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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발명은 주부들에 적합

[CEO칼럼] 발명은 주부들에 적합

봄이 눈앞에 와 있다. 언제부터인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힘이 솟아나면서 기분이 좋다. 세상이 아름답고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요즘은 아프다. 감기인 줄 모르고 한 달 동안 끙끙대며 고생했다. 나중엔 큰 병이 걸린 줄 알았다. 의사가 대수롭지 않게 “감기인데…”라고 하실 때 웃음이 다 나왔다.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오늘 이 순간 나는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발명? 정말 나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일이었다. 남자나 이공계 박사 등 전문가들이나 하는 일이었고, 색다른 사람들이 하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발명계의 일을 무척 재미있게 하고 있다. 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었는지를 깊이 깨닫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아마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부족하고, 80세라도 세 살짜리에게 배운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이 딱 맞다.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반면에 강한 인적자원이 있다. 특히 여성 부문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두터운 고학력층이 있다. 우리 협회 회원들만 해도 다양한 직군을 갖고 있다. 주부, 학생, 교사, 박사, 교수, 간호사, 의사, 변호사, 사업가에서 방송인, 연예인까지. 그중에 전업주부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발명하면 아인슈타인, 라이트 형제, 에디슨이 떠오르는가? 아니다. 많은 여성은 생활에 밀접한 발명을 한다. 생활에 아주 필요한 것들, 우리 옆에 항상 있는 것들의 많은 것들이다. 식품, 건강용품, 생활용품 등이다. 예를 들어 스팀 청소기를 발명한 분은 무릎 꿇고 걸레질하기 싫은 데서 발상했고, 아주 작은 소형 공기청정기는 반지하에 사는 아이들이 항상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또 남편이 잦은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준비하곤 했던 김치통이 새거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을 해결하려다 보니 밀폐 용기 뚜껑이 생겨났다. 남편에게 맛있는 김치를 먹이고자 하는 마음이 발명한 것이다. 음식물 건조기도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젖은 음식물 쓰레기를 완전하게 말리려다가 탄생한 제품이다. 모두 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다. 물론 BT, IT 분야의 전문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발명품도 많지만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발명이다. 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창의적인지 아는가. 우리는 전 세계 특허 보유 4위다. 하지만 여성의 특허 등록 비율은 전체의 4.5%에 불과하다. 아쉬운 대목이다. 어머니가 변하면 가정이 변하고 가정이 변하면 사회가 변한다. 우리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는 남자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여성들도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를 우리는 맞고 있다. 문제는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꼭 취업을 하고 창업을 해야 할까? 아니다. 발명에 해답이 있다. 가사와 육아도 정말 중요하다. 여자들도 남자와 똑같이 교육받고 사회에서 일하지만 결국은 육아 문제에 닥치면 가정으로 회귀하지 않을 수 없다. 이후에 복직하고 싶어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없거나 자리가 기다려주지 않아 결국 전업주부가 된다. 그러나 발명은 전업주부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생활의 문제점을 더 많이 겪는 덕분에 해결하는 기회도 더 많다. 우리들의 머리는 푸르고 넓은 바다와 같다. 그 속에는 정말 무궁무진한 것들이 들어있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꺼내 써라. 모든 기회가 거기에 있다. 우리들의 머리가 바로 블루오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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