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우종식 RG그룹 사장…“한국산 ‘아궁이’ 세계서도 통한다”

우종식 RG그룹 사장…“한국산 ‘아궁이’ 세계서도 통한다”

우종식 RG그룹 사장.
국내 가정용 의료기기 판매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무료 체험을 통한 직접 판매라는 공식을 깨고 원하는 만큼 빌려 쓰게 하는 ‘렌털’ 개념이 처음으로 이 업계에도 도입된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정수기가 렌털 마케팅을 통해 급속히 보급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 불고 있는 ‘렌털’ 바람의 중심에 RG그룹 우종식 사장이 서 있다. “무엇보다 기술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렌털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고객들이 계속 빌려 쓰겠습니까. 적당히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판매자 중심 사고’로는 생존할 수 없어요.” 13년간 의료기기 분야에만 종사해 온 우 사장은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는 좋은 제품이 많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고객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렌털 마케팅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정수기 물은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중단하거나 바꾸지 않지만 제조 원가가 비싼 의료기기의 경우 단기간만 사용하고 계약을 중지할 경우 손해가 크기 때문이었다. “가정용 의료기기의 대중화를 꼭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싼 기기를 이용한 만큼 값을 분할해 지불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서민도 그만큼 접근하기가 쉬워지겠죠. 어차피 좋은 뜻으로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우 사장은 지난해 렌털 서비스 요원 50명을 모집해 매트 치료기나 복부비만 치료기 등을 빌려주는 렌털 마케팅을 시작했다. 걱정은 했지만 예상대로 반응은 좋았다. 정말 몸에 좋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에서 100만~200만원이나 하는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데 망설였던 고객들이 렌털 서비스를 환영한 것이다. 그 결과 마케팅을 시작한 지 1년도 못 돼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조양의료기 경영까지 떠맡아 세상에는 치밀한 계산에 의한 행동도 많지만 우연한 선택이 운명을 결정 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 사장이 가정용 의료기기와 인연을 맺은 것도 생각해 보면 우연에 가깝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외롭게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25세 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효도를 하고 싶어도 할 상대가 없었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찾던 중 한 의료기기 회사를 알게 됐는데 아무 생각 없이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겠다 싶어 무작정 뛰어들었죠.” 적극적인 성격에다 대인관계가 좋은 우 사장은 미건의료기와 선영메디칼 등에서 단기간에 지사장을 거쳐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몸을 담았던 선영메디칼이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2000년 한빛의료기 설립해 독립을 감행했다. 우 사장은 현재 RG그룹뿐 아니라 의료기기 제조 회사인 조양의료기의 대표이사직도 함께 맡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조양의료기는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업체로, 현재 코스닥 등록을 진행 중이다. 우 사장의 능력을 눈여겨본 조양의료기 경영진이 한빛의료기와의 합병을 제안했으며, 우 사장은 이를 받아들여 2003년 상무이사로 조양의료기와 인연을 맺었다. ‘굴러들어온’ 그가 지금은 대표이사직까지 맡아 조양의료기 경영 전체를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우 사장이 지난해 설립한 RG그룹은 제조업체인 조양의료기의 주요 판매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다변화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을 한 곳에만 고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렌털 마케팅, 무료 체험관 마케팅, 네트워크 마케팅, 홈쇼핑 등 여러 채널을 가동하는 거죠.” 우 사장의 말대로 RG그룹 안에는 여러 판매 채널을 맡고 있는 개별 마케팅 회사가 포진해 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RG웰텍스, 네트워크 사업체인 RG인터내셔날, 렌털 서비스와 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RGc코리아, RG홈쇼핑 등이 그것이다.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비만 치료입니다. 혈액 순환이 안 되고 체중이 불어나면 몸이 무겁고 병에 걸리기 쉽죠. 노인성 질환이나 여성 질환도 비만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우 사장은 5년 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수용 교수팀과 함께 신제품을 개발해 왔다. 한번도 개발팀을 바꾼 적이 없을 정도로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요즘 눈길을 끌고 있는 제품은 비만과 통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흡인 중주파 흡인기’와 ‘으뜸 아궁이’다. ‘흡인 중주파 흡인기’는 인체에 유익한 중주파를 이용해 근육의 수축운동을 도와주는 제품이며, 전통 아궁이에서 착안한 ‘으뜸 아궁이’는 산후 몸조리나 여성 질환에 유용하다. 그리고 RG홈쇼핑은 요추 디스크의 통증을 완화해 주는 ‘RG 웰빙 디스케어’를 우리홈쇼핑과 670개 유선방송 등을 통해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한국의 30배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입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죠. 중국만 해도 시장 규모가 어림잡아 국내 시장의 30배는 넘을 겁니다.” 우 사장의 발길은 이미 해외로 향하고 있다. RGc코리아는 미국·중국·홍콩·아프리카 등 7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거둔 작은 성공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한국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야죠. 온돌이나 한국산 아궁이의 매력은 중국인이나 미국인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겁니다.” 우 사장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도 한 사람 있다. 국제 전립선 홍보대사로 건강사업과 인연을 맺고 있는 유명 영화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다. 지인을 통해 우 사장을 소개받은 남궁원씨는 그의 사업 열정에 공감하고 기꺼이 RG그룹 회장직을 맡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종식 RG그룹 사장 1963년 生
부산대 경영학과 졸업
1992년 ㈜미건개발의료기 영남총괄본부장
2000년 한빛의료기 설립
2002년 월드컵 홍보위원
2004년 ㈜RGc 코리아 대표이사
2005년 ㈜RG웰텍스 대표이사, ㈜RG홈쇼핑 대표이사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삼성, 세대교체로 '인적쇄신'...30代 상무∙40代 부사장 다수 승진

2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정진완 부행장

3"어린이용 버블 클렌저에 분사제로 LPG 사용?"…화재·폭발 주의

4엔지니어 중심의 인사 삼성벤처투자에도 이어져

5누구나홀딱반한닭, 2024 한국브랜드 소비자 평가 대상 수상 "쌈닭으로 메뉴 차별화"

6‘환승 저축’ 우리은행, 청약 예·부금→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시 5만원

7중기부, 소상공인 경영지원 플랫폼 '소상공인 365' 시범 운영

8사전 교감 없었던 ‘비자 면제’...中의 숨겨진 ‘세 가지’ 의도

9멕시코 대통령 "美와 관세 전쟁 없다"…中 전기차 투자도 미정

실시간 뉴스

1삼성, 세대교체로 '인적쇄신'...30代 상무∙40代 부사장 다수 승진

2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정진완 부행장

3"어린이용 버블 클렌저에 분사제로 LPG 사용?"…화재·폭발 주의

4엔지니어 중심의 인사 삼성벤처투자에도 이어져

5누구나홀딱반한닭, 2024 한국브랜드 소비자 평가 대상 수상 "쌈닭으로 메뉴 차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