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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골프’없었으면 회사 뺏길 뻔”

“‘총리 골프’없었으면 회사 뺏길 뻔”

삼양식품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재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지라면 파동으로 위기를 겪은 것은 균형을 잃어버린 정치권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또 한 차례 경영권의 위기를 느껴야 했던 것도 최근에 터졌던 이른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골프 파동 때문이다. 국무총리 골프 파동의 진원지는 부산이었다. 회오리의 중심에는 영남제분을 포함한 부산 상공인들이 있었다. 삼양식품으로 유탄이 날아온 것은 영남제분과 교직원공제회, 그리고 단초를 제공한 신한은행 때문이었다. 골프 파동과는 연관성이 없었음에도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 속에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움직임과 맞물려 숨가쁜 상황이 이어졌다. 삼양식품은 경영권에 심대한 타격을 입지 않나 해서 불길한 징후들과 힘겨루기를 해야 했다.

환위기 때 연 45% 이자 부담 전중윤(87) 삼양식품 회장의 회고는 삼양식품 지분 27.66%가 신한은행을 거쳐 교직원공제회로 넘어간 내막으로 이어진다. 삼양식품은 2005년 3월 화의를 종료했다. 그러나 화의기간 중에 신한은행이 접근하게 되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의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먼저 들어야 했다. “외환위기 때 은행이 연 45% 이자를 받아가는 겁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기업을 하는데 12% 하던 이자를 못 갚는다고 해서 45%나 받아가요? 누가 외환위기를 초래했어요? 정부가 잘못해 놓고 기업 죽으라고 하면 돼요? 정부는 은행이 어떻게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방치한 거요. 그래놓고 은행이 쓰러진다고 할 때는 김대중(DJ) 정권 때지만 IMF를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투기자본을 다 받아들이고 말이지. 제일은행·외환은행도 그래서 판 거 아니오.”

당시로선 외자 유치가 급했습니다.
“달러만 주면 고맙다고 했으니까. DJ가 입만 있지, 우리가 볼 때는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때부터 국부는 다 샌 거요. 좋은 회사 50∼60%는 투기자본이 다 들어와 있잖아요. SK도 그랬고, KT&G도 그랬고. 최근에는 론스타까지 드러나고 있잖아요. 이뿐 아니라 주주총회만 열리면 크고 작은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데…. 두고 봐요. 투기자본에 대한 법률적 보완이 안 되면 몇 년 안 가서 경제계가 소용돌이에 휘말릴 거요. 어쨌든 45%씩 갚아라 하니까 어디 하소연할 곳은 없고 도저히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싶어서 화의신청을 한 거예요."

그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삼양식품이 화의신청을 한다고 했을 때 투기자본이 줄을 섰었어요. 2∼3년만 지나면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적대적 투자를 시도하고 말이지. 그렇지만 나는 파산을 하면 했지 외국 사람한테는 넘기지 않겠다고 화의신청을 한 거요. 명색이 민족기업이라면서 어떻게 투기자본에 넘겨요. 피를 토할 노릇이야. 공업용 우지라는 검찰 발표 그 한마디 때문에 이 지경이 됐으니. 그래가지고 내가 화의신청을 해놓고 회사를 살리려고 밤도 낮도 없이, 공휴일에도 출근을 했어!” 전 회장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노안에 눈물이 고였다. 희망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상황이 궁금했다. “삼양식품은 고정 고객이 1000만 명은 있어요. 우리의 양심과 신용을 믿고 그 어려웠을 때도 고맙게 삼양라면만 찾는 고객들이 있었고 큰 위안과 힘이 됐어요. 그동안 ‘쌀라면’을 만들었더니 그게 잘 팔렸고, 그리고 우리 부회장(장남인 전인장 부회장)이 ‘장수면’ 같은 신제품도 고객의 기호를 맞춰서 잘 개발하고 있어요. 다만 예전처럼 매출이 빨리 올라가지는 않아요. 우지라면 사건 이후에 경쟁 회사가 강해졌으니까. 그렇지만 점유율이 60%나 되던 것이 10% 이내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25%쯤 됐으니 상당히 회복을 했지요. 그때 5000억원 되던 매출이 지난해에 2700억원 정도 됐어요. 그러니까 지난해부터 160억원 정도 이익이 나서 빚 갚고 이자 내고 부채비율도 많이 떨어져서 이젠 정상화로 접어들었어요.”

