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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1~2인 가구 겨냥 간편한 미니상품이 뜬다

[재테크] 1~2인 가구 겨냥 간편한 미니상품이 뜬다

드디어 아파트 비중(52.5%)이 절반을 넘어섰다. 그리고 가구당 평균 구성원(2.9명)이 3명도 안 된다. 또 도시지역 거주율(81.5%)이 80%를 돌파했다.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도시지역에서, 그것도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서 핵가족 형태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바로 200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지방의 작은 도시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아파트를 지어댄 결과다. 어느 새 아파트가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되었다. 전국의 아파트는 661만5771가구. 아파트가 많기로는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161만1410가구)가 으뜸으로, 2위 서울(121만6755가구)과 3위 부산(51만6490가구)을 합친 것과 거의 맞먹는다. 읍(54만1600가구)·면(21만4374가구) 등 농어촌지역에도 75만6234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1980년 7.0%에 불과했던 아파트 비중은 85년 13.4%, 90년 22.6%, 95년 37.5%, 2000년 47.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아파트에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을 합친 공동주택 비중은 66.1%에 이른다. 주택 3채 중 둘꼴로 공동주택이다. 그런가 하면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 전국에 72만5707가구(전체 주택 1259만2173가구의 5.76%)나 된다. 지방도시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농촌에는 임자 없는 집이 늘어난 탓이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평균 가구원 수의 급격한 감소다. 60년대 5.6명이었던 것이 90년 3.7명으로 줄더니 지난해 결국 2.9명을 기록했다. 30년 사이 두 명 가까이 감소한 데 이어 15년 만에 또 거의 한 명이 줄어든 것이다. 60, 70년대 부모와 자녀 3~4명의 가정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부모와 자녀 한 명이 가족을 구성한다는 이야기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을 늦추거나 하지 않으려 들고, 결혼은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고, 이혼이 급증하고, 나이 들어 자식에게 기대지 않으려 드는 가족해체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시·도별 평균 가구원 수는 지역별 특성으로 나타난다. 큰 기업과 공장 등의 일자리가 있어 사람이 몰리고 젊은층도 많이 사는 대도시와 수도권의 가구원 수는 평균치를 웃도는 3명 안팎이다. 반면 지방 시·도는 2.6∼2.8명 수준에 머문다. 지방은 물론 서울 인구까지 빨아들이는 경기도가 3.03명으로 가장 많다. 농촌지역과 고령인구가 많은 전남은 2.63명으로 가장 적다. 이처럼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가족·주거 형태는 ‘한두 명 내지 두세 명 가구+아파트 거주’로 요약된다. 핵가족화는 이제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는다. 나 홀로(1인) 가구 비중은 2004년 말 15.5%에서 2005년 말 17%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독거노인이나 결혼을 마다하는 싱글(Single)족만 1인 가구로 불리지 않는다. 맞벌이가 보편화하면서 생겨난 주말부부도 1인 가구 증가에 한몫한다. 지방에서 남편 혼자 자취하고, 아내는 서울에서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가 흔하다. 자녀의 학업을 위해 아내까지 해외로 딸려 보낸 채 국내에서 혼자 벌어 유학 경비를 보내는 기러기 아빠도 수두룩하다. 눈치 빠른 기업들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인 가구는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성향도 강하기 때문이다. 독신 여성 등 싱글족과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Double Income No Kids=DINK)족, 자녀를 출가시킨 노부부 가구 등이 주된 공략 대상이다. 씻지 않고 밥을 지을 수 있는 소포장 쌀, 하나가 너무 커서 반토막낸 무 등 한 끼니용 채소와 과일이 나왔다. 맞춤형 재테크 상품, 건강관리 컨설팅, 고급 원룸, 식사 배달, 테이크아웃 시장 등이 활기를 띠고 있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사람이요, 가족의 구성과 거주 형태는 소비시장의 형성과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장사를 잘하고 기업이 성공하려면 가족 구성과 거주 형태의 변화를 제대로 좇아야 한다. 이번 센서스는 지난해 11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것인데 해를 넘기지 않고 잠정집계 결과가 나온 것은 큰 진전이다. 5년 전보다 발표가 한 달 이상 빨라졌다. 인터넷을 통한 조사를 처음으로 하는 등 통계의 전산화가 진전된 덕분이다. 보다 구체적인 수치는 5월에 나온다. 인구통계는 통계의 기본이다. 그 흐름을 잘 읽으면 사회와 산업의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앞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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