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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창업 다이어리(10)] 일산에서 생고기 전문점 운영하는 탤런트 백준기

[스타 창업 다이어리(10)] 일산에서 생고기 전문점 운영하는 탤런트 백준기

TBC 공채 17기 출신으로 연기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 연기자 백준기(53)씨. 1980년대 ‘토지’ ‘한명회’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이름을 날렸고 최근에는 ‘사랑과 전쟁’ 등에 출연하고 있다. 지적인 이미지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명한 그가 ‘백목장’이란 생고기 전문점을 열면서 ‘음식점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백목장은 ‘탤런트 백준기가 운영하는 목장’이란 뜻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목장을 방문해 고기 파티를 즐기듯 흥겨운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백준기 사장이 일산 정발산역 인근에 백목장을 연 때는 2003년 9월. 벌써 2년1개월이 흘렀다. 특별한 홍보 한 번 안 했지만 ‘맛있는 고깃집’이란 입소문만으로 월 8000만원씩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음식 장사의 70~80%가 망한다는 요즘 같은 불황에 이런 실적은 뚜렷이 돋보인다. 백 사장이 장사를 한 건 이번 백목장이 두 번째다. 2001년 인천의 한 찜질방 안에서 음식점을 2년 정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당시는 경기가 좋을 때라 2년 만에 5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두었다. 그때 올린 수익이 밑천이 되면서 지금의 생고기 전문점 백목장을 열 수 있었다. 찜질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경영 노하우를 익혔기 때문에 같은 먹을거리 업종인 생고기 전문점으로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생고기 전문점을 택한 데 대해 그는 “생고기가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에게 인기있는 먹을거리이고 고기맛과 소스만 잘 선택하면 업종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업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실평수 30평 규모의 백목장을 여는 데 든 비용은 약 5억원. 임대보증금 1억5000만원, 권리금 5000만원, 주방시설비·인테리어·집기·후드 시스템 2억7000만원, 초도물품비 3000만원 등이다. 처음에는 20평 규모로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잘되자, 문을 연 지 5개월 만에 옆 점포 10평을 사들여 지금의 규모로 확장했다. 백목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입지다. 생고기 같은 외식업종은 입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 백목장은 일산 정발산역 바로 옆의 롯데백화점 뒤쪽에 있다. 라페스타 공영주차장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어 찾기도 쉽고 주차하기도 쉽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황토로 칠한 듯한 벽면과 체리빛 원목으로 꾸민 천장 등이 반긴다. 마치 자기 집에 들어설 때 느끼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생고기가 붉은빛인 만큼 먹을 때 입맛을 돋우도록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홀 중앙은 의자를 선호하는 손님들을 위해 꾸몄다. 양쪽 벽면은 안방처럼 꾸며 편하게 앉는 것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위해 식탁과 좌석을 배치했다. 테이블은 4인용 24개며, 좌석 수는 96석이다. 그는 특히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기장치인 ‘후드 시스템’에 큰돈을 들였다. 같은 규모의 다른 음식점에 비해 두 배는 된다. 신발을 벗고 앉는 마루형 식탁 쪽에는 원통형 후드를, 홀 중심과 야외 식탁에는 불판 자체에 후드를 설치했다. 환기장치에 돈을 들인 이유는 뭘까? 그는 “처음에는 깨끗한 이미지를 위해 원통형 후드를 설치하지 않았더니 환기가 잘 안 돼 손님들이 고생했다”면서 “돈이 좀 들더라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고기를 먹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환기 시스템에 돈을 더 들였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30~40대 주요 손님층의 80%가 단골이 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음식점은 아무리 목이 좋고 인테리어가 멋져도 맛이 없으면 손님 발길이 끊어지는 법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에 가장 먼저 줄이는 항목이 바로 외식비 아닌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고기 맛과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백목장을 찾는 손님들은 “한번 이 집 고기맛을 보면 잊기 힘들어 저절로 발길이 간다”고 대개 좋은 평가를 한다. 고기맛 덕분에 손님들 입에서 입을 타고 자연스럽게 소문이 났다. 여기에다 인터넷 개인 블로그 여러 곳에 맛있는 고깃집으로 추천되면서 백목장은 ‘불황 속의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갈비살·안창살·등심·꽃살 같은 한우 메뉴만 전문적으로 팔았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 후유증으로 고전하면서 그는 오겹살·녹차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 메뉴도 새로이 추가했다. 이로 인해 그는 광우병 파동도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었고, 메뉴 다각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손님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었다. 백목장의 생고기 가격은 9000~4만원. 언뜻 비싸다는 인상을 받기 쉽다. 하지만 특A급 고기맛을 보면 비싼 가격이란 생각은 절로 사라진다. 이 맛이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갈비살과 목장 안창살이다. 생고기 전문점에서 고기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는 소스. 생고기를 구워 먹을 때 고기맛을 배가하는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백목장의 간장 소스는 달콤새콤하면서도 매운맛이 살짝 묻어난다. 간장·겨자에 청양고추와 양파를 넣어 맛을 더해서다. 이 소스는 그가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사용하던 양념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주방장과 머리를 맞대고 10여 차례 조리 실험한 끝에 완성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고기와 함께 싸먹는 파무침에도 깻잎·콩나물 같은 새로운 재료들을 매일 추가한다. 파와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음식 재료를 첨가해 만드는 온갖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반찬이라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밥을 시키면 따라나오는 된장찌개는 옛날 할머니가 끓여준 듯한 토속적인 스타일로 40대 이상의 중년층에게는 향수를, 20~30대 청장년층에게는 웰빙식을 선사하는 메뉴다.

