맞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형 이스케이프(Escape)가 그 모델이다. GM의 하이브리드형 모델인 실버라도(Silverado)는 그럴싸한 배터리로 연비를 갤런당 2마일 높였을 뿐이다. 포드차는 배터리만 확보되면 올해엔 하이브리드형 이스케이프를 애초 예정(2만 대)보다 더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부턴 다른 모델들의 하이브리드형도 선보인다.
포드차는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도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현재 개발한 연료전지 자동차 시제품들은 제조비용이 어마어마하다. 가솔린 엔진의 10배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수소충전소도 전무해 실용성도 거의 없다.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전기 자동차가 가솔린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날은 2015년 이후에나 올 것 같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값싼 연료전지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수소엔진차가 대안일지 모른다.
포드 2세는 “수소엔진차의 경우 제조비용이 적고 만드는 데 복잡할 것도 거의 없지만 환경보호 효과는 연료전지의 99%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연료와 공기가 폭발하면서 피스톤이 오르내리는 엔진작동 원리는 가솔린 엔진과 똑같다. 가솔린 엔진 공장을 거의 개조하지 않고도 수소엔진이 탑재된 V8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수소엔진차의 연비는 가솔린 엔진보다 25% 높다.
포드차 대체 동력 기술 개발부를 책임지고 있는 밴스 재나델리(Vance Zanardelli)는 “수소엔진의 압축률이 가솔린 엔진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엔진 가열이 필요 없고 점화도 쉬워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단점이라면 연료통을 하염없이 크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자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값싼 수소엔진 차량이 출시되면 정유업계는 수소 생산공장과 충전소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면 포드차는 수소 경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드가 정유업계에 수소시대를 열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은 ‘수소인간’ 포드 2세를 사랑하게 될까. 여기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내연기관과 관련된 문제다. 수소연료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폐쇄 공간에서 고온으로 연소할 경우 부산물로 발생하는 스모그의 주성분인 질소산화물은 여전히 남는다는 점이다.또 연료전지 자동차 등 다양한 수소에너지 사용 차량에 모두 걸리는 문제도 있다.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오염도 유발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운반 문제를 들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권한 대행 출신으로 <수소중독> (The Hype About Hydrogen)의 저자인 조셉 롬은 수소에너지를 운반하는 디젤 트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수소에너지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소비자라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가 환경에 훨씬 적합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환경보호론자들이 포드에 다시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열대우림 보호 네트워크(RAN)의 마이클 브룬 사무총장은 “포드가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있다. 그는 요가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번지르르한 말 몇 마디와 요가로 환경을 보호할 수는 없다”고 꼬집어 말했다. RAN은 최근 반(反) 포드자동차 캠페인에 돌입했다.수소중독>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5월 포드자동차의 CEO 윌리엄 포드 2세(Willam Clay Ford Jr.)는 미시간주 디어번에 있는 본사 집무실에서 몇 km 떨어진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했다. 예전엔 드문 일로, 대체 엔진 기술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연구진은 그에게 가솔린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엔진과 연료전지를 열심히 설명했다.
이날 정작 포드 2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증조부 헨리 포드(Henry Ford)가 선보인 T형 모델에 장착한 것과 같은 종류의 피스톤 엔진이었다. 가솔린 대신 수소를 연료로 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만 달랐다. 수소 내연기관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경제라는 미래로 인도하는 다리 역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수소를 전지 형태로 바꿔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오래전부터 개발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비용이 떨어지지 않아 수소엔진차 이후에나 선보일 전망이다.
포드의 최대 경쟁사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수소엔진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수소엔진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그 대신 연료전지에 주목하고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앞으로 수십 년 뒤에나 출시가 가능할 듯하다. 포드차와 비슷한 전략을 세운 업체로는 BMW가 있다. 수소엔진 개발은 포드차가 경쟁업체와 차별화되는 부분인 셈이다. 포드차는 이 엔진을 통해 대표적 환경친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창업주 헨리 포드의 못다 이룬 꿈까지 이루려는 생각이다.
연구소의 성과에 고무된 포드 2세는 이날 연구진에게 “밀어붙이자”고 독려했다. 그는 또 수소엔진을 장착한 포드차의 셔틀 밴 100대가 내년에 거리에 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001년 CEO 취임 당시 포드 2세는 자동차 제조업계의 환경보호론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매출과 순이익이 떨어지면서 그의 이 같은 의지는 위축됐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연비를 올해까지 25% 높이겠다는 계획도 무기한 미뤄졌다. 포드차의 연비가 다른 업체의 모델보다 떨어질 뿐 아니라 이를 개선하지도 않자 환경보호운동가는 포드 2세를 악당이라고 비난했다.