부회장은 신세대니까 창업 세대들의 경영방식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당연히 있고, 있어야 그게 옳다고 봐요. 국내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했고, 미국에서도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나이가 아직 50이 안 됐으니까 미숙한 점은 보이지만 이론 정립이 잘 돼 있는 것같아. 회계 처리 방식도 미국식이라서 나하고는 차이가 있고. 그러나 경영은 종합예술인데 우리 세대하고는 다르겠지만 연륜이 쌓이면 잘 해나갈 거요. 성격이 섬세하고 허영을 모르고 정직하다는 게 장점인데 기업은 그것만 가지고 운영하는 게 아니잖아요.” 전 회장은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세 가지”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는 두 가지로 나뉘지 않소. 독일과 일본식 시장경제가 있고, 미국식 시장경제가 있잖아요. 일본이나 독일은 두뇌로 먹고 살아요. 미국은 숫자와 힘으로 먹고 살고. 그러니까 미국은 회계 처리에 아주 철저해 빈틈이 없고 탈세라도 하면 그날로 끝나요. 그러다 보니 기업 경영에 융통성이 없고 정이 없어요. 탈세를 용인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회계법상 인간적인 계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까지도 매정하게 처리하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야 한다는 거지. 일본은 국민성 자체가 신(神)과 불교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경영에도 신(信), 의(義), 예(禮)를 아주 중요하게 여겨요. 내가 부회장한테 바라는 게 그거요. 미국식도 장점이 있지만 일본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유교의 뿌리를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믿음과 의리와 예의를 벗어나는 경영은 하지 말라고 당부해요. 라면 하나에 70여 가지가 들어가요. 라면 포장만 해도 유해색소는 안 됩니다. 라면에 첨부하는 각종 야채나 고춧가루는 말할 것도 없어요. 그래서 먹는 음식은 절대적인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하니까 유해 원료는 어떤 경우에도 넣어선 안 되고, 무엇보다 ‘음식의 의사’가 되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로 기업을 늘리지 말라고 얘기해요. 또 하나가 기업인은 문만 나서면 7적(敵)이 기다리고 있다잖아요? 미국의 격언이지만 동업자들이 노려보고, 정부가 감시하고, 규제가 심하고, 언론이 후벼파고, 소비자가 무섭고, 사원들한테 시달리고, 주주 눈치 보고…. 허허. 내가 볼 땐 7적이 넘을 것 같아. 하여간 그만큼 기업하기가 힘들다는 얘긴데, 결국은 베풀면서 살라고 얘기합니다. 남을 기쁘게 하면 내가 행복하거든. 이게 경영의 최고 경지에 이르는 것이야.”

“라응찬 회장도 약속했던 일인데”

어떤 계기로 신한이 삼양식품 지분을 가지게 됩니까.

▶전중윤 회장은 삼양의 고정 고객이 1000만 명이라며, 큰 위안과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는 여러 은행하고 거래를 했는데 채권금융기관의 대표로 신한은행이 나섰어요. 우리가 화의신청을 해서 98년 9월에 법원 인가를 받고서 필사적으로 회생 노력을 하지 않았겠어요? 2002년 7월에 삼양유지사료를 CJ에 매각하고, 부산시 기장에 있던 공장도 팔고, 땅도 팔아서 하여간 그때 원리금을 합쳐 4000억원 정도를 갚아나가던 그 무렵일 거예요. 그러니까 화의가 인가되고 5년 정도 됐을 때지요. 2003년 1∼2월께니까. 신한은행에서 볼 때 우리가 양심적으로 정리를 해나가고 있단 말이오. 자신의 피땀이 묻은 공장이나 재산들을 최대한 움켜쥐고 있으려고 하지 은행 빚이 무섭다고 선뜻 팔아서 갚는 데가 어딨어요? 그러니까 은행도 보는 눈이 있는데 부채 상환을 차질없이 해나가고 전망도 나오잖아요. 그래서 도와준다고 찾아왔어요. 그때는 이인호 행장이 있을 때예요. 그 양반이 지나고 보니까 우리를 참 많이 생각해줬어. 여러 계열사가 있었는데 담보도 없이 계열사들한테 대출을 해줬더라고요.”