재료비 비중이 무려 53% 월 매출 8000만원 선인 백목장의 순수익은 얼마나 될까? 생고기·야채 등 재료비 4300만원, 임대료 및 관리비 1000만원, 인건비 150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약 1200만원. 매출 대비 순수익 비율은 약 15%다. 재료비 비중이 매출의 53%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이는 인기 상품인 쇠고기나 돼지고기 생고기를 모두 특A급을 사용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백 사장은 “수입육을 쓰면 매입 단가는 낮아지지만, 맛이 떨어져 손님이 단번에 안다”면서 “장기적으로 사업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고기를 쓰는 게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는 질 좋은 생고기 공급처를 알아보기 위해 맛있다고 소문난 고깃집 주방장을 두루 찾아다니면서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모 유명한 고깃집에서 지금의 주방장을 소개받을 수 있었으며, 자연스레 생고기 공급처도 확보할 수 있었다. 고깃집에서는 생고기가 생명이기 때문에 쉽게 공급처를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주방장을 구하면 그 정보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는 이어 “생고기 공급처를 최소 두 군데 이상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독점 공급을 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공급받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공급처를 두 곳 이상 유지하면 경쟁이 붙기 때문에 품질 좋은 고기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목장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절대 친절’이다. 사장인 그는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어서 오십시오, 만나서 반갑습니다’하며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한다. 백목장을 추천한 개인 블로그들에 맛과 함께 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칭찬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우리 집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계시니, 고맙다는 마음에 친절함은 저절로 우러나온다”고 말했다. ‘손님에게 최고의 친절을 베풀자’는 것이 사업가 백준기의 좌우명. 그 좌우명을 실천하다 탈장 증세로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또 홀이 바쁠 때는 서빙은 물론 불을 지피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직접 나선다. 그는 “연예인 사장이라고 폼만 잡고 계산대를 지키고 있으면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내가 온몸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직원들도 신명 나서 열심히 따른다”고 말했다. 백목장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요약하면 세 가지. 좋은 품질을 그대로 유지한 고기맛과 친절함, 여기에 입지적인 장점이 결합돼 지금의 대박집이 탄생한 것이다. 대박집으로 소문나면서 여기저기서 프랜차이즈 점포를 내달라는 제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 사업의 내실을 더욱 다질 때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또 프랜차이즈를 하게 되면 맛과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보다 직영점을 고수한다는 것이 그의 방침이다. 그는 내년께 직영점을 한 곳 정도 더 내고 싶다는 사업가로서의 작은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직영점 위치도 미리 정해 두었다. 현재 점포를 기준으로 차로 20분 내 갈 수 있는 일산의 대화·화정 등을 입지로 찍어 뒀기 때문. 20분 내 거리라면 직영점이 늘어도 관리에 어려움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생고기 전문점, 창업할 때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음식점의 컨셉트가 담긴 이름을 지어라 음식점 이름은 다른 곳과 구별되는 핵심적 특징이나, 손님에게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가게만의 장점을 나타내야 한다. 예를 들면 ‘푸른 목장’은 음식점의 신선함을, ‘내 몸에 좋은 고기’는 웰빙을 강조하는 이름이다. ‘백목장’처럼 성을 사용하는 경우 전문성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

● 초보 창업자는 물품·재료비 관련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라 초보 창업자의 경우 개업 전에 필요한 식자재 관련 상품 리스트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리스트는 품목별로 분류해 납품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미리 준비해야 하는 재료와 개업 전날이나 개업 당일 구매해야 할 재료들을 분리해 두어야 한다. 생선이나 야채류처럼 신선도가 중요한 품목은 당일 구입하는 게 좋다.

●20~30대 손님이 많으면 심야 영업을 하라 주변에 주거·사무실용 오피스텔이 많으면 20~30대 싱글 수요층이 많다는 얘기다. 이들을 겨냥해 심야 영업을 하는 것도 매출을 올리는 좋은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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