포드차의 현재 재무상황은 탄탄하다. 현금자산만 19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문의 세전 순이익은 1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포드 2세는 “포드차는 사회공헌도가 높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조심스럽게 나서고 있다. 환경보호와 운전자 안전의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할 기술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이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사회도 그런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포드차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선도업체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소에너지 전략은 포드차 경영진이 지난해 8월 승인한 치밀한 장기계획이다. 포드차가 이를 실천에 옮기면 환경보호론자도 환호할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포드차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게 목표다. 이산화탄소 대기배출량 1파운드(약 450g)당 주행거리를 80% 늘리겠다는 뜻이다. 이 목표는 수소엔진 없이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포드차 임원진은 확신이 설 때까지 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덜렁 발표만 했다가 실천을 못해 환경단체들로부터 또다시 비웃음만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에 환경이나 안전을 내세우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 전략도 아니다. 도요타(豊田)는 연비가 갤런당 15마일인 세쿼이어(Sequoia)로 짭짤한 순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환경친화적인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하이브리드형 자동차인 프리우스(Prius) 덕이다. 포드차의 볼보(Volvo) 브랜드는 JD 파워(J.D. Power)의 품질 등급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안전하다’는 기존의 명성 덕에 도시에 사는 진보적 성향의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도요타 트럭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19마일로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우스가 이런 약점을 감춰주고 있다. 이에 비해 포드차는 환경단체로부터 점수를 딸 필요가 있다. F시리즈 트럭과 SUV인 익스플로러(Explorer)가 주종인 포드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18.8마일이기 때문이다. GM보다 9%나 낮다.
포드의 문제는 이뿐 아니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1995년 이후 6%포인트 하락했다.
환경보호론자로 자처하던 윌리엄 포드가 환경운동단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
도요타와 혼다(本田) 등 일본 경쟁업체의 경우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매출은 지지부진한데도 불구하고 포드차가 가솔린 ·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포드차는 하이브리드형 SUV를 최초로 선보였으며, 미국 정부의 규정에 맞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형 이스케이프(Escape)가 그 모델이다. GM의 하이브리드형 모델인 실버라도(Silverado)는 그럴싸한 배터리로 연비를 갤런당 2마일 높였을 뿐이다. 포드차는 배터리만 확보되면 올해엔 하이브리드형 이스케이프를 애초 예정(2만 대)보다 더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부턴 다른 모델들의 하이브리드형도 선보인다.
포드차는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도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현재 개발한 연료전지 자동차 시제품들은 제조비용이 어마어마하다. 가솔린 엔진의 10배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수소충전소도 전무해 실용성도 거의 없다.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전기 자동차가 가솔린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날은 2015년 이후에나 올 것 같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값싼 연료전지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수소엔진차가 대안일지 모른다.
포드 2세는 “수소엔진차의 경우 제조비용이 적고 만드는 데 복잡할 것도 거의 없지만 환경보호 효과는 연료전지의 99%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연료와 공기가 폭발하면서 피스톤이 오르내리는 엔진작동 원리는 가솔린 엔진과 똑같다. 가솔린 엔진 공장을 거의 개조하지 않고도 수소엔진이 탑재된 V8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수소엔진차의 연비는 가솔린 엔진보다 25% 높다.
포드차 대체 동력 기술 개발부를 책임지고 있는 밴스 재나델리(Vance Zanardelli)는 “수소엔진의 압축률이 가솔린 엔진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엔진 가열이 필요 없고 점화도 쉬워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단점이라면 연료통을 하염없이 크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자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값싼 수소엔진 차량이 출시되면 정유업계는 수소 생산공장과 충전소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면 포드차는 수소 경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드가 정유업계에 수소시대를 열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은 ‘수소인간’ 포드 2세를 사랑하게 될까. 여기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내연기관과 관련된 문제다. 수소연료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폐쇄 공간에서 고온으로 연소할 경우 부산물로 발생하는 스모그의 주성분인 질소산화물은 여전히 남는다는 점이다.또 연료전지 자동차 등 다양한 수소에너지 사용 차량에 모두 걸리는 문제도 있다.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오염도 유발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운반 문제를 들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권한 대행 출신으로 <수소중독> (The Hype About Hydrogen)의 저자인 조셉 롬은 수소에너지를 운반하는 디젤 트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수소에너지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소비자라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가 환경에 훨씬 적합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환경보호론자들이 포드에 다시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열대우림 보호 네트워크(RAN)의 마이클 브룬 사무총장은 “포드가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있다. 그는 요가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번지르르한 말 몇 마디와 요가로 환경을 보호할 수는 없다”고 꼬집어 말했다. RAN은 최근 반(反) 포드자동차 캠페인에 돌입했다.수소중독>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