처음엔 좋은 인연이었네요.
“어찌나 고맙고 미안한지 스스로 대관령목장을 담보로 가져가서 줬어요. 그랬더니 이 행장이 ‘전 회장님이야 법이 없어도 하늘이 무서워서 안 갚을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삼양식품이야말로 민족자본이고 민족기업인데 도와드려야지요’ 그러더라고. 그런 양반인데 2003년 초에 사람을 보내온 거지요. 은행으로 볼 때는 삼양식품이 조금만 도와주면 될 거 같단 말이에요. 이 행장도 그렇게 얘기했고. 그래서 신한은행하고 관계가 깊어지게 된 건데, 그때 제안이 자기네가 힘을 보태주면 화의도 빨리 끝나게 될 거 아니냐, 부채 일부를 투자로 전환하고 이자도 감해주겠다, 그러니 신한과 ‘기업 경영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자는 겁니다. 듣고 보니 그렇겠구나 싶고 나도 좋다고 했어요. 다만 부채를 투자로 전환할 적에 삼양 주식을 주당 7500원으로 계산하고, 앞으로 2∼3년 정도 걸릴지 모르겠지만 화의가 풀리고 우리가 정상 기업이 되면 그 주식을 우리한테 돌려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런 약속에 대한 약정이나 합의서가 있었습니까.
“그게 내 실수요. 화의 상태에서 부채 갚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어떡하든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전부인데. 경영개선 약정만 체결했지 나중에 돌려준다는 그거야 공신력 있는 금융기관인데 약속을 어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그런데 묘한 것이, 기업 경영개선을 추진한 건 이인호 행장인데 그 양반이 계약 체결 직전에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어요(2003년 3월 행장 임기를 마치고 그해 3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신한은행 부회장으로 재임). 그러니까 계약 체결은 새로 온 신상훈 행장하고 한 거예요. 그래도 뭐 이 부회장하고 라응찬 회장도 나한테 돌려줘야 한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지분을 삼양식품한테 주지 않고 느닷없이 교원공제회에 넘긴 거군요.
“그게 교원공제회가 가지게 된 삼양 지분 26%요. 나중에 더 매입해서 27.66%가 됐지만. 결국 7500원으로 산 걸 2만7000원으로 팔아 신한은 400여억원을 남긴 겁니다.” 삼양식품의 지분 인수전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인수의향서 제출이 마감된 2005년 9월 30일. 신한금융그룹은 지분 인수 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일본의 대표적인 라면회사 닛신식품과 국내 식품 관련 4개 회사가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원공제회가 참여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10월 5일 교원공제회와 사모투자펀드(PEF) 한 곳, 한일시멘트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확인됐다. 한일시멘트가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600만 평에 달하는 대관령목장을 개발할 목적으로 알려졌지만 교원공제회 참여는 의아했다. 그러나 결과는 10월 19일 교원공제회가 삼양식품 지분 27.66%를 낙찰받았다. 시점 상으로 볼 때 삼양식품은 2005년 3월로 화의가 끝나고 정상기업 상태였는데 신한 측은 인수 의사를 타진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 전 회장은 논리적으로 확인을 해주었다.

은행 측서 400억원 넘게 남겨 “일절 연락이 없었고 우리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알았다면 경영권과 직결되는데 내가 어떡하든 인수를 하지요. 더구나 그땐 우리 회사에 신한에서 보낸 이사가 세 명이나 있었다고. 그런데도 전혀 얘기를 해주지 않았어요. 우리한테 환매해 주기로 약속이 돼 있었는데도 말이오.”

