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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인한 민간경제 활성화 … “두바이에 어마어마한 건축시장 형성 중”

고유가로 인한 민간경제 활성화 … “두바이에 어마어마한 건축시장 형성 중”

삼성건설이 수주해 두바이에 짓고 있는 700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 공사현장.
최근 세계 경제의 관심은 세계 3위의 산유국이며 중동지역의 교두보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쏠리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중동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이라크 새 정부 출범 이후 치안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두바이 지사에서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e-Trade팀 염승만 과장은 이곳 시장을 “맞힐 수 있는 로또”라는 말로 표현했다. “두바이는 중동지역 최대의 중개무역 항입니다. 두바이로 진출하면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와 러시아, 인도와 서유럽 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습니다. 현재 두바이를 비롯한 아랍에미리트연합엔 고유가로 인한 민간경제 활성화와 신도시 건설 같은 인프라 확충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마어마한 건축시장이 형성되고 있지요.” ‘두바이유’라는 명칭 때문에 흔히 두바이를 최대의 산유국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 전체 석유 매장량의 2% 남짓밖에 소유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 97%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에 묻혀 있다. 그러나 아부다비는 문화가 매우 폐쇄적인 데다 오래전부터 영국과 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이 지역 핵심 산업인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 등에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국내 업체가 뛰어들기가 만만치 않다는 게 염 과장의 설명이다. 반면 석유자원이 부족한 두바이는 중개무역 항으로 발전해 왔고, 개방적인 데다 자본주의 체제가 발달해 누구든 쉽게 진출할 수 있다. 염 과장은 두바이에서 사업하려면 중개무역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두바이는 우리나라 소도시 정도의 규모밖에 되지 않는 도시국가입니다. 그러니 여기를 상대로 장사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대신 두바이는 중국·러시아·인도·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의 상인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곳입니다. 물류 시스템도 훌륭하고 관세가 5%밖에 안 되며, 통관이나 결제도 쉽습니다. 또 무관세 할인판매를 하는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1월 중순∼2월 중순)’ 같은 행사 때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와 물 쓰듯 돈을 쓰게 만들기도 합니다.” 두바이를 상대로 무역을 하려면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다품종 소량 제품이 유리하며 ▶믿을 만한 현지 에이전트를 골라야 하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물건을 주지 말고 자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하며 ▶결제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제품 사양을 철저히 중동식으로 바꿔야 한다. 중개무역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무조건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이 잘 팔리는 게 당연하다. 중동지역은 취향이나 트렌드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다품종 소량 판매의 마케팅 전략이 현명하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들어가 직접 중개무역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믿을 만한 현지 에이전트를 선택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에이전트를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기 브랜드로 장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OEM 방식으로 거래하다 보면 제품의 질에 상관없이 얼마 가지 않아 중국 등 물건 가격이 더 싼 곳으로 거래처를 바꾸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의 결제 시스템 역시 문제다. 지나치게 현금이나 선불 결제를 고집하면 그만큼 거래하기가 어려워진다. 수출보험공사에 가입하면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손해액의 95%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디자인·색상·기능 등 제품 사양을 철저히 중동식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LG화장품이 중동지역에서 잘 팔리는 이유는 현지인의 피부색에 브라운 계통이 어울린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염 과장은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코트라가 공동으로 선발 파견하는 ‘해외시장 개척단’을 통해 6개월간 현지체험을 해보라고 적극 추천했다. “사업을 하려면 현지에 가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게 가장 좋다. 가보면 그곳에서 유력한 품목도 보이고, 제품을 어떻게 현지화할지, 누구와 접촉할지, 현지 문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처에 널린 모스크에서 방송을 많이 한다는 점에 착안해 그곳에 맞게 앰프를 개발, 보급해 대박을 터뜨린 업체가 있다. 현지에서 생수를 많이 마시므로 생수기도 좋은 아이템인 것 같다.” 두바이는 현재 소매시장뿐 아니라 건설시장도 붐이다. 신도시를 건설해 장기적으로 자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국인이 많이 들어오게끔 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지금 아파트와 건물을 한창 짓는 중이다. 염 과장은 이 지역 건축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내장재 수출의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한다. 또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했듯이 중동은 발전과 담수·정보통신 분야에서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낙관만 할 것은 아니다. 가격경쟁으로는 중국을 앞설 수 없고, 국내 제품의 브랜드 가치는 서유럽이나 일본·미국 등에 비해 낮아 판로를 뚫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상술을 자랑하는 아랍인을 상대로 장사한다는 게 녹록지 않은 일이다. “이곳 사람들은 계약 파기를 할 때 ‘인샬라(신의 뜻대로)’라는 말을 즐겨 쓴다. 약속도 잘 안 지키고, 지적재산권 개념도 없으며, 행동이 워낙 느려 성격 급한 사람은 잘 견디질 못한다. 여기서 성공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커다란 가능성과 위험성이 공존하는 곳. 그래서 염 과장은 중동의 두바이 시장을 로또에 비유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치밀한 전략과 노력에 따라 가능성이 열려 있는 로또라는 점에서 희망을 걸어봄 직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아랍에미리트연합(United Arab Emirates)은 동쪽으로 오만, 남서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으로 카타르, 그리고 북쪽으로 페르시아만과 면하며,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7개의 자치왕국 연합으로 이뤄진 왕정주의 도시국가다. 영국령에서 1971년 독립. 인구 4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영어가 통하고 인구의 약 70%가 외국인이며 하위직 노동력은 대부분 인도에서 들여오고 있다.



중동시장 현황

두바이를 거점으로 중동지역 전체로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 많다. 중동은 이라크 새 정부 출범 이후 치안과 정세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로화 강세로 과거 아랍에미리트 기계시장을 석권했던 이탈리아·스페인·독일산 기계의 공급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 중소형 기계 플랜트 진출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 정부의 재정이 튼튼해져 내수경기 활성화는 물론 경제개발을 위한 담수화 발전, 석유개발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중동지역이 주요 건설 프로젝트와 대규모 공공부문 조달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코트라 중앙본부는 두바이 지역에 입찰지원센터 (www.menatendor.co.kr)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자료 협조:코트라 해외조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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