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 & 용어] 금융시장 복병‘엔 캐리 트레이드’
[카툰 & 용어] 금융시장 복병‘엔 캐리 트레이드’
용어로 본 ‘이 주의 경제’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일본 중앙은행(BOJ)이 지난 9일 양적 통화정책 포기를 발표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중에 돈을 여유 있게 푸는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일시 혼란에 빠졌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저금리로 일본 엔화를 빌려 미국 및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가 종식될 것인지에 모아졌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의 제로(0)금리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와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한다. 싼 이자로 일본에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한다. 쉽게 말해 이자를 주지 않아도 되는 부모·형제 등의 돈을 빌려 다른 사람에게 이자를 받고 돈 빌려 주는 것과 비슷하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앉아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자를 받지 않았던 부모·형제가 사정이 생겨 이자를 달라고 할 때 생긴다. 즉, 이자가 부담스럽거나 이전만큼 돈벌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빌려준 돈을 다시 회수해 부모·형제에게 갚으려고 할 것이다. 물론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발표를 아직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은 ‘하반기 금리인상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역(逆) 엔 캐리 트레이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만약 일시에 각국에 들어와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 아직까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 국내외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가지는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입된 자금의 성격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과 달라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일부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 몰렸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투기적 원자재 수요가 없어져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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