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견 간부들 외모 관리 붐…“젊어 보이는 게 경쟁력”
기업 중견 간부들 외모 관리 붐…“젊어 보이는 게 경쟁력”
중년 성형 20~30% 늘어 압구정동 노블 성형외과에는 하루 평균 3~4명의 중년 남성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고익수 노블성형외과 원장은 “올해 초부터 중년 남성 환자들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여성 환자들이 주로 코를 높이거나 광대뼈를 깎는 개조형 성형을 원한다면 중년 남성들은 눈 밑에 처진 주름살을 제거하는 ‘눈꺼풀 성형술’이나 늘어진 피부를 당겨주는 수술, 보톡스 주사, 검버섯 제거 수술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리는 중년 남성들 중 상당수는 절박한 생존의 기로에 내몰린 이들”이라며 “‘겉모습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처럼 성형 수술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다는 것이 성형을 선택하는 남성들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년 남성 손님들은 대부분 기업체·관공서에 근무하면서 사내 경쟁에 시달리는 중견 간부들이거나 퇴직금을 털어 가게를 연 신규 창업자들”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욱 성형외과원장도 “그동안 ‘얼굴에 칼 대는 일’을 끔찍하게 여겼던 중년 남성들이 성형외과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 성형 환자 중 40~50대 남성의 비율이 대략 20~30%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병원이나 개인의 성형 부위별 특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처진 눈꺼풀 시술에는 100만~150만원, 눈 밑의 지방을 제거하는 데는 100만~200만원, 얼굴에 지방을 이식하는 데는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든다”며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성형수술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에는 성형의 고급화도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작정 성형수술을 시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년 남성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피부 재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지병이 있다면 반드시 수술에 앞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기본적인 외모 관리로 꼽히는 피부관리실에도 중년 남성 고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압구정동에서 수에스떼라는 피부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윤향숙 실장은 “1년 전만 해도 한 달에 한두 명에 불과했던 중년 남성 고객의 숫자가 최근에는 일주일에 4~5명 정도로 부쩍 늘었다”며 “피부관리의 효과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쑥스러움 때문에 피부미용실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중년 남성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당당히 관리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고 전했다. 올 초부터 이곳을 찾는다는 기업체 중견 간부 K씨는 “직장에서 술이나 담배에 찌든 모습만 보여주면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 십상”이라며 “피부관리를 받으면서 부쩍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 외모 관리 시장도 ‘쑥쑥’ 중년 남성의 트레이드 마크 격이었던 돋보기 안경도 실제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게 하는 것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투박한 느낌의 ‘돋보기 안경’을 대체할 콘택트렌즈도 등장했다. 바슈롬은 노안 교정용 콘택트렌즈를 내놓았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는 노안 교정을 위해 만들어진 콘택트렌즈가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콘택트렌즈 사용자가 젊은 여성들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미지를 위해 안경을 벗고 렌즈를 착용하려는 중년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덕현 덴츠이노백 대표이사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돋보기 안경을 쓰는 것보다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중년이 탈모가 본격화되는 나이라는 점을 감안해 대머리와 관련된 산업도 커지고 있다. 탈모시장은 모발관리 제품, 모발관리 서비스, 탈모치료제, 가발, 모발이식 등으로 세분돼 있으며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원대에서 올해 5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탈모로 고민하는 남성 인구는 336만 명, 여성인구는 295만 명으로 추산된다. 발모제와 탈모시장에는 CJ(직공모발력)·LG생활건강(모앤모아)·태평양(닥터모) 등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발시장도 나날이 커져 전체 시장규모가 지난해 700억원대에서 올해 2000억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남성 화장품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02년 1800억원, 2003년 2100원, 그리고 2004년에는 25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재선 LG생활건강 과장은 “40~50대 남성을 타깃으로 내놓은 노화방지 전용 기능성 에센스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성매매 무혐의’ 최민환, “율희 일방적 주장" 일파만파 퍼져...
2‘혼외자 논란’ 닷새 만에 '정우성' 고개 숙였다
3내년 '연봉 3배' 콜?...브레이크 없는 인재 채용 '치킨 게임'
4 ‘유퀴즈’ 출격 고현정, 드뮤어룩 완성한 ‘이 브랜드’
5이커머스에 반격…기대 이상 성과 낸 ‘스타필드 마켓’ 비결은
6‘1400원 强달러’에 달러보험 눈길 가네…장·단점은?
7구글 최고의 무기, 세계 1등 브라우저 크롬…분사해야 한다면?
8‘제2의 도시’의 운명…성장과 쇠퇴 그리고 도전
9“최강야구부터 무쇠소녀단까지”...땀 흘리는 예능이 인기인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