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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케팅클럽 선정 지난 20년간 최고 히트 상품…애니콜 마케팅 고수들이 뽑은 대한민국 No.1 브랜드

한국마케팅클럽 선정 지난 20년간 최고 히트 상품…애니콜 마케팅 고수들이 뽑은 대한민국 No.1 브랜드

김진수 한국마케팅클럽 회장.
국내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을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케팅클럽(KMC)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최고 히트 상품’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66.7%인 14명(중복 응답)이 ‘애니콜’을 지목했다. 2위 ‘하이트 맥주’가 33.3%(7명), 3위 ‘박카스’‘쏘나타’가 각각 23.8%(5명)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차이다. 애니콜을 최고 히트 상품으로 여기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마케터는 “세계 최상위 브랜드를 달성한 몇 안 되는 사례”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정보의 즉각적인 교류를 가능하게 함은 물론 한국인의 ‘합체 능력’까지 보여준 상품” “‘한국 지형에 강하다’라는 한국적인 구호로 경쟁 상대인 모토로라를 완전히 제압한 (국제화 시대의 모범적인) 돋보이는 사례”라는 대답도 있었다. 설문을 진행한 한국마케팅클럽은 1985년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제조·유통·디자인 부문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나 CEO가 회원으로 있는 전통 있는 멤버십 클럽이다. 현재 회원은 60여 명. 은퇴했지만 탈퇴하지 않은 원로가 꽤 있어 실제 활동하는 인원은 30여 명으로 이 중 22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CEO가 대부분인 이들을 대상으로 히트 상품을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화장품은 태평양·자동차는 현대차 부문별 히트 상품에서 식품·음료 분야의 경우 하이트맥주가 압도적이었다. 응답한 18명 중 7명이 선택한 하이트맥주는 “오랫동안 마켓 리더였던 OB맥주를 제치고 ‘물’이라는 컨셉트를 내세워 시장 판도를 바꾼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하이트맥주는 전체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소수 의견으로는 장수 상품인 ‘박카스’(5명)와 최근 박카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비타500’(3명)이 뒤를 이었고 ‘신라면’ ‘햇반’ 등이 1~2표를 얻었다. 화장품 부문에서는 15명의 응답자 중 4명의 지목을 받은 ‘아이오페’가 1위였고, 그 뒤를 ‘아모레’(3명), ‘미샤’(3명), ‘라네즈’(2명), ‘설화수’(2명), ‘샤넬’(1명)이 이었는데 ‘미샤’와 ‘샤넬’을 제외하면 모두 태평양의 브랜드다. 아이오페를 선택한 이들은 ‘기능성 화장품 시대를 최초로 열면서 국산 화장품의 이미지를 고급화해 외국 브랜드를 ‘제압’한 데 점수를 주었다. 미샤는 시장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저가 화장품의 대중화를 이룬 점을 들었다.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지목한 이도 있었다. 자동차 부문은 단연 현대차였다. 그중에서도 ‘쏘나타’가 17명의 응답자 중 12명의 손을 들어올리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 ‘단일 브랜드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올리고 있다’는 이유였다. ‘과거 국내 시장에서 힘들었던 브랜드 지속성을 유지’해 ‘최장수 브랜드이면서 고품질 중형차의 대명사’가 된 것에 점수를 준 것이다. 하지만 부문별이 아닌 전체 히트 상품을 묻는 질문에서 쏘나타는 하이트맥주-박카스에 이어 공동 3위(5명)를 차지했다. ‘에쿠스’ ‘프라이드’ ‘그랜저XG’ ‘렉스턴’ ‘삼성SM5’는 1표에 그쳤다. 가전제품·컴퓨터·이동통신 부문에서는 역시 애니콜이 최고였다(18명 중 12명). 김치냉장고인 ‘딤채’가 2명이었고 밥솥 브랜드인 ‘쿠쿠’(1명), LG 에어컨 ‘휘센’, ‘스피드011’이 각각 1명의 호응을 받았다. 패션 분야는 응답자가 적었다. 응답한 11명 중 ‘지오다노’를 선정한 이들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빈폴’(2명)이었다. ‘아가방’ ‘앙드레 김’ ‘이랜드’ ‘BYC’ ‘TIME’ 등은 모두 1표를 얻었다.

“지금은 생존이 중요한 시대” ‘최근의 마케팅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변화’ ‘혼합’ ‘혼란’ ‘전쟁’ 같은 단어들이 주로 등장해 현 시장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으며 격심한 경쟁 상태에 휘말려 있음을 실감케했다. 주요 표현은 다음과 같다. 예측불허, 컨버전스(융합), 퓨전 마케팅, 다변화, 다음 세대로의 전환, 하이브리드(Hybrid·혼합), 문화, 브랜드 파워 전쟁, 이성보다 감성, 고객 주도, 전략적 브랜드 경영, 치킨 게임 등이 그것이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이상경 현대리서치 사장은 “이 표현들을 분석해 보면 컨버전스, 브랜드, 치열한 경쟁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가는 변화기에 살아남으려면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하는데,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어필시키고,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여러 마케팅 수단을 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제 생존은 모두의 고민인 듯하다.


