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설립 4년 만에 매출 1000억 돌파 ‘홈캐스트’…“셋톱박스 평정하고 DMB로 굳힌다”

설립 4년 만에 매출 1000억 돌파 ‘홈캐스트’…“셋톱박스 평정하고 DMB로 굳힌다”

신욱순 사장.
정계·재계에 뚜렷한 ‘승자’ 없이 여러 세력이 난립해 난전을 벌이는 시기를 흔히 ‘춘추전국시대’라 부른다. 100여 개 업체가 난립한 국내 셋톱박스 업계는 바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킨다. 홈캐스트는 이 업계에 한발 늦게 뛰어들었으면서도 기술력과 시장분석 능력으로 순식간에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회사 설립 4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톱5’에 자리 매김했다. 무서운 속도다. 하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설립 첫해인 2000년 매출액은 기껏 10억원에 불과했다. 손익계산서는 더욱 볼 것이 없어 2억6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이후 4년 사이 놀랄 만큼 성장했다. 2004년 결산에서 첫해의 12배가 넘는 1229억원의 매출액과 8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누가 봐도 ‘알짜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신욱순(50) 홈캐스트 사장은 “연구개발(R&D)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올인’했는데 성과가 좋았고, 시장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적기에 제품을 출시한 점도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홈캐스트는 올해 매출 2000억원에 도전한다. 전 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00만 대에서 올해 6000만 대로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홈캐스트는 올해 세 가지 전략을 세웠다. 먼저 중소형 방송사업자로까지 공략 대상을 넓힐 생각이다. 방송사업자 시장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회사는 이 부문 관련 매출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려 전체 매출의 35%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휴맥스에 이어 가장 많은 여섯 개의 CAS(수신제한시스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11%에 불과했던 자체 브랜드 매출을 올해는 32%까지 끌어올려 ‘homecast’라는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알릴 생각이다. 자체 브랜드 확대를 위해 회사 이름도 이전의 ‘이엠테크닉스’에서 가정(home)과 방송(broadcast)을 뜻하는 ‘홈캐스트(homecast)’로 바꿨다.

‘5-3-2’ 시스템 ‘돌격’ 여기에 현지화 전략까지 곁들여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셋톱박스의 본산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고 두바이에는 지사를 설립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올해에는 유럽권역 내 해외 R&D 센터를 설립하고 매출 증가에 대비해 동유럽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외형 확대 못지않게 늘어난 ‘파이’를 골고루 나눠 먹을 수 있는 기업문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신 사장은 2003년 이후 ‘5-3-2’ 원칙을 한번도 어기지 않고 실행해 왔다. 전체 순이익의 50%는 회사 생존을 위한 R&D에 쓰고, 30%는 주주 배당으로, 20%는 사내 배당으로 쓴다. 신 사장은 “대부분 성장단계에 있는 회사들이 외형 확대에 급급해 성과를 나누는 데 인색하지만 또 다른 성장을 위해서는 주주와 직원·회사가 골고루 성과를 나눠 갖는 문화 정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에도 직원들한테 평균 800%의 상여금을 지급했으며 성과가 좋았던 일부 직원은 1200%까지 ‘두툼한 봉투’를 챙겼다. 이러한 성과 배당 문화로 홈캐스트는 그동안 셋톱박스 업계 모두가 골치를 앓아 왔던 R&D 인력 유출이 단 한명도 없었다 홈캐스트는 회사 도약을 이끌었던 디지털 셋톱박스에 이은 새로운 성장엔진을 마련 중이다. 현재는 셋톱박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갈수록 이익률이 떨어지는 현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홈캐스트는 셋톱박스 사업과 관련된 디지털오디오방송(DAB),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지상파 DMB 사업자로 선정된 K-DMB 컨소시엄에 16%의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것도 DMB 단말기 시장을 노린 선점 전략이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08년 이 시장의 규모를 9000억원로 전망했다 홈캐스트로서는 이른바 셋톱박스에 이은 또 다른 ‘황금어장’인 셈이다. 신 사장은 “국내 지상파 DMB 서비스 일정에 맞춰 9월 말까지 DMB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2008년 이후에는 디지털 셋톱박스와 DMB·DAB 관련 매출이 비슷해지면서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사장은 홈캐스트의 미래에 대해 “꾸준한 R&D와 인력관리,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2008년에는 유럽에서 ‘홈캐스트’란 브랜드를 ‘넘버 원’의 자리에 올려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럽시장 제패는 곧 세계시장 제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터뷰ㅣ신욱순 사장 “디지털 셋톱박스는 홈네트워크 중심” “셋톱박스는 가전이 아닌 통신입니다.” 디지털 셋톱박스(D-STB)에 대한 지식 없이 신욱순 사장의 말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디지털 셋톱박스의 핵심이 무선통신 기술이라는 점을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 사장은 또 최근의 셋톱박스 시장 한계론에 대해 “통신 기능이 강화되면서 셋톱박스는 점차 FTA와 CI 등 단순 제품을 넘어 가정의 ‘홈 서버(Home Server)’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셋톱박스 시장이 개인용 저장장치(PVR)용과 양방향 데이터 방송용, 고화질 방송용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일축했다. 신 사장의 분석은 셋톱박스가 방송신호를 받아 영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홈네트워크를 위한 ‘홈 서버’로 진화해 홈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셋톱박스 업체가 DMB나 DAB 단말기 업체로 탈바꿈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셋톱박스가 디지털방송을 수신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DMB나 DAB 단말기 시장은 셋톱박스 시장의 성장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MP3 등을 포함한 휴대정보기기 업체들과 한바탕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사전예약 800만 달성

2'서울원' 흥행·재무구조 개선에 실적 호조 기록한 HDC현산

3SPC그룹, 연말 맞이 ‘임직원 헌혈 송년회’ 진행

4이랜드 미쏘, 연말 시즌 맞아 윈터 홀리데이 컬렉션 출시

5“가성비 VS 프리미엄”…GS25, 12월 주류 프로모션 진행

6구글, 캐나다서도 광고시장 독점 혐의로 제소…영국서도 조사중

7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등촌역’ 견본주택 29일 개관

8"합치고 새로 만들고"...KT, 2025 조직개편 단행

9LG생활건강, 일본 대표 이커머스 행사 매출 292% 성장

실시간 뉴스

1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사전예약 800만 달성

2'서울원' 흥행·재무구조 개선에 실적 호조 기록한 HDC현산

3SPC그룹, 연말 맞이 ‘임직원 헌혈 송년회’ 진행

4이랜드 미쏘, 연말 시즌 맞아 윈터 홀리데이 컬렉션 출시

5“가성비 VS 프리미엄”…GS25, 12월 주류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