신한은행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입찰이고 주식을 교원공제회에 넘기나 삼양식품에 넘기나 이익이 같을 텐데 왜 일언반구도 없이 매각을 했을까요?
“그게 교원공제회하고 어떤 커넥션이 있었는지, 은행 쪽으로 외부의 힘이 작용했는지 나는 모르지. 나중에 골프 파동이 터지고 여론이 뒤숭숭해서 생각을 해보니까 이상하게 얽혀 있어요. 우리로서는 까딱했으면 뒤통수를 맞고 경영권이 침탈당할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 아찔했던 것이고. 그런데 말이오, 처음에는 교원공제회로 지분이 넘어갔다고 했을 때 나도 잘됐다고 했어요. 어차피 넘어갔다면 다른 곳도 아니고 교직원 조직이니까 순수하고 양심적일 테고 말이지. 정치적이거나 우리와 경쟁을 하는 기업이 아닌데 경영권을 넘보는 것도 아닐 것 아니오. 그래서 ‘한국교직원신문’에도 크게 실렸는데(2006년 2월 20일자) 삼양식품과 공제회가 서로 유기적인 공조로 최대의 경영효과를 창출해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자고 김평수 공제회 이사장하고 다짐도 나눴어요. 지금도 나는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공제회가 최대주주가 됐으니 60만 교직원 가족들이 삼양 가족이 된 셈이잖아요. 우리 입장에서는 그만큼 고객이 늘었고 교직원 가족들이 이왕이면 삼양 제품을 구매해 줄 거 아니오? 허허허. 그런데 우리하고는 상관없지만 골프가 어쩌고 하더니 공제회가 유명해지더군 그래, 허허.” 전 회장의 얘기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설령 내막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논평보다 침묵을 지키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권, 증권가의 투자분석가와 교원공제회 회원들까지도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교원공제회가 식품회사 지분을 집중 매입하고, 그것도 신한은행이 서둘러 매각한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될 일은 아니다. 당시 신한금융그룹의 주식매각 주간사였던 하나안진회계법인이 9월 20일자로 매각 스케줄을 통보할 때 인수전에 참여할 관련 회사들과 금융권에서는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지고 있음에 당황했다. 하지만 신한 측은 서두르는 이유를 어렵게 설명했다. 매각 사실이 증권시장에 알려지면서 삼양식품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주가 상승이 계속되면 인수자의 부담이 가중돼 매각에 차질을 빚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두른다는 얘기였다. 설득력이 없는 소리였다. 매도하는 입장은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득이 되는데 주가 상승을 오히려 우려하고 매수자 입장을 걱정했다니? 더구나 지분을 매입하려고 의향서를 내는 매수자라면 기업 가치를 알고서 덤비는 것이 상식이다. 증시에서도 당연히 상승을 예상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상승세를 걱정했다니 갸웃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교원공제회에 대해서도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공시 내용을 놓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특정회사 주식을 10%만 사들여도 그것은 단순 투자로 볼 수 없고 전략적인 투자로 본다는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는 얘기였다. 그 시점을 전후한 9∼10월 사이에 부산의 영남제분이 삼양식품 지분 매입에 뛰어든 것도 특이했다. 교원공제회가 이 무렵 영남제분의 지분 7.96%를 가진 2대 주주라는 점에서 삼양의 지분을 함께 매입했다면 더더욱 단순 투자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경영권을 노린 것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물론 신한이 특정 조직과 특정 기업에 힘을 실어준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렇다면 교원공제회는 단순 투자라고 공시해 놓고 영남제분을 위해 삼양식품에 대한 경영 간섭을 하지는 않았는가. “영남제분이 주주니까 그 회사 밀가루를 사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교원공제회에서 얘기를 해온 적은 있었어. 그래서 조금 사주고 했어요.”

교직원공제회 경영 참여 포기

신한금융 측이 회장님하고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하셨지만 서둘러 매각했던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건 내가 모르겠고, 나중에 다른 각도에서 알아보니까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을 하게 됐잖아요. 업적이 좋은 사람이 통합은행의 행장이 된다고 했나보구먼. 그런데 조흥은행 실적이 더 좋게 나오는 거야. 200여억원이 신한은행보다 이익이 더 나더라는 거요. 그러니까 누군가 재주를 부렸는지 어쨌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두 달 동안에 우리 삼양 주식이 거의 4만원까지 올라가요. 그 사이에 조흥은행장은 지점에서 어떤 사건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징계를 해버렸잖아요. 그러니 지분을 넘길 때 4만원까지 올라갔던 거지만 2만7000원에 팔아도 이익이 400억원이나 남는 거고, 그게 역전이 돼서 신한이 조흥보다 결국은 이익을 더 내게 돼 행장을 신한이 차지하는 결과가 됐다는 거 아니오? 허허허. 그래서 요즘은 내가 마음을 비우고 살기 때문에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결국은 우리 주거래은행이 신한이니까 우리 주식 가지고 이익 남겨서 신한이 통합은행장 됐다면 좋은 거잖아요, 허허허.” 삼양식품의 주주총회가 열린 3월 23일 세간의 시선이 주총 회장에 집중됐다. 골프파동 이후에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교원공제회의 경영 참여 여부가 관심사항이었다. 언론들은 당초 공제회가 공시했던 단순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을 시도한다면 부정적인 여론으로 또 한 번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명단까지 보내면서 비상근 이사 1명을 선임해 달라고 요구했던 공제회는 주총 직전에 이 요구를 철회했다. 경영 참여를 포기한다는 의미였다. “밖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려다가 골프 파동으로 여론을 의식해 뜻을 접은 게 아니냐고 그러는데, 내가 공제회 이사장을 몇 번 만나봤지만 바탕이 교육자야. 선하게 생겼고 경영권을 빼앗겠다는 그런 계략은 짜낼 성품이 아닌 것 같아. 서로 기업이 잘 되도록 하자고 약속도 했고. 누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건 내가 모르지만 그동안 공제회 이사장은 골프 파동 후유증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요. 고약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본성이 양질인 사람은 고통스럽거든. 만약에 고약한 사람이 있어서 경영권을 노리는 음모를 꾸몄다면 이 총리가 골프를 아주 잘 친 거지. 골프를 안 쳤으면 경영권이 어찌 됐을지 모르잖소,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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