한국마케팅클럽은… 업계 최고만 가입하는 ‘자존심 그룹’ 1985년 장인준씨 등이 설립한 한국마케팅클럽(KMC)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전문가 모임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전문가가 모인다 해도 친목 위주로 흘러가기 마련이지만 KMC는 유독 학구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곳이다. 이곳은 가입하는 것부터 까다롭다. 대개 기존 회원의 추천으로 해당 분야의 임원급 이상 최고 전문가를 신입 회원으로 받아들이는데, 추천이 있다고 해서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9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심사하며 심사의 1차 기준은 소속 회사 매출액보다 인품이다. 모임이 거래관계를 위한 곳으로 변질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 중 한두 명이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대개 탈락한다. 20년이 됐지만 원로 회원까지 포함해 70명이 채 안 되는 이유다. 지금도 이곳에 가입하려는 이들이 많아 가입 경쟁률은 보통 5~10대1에 이른다. 친목 모임으로 흐르는 것도 경계한다. 매달 월례 스터디를 하고 연간 두 번의 성공사례 워크숍을 연다. 김진수 회장은 “친목이 20%, 스터디가 80%”라며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지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모임은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가입한 지 5년이 됐다는 문규영 아주산업 회장도 “많은 모임에 나가 봤지만 여기처럼 학구적인 분위기를 지속하는 곳은 없다”고 할 정도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1사(社) 1인’ 원칙을 지켜 왔는데 앞으로는 후계자를 포함해 1사 2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진수 한국마케팅클럽 회장 “한국 소비자 선구안 세계 최고” “무슨 협회니 하는 친목 단체는 많아도 한국마케팅클럽처럼 전문 직종의 시니어들이 20년 동안 공부 모임으로 유지해 온 곳은 흔치 않을 겁니다.” 지난 2월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사장에 이어 8대 회장에 오른 김진수(CJ홈쇼핑 사장) 한국마케팅클럽 회장은 20주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저희끼리는 ‘자존심 그룹’이라고 부릅니다. 입회 절차가 엄격한 것은 모임이 거래와 비즈니스를 위한 곳이 되지 않게끔 하려는 장치죠.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김 회장은 “마케팅은 소비자의 마음을 뺏는 것”이라며 “같은 소비자의 마음을 뺏고, 같은 소비자의 ‘지갑을 노리는’ 최고의 마케터들이 모여 서로 자극을 받고 어깨동무를 하며 가는 곳”이라고 KMC를 ‘마케팅적으로’ 소개했다. “신입 회원을 뽑을 때 업계 톱인지를 제일 먼저 따지는 것은 바로 이런 어깨동무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10년 전인 1995년 한국존슨 사장으로 있을 때 KMC에 가입한 김 회장은 “절차가 엄격하고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적인 결속력은 최고”라며 “여기 와서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결국은 소비자를 봐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진다”고 말했다. 초심과 원칙에 충실해지는, 마케터로서 자신을 정화하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20년 동안 스터디 내용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신제품 개발이나 광고 판촉 전략 사례 등이 주요 소재였으나 몇 년 전에는 감성 마케팅이, 최근에는 온·오프라인을 관통하는 마케팅 등이 등장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시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테스트 베드가 될 정도로 한국 소비자는 상품을 보는 눈이 굉장합니다. 한국 아줌마들이 좋다고 한 것 치고 유명해지지 않은 상품이 없었어요. 대표적인 예가 일제 밥솥인데, 한국 아줌마들은 ‘코끼리’ 밥솥을 좋아했고, 대만 아줌마들은 ‘타이거’ 밥솥을 좋아했답니다. 결과가 어땠습니까. 결국 코끼리가 이기지 않았습니까. 마케터로서는 힘든 시장이지만 좋은 스파링 파트너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요즘 젊은 세대의 상품 선구안이 대단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마케터에게 스킬만 원하는 단점이 있다”는 김 회장은 “좋은 마케터란 단순한 사업 기획이 아닌 ‘몇 년 후 우리 회사는 뭘 먹고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도대체 소비자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전문가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소비자는 바로 나 자신이고 가족이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입니다. 소비자가 여성이면 나의 아내이고 어머니입니다.” 제일제당(현 CJ) 마케팅부장과 상품기획실장을 거쳐 다국적기업 한국존슨의 사장으로 잠시 외도했다가 친정으로 복귀한 김 회장은 대상(옛 미원)과의 조미료 전쟁에서 ‘다시다’로 역전을 이룬 주인공. 이후 이온음료 ‘게토레이’와 숙취해소 음료인 ‘컨디션’을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며, 식품본부장 시절에는 ‘햇반’을 성공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가나다순) 김낙회 제일기획 부사장, 김동균 비아이티컨설팅 대표, 김성제 옴니브랜드 사장,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 김명하 김앤백커뮤니케이션즈 회장, 김진수 CJ홈쇼핑 사장, 문규영 아주산업 회장, 박복동 한국마케팅전략연구소장, 박찬원 코리아나화장품 사장, 백남진 진디자인 대표, 유승삼 벤처테크매니지먼트 사장, 유인촌 유시어터&서울문화재단 대표, 유정열 칭다오대 교수,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윤세웅 디자인하우스 사장,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사장, 이상경 현대리서치연구소 사장,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사장, 이흥철 엔아이코리아 대표, 전성률 서강대 교수, 조원장 다니스코코리아 사장, 표현명 KTF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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