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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혁명은 가고 이젠 네트워크 시대”

“PC 혁명은 가고 이젠 네트워크 시대”

'I Want to See Most of the Planet Online'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2000년 인터넷 업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dot in dot.com’을 자처하며 1세대 인터넷 회사들에 기술을 제공했다. 그러나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많은 고객이 도산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이자 선의 수익도 곤두박질쳤다. 게다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보급과 컴퓨터 가격의 하락까지 겹쳐 선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지난주 선의 공동창업자 스콧 맥닐리(51)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조너선 슈워츠(40)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주었다. 두 사람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 다니는 슈워츠는 진 바지보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을 좋아한다. 그는 최근 선의 운영체제인 솔라리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CEO 중 유일하게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슈워츠를 뉴스위크의 브래드 스톤 기자가 인터뷰했다. 컴퓨터 기능이 저가 원자재가 되고 소프트웨어의 무료 보급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을 구해낼 계획인가? 석유 산업은 석유라는 원자재에 의존하고, 통신 산업은 주파수 대역폭이라는 원자재에 의존한다. 내가 알기로는 두 산업 모두 건재하다. 원자재 시장은 수요가 끊임없는 시장이다. 지난 4~5년 동안 우리는 선이 앞으로 제공할 무료 소프트웨어와 저가 컴퓨터를 사용하게 될 전세계의 소기업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다. 우리는 이 작업을 고객 확보가 아니라 회원 모집이라고 부른다. 스콧 맥닐리는 PC의 종말을 예측한 일로 유명하고, 선은 ‘네트워크가 컴퓨터’라는 신조를 내세웠다. 하지만 PC는 여전히 중요하지 않나? 전세계 네트워크 소비자 중 미국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 세계인이 인터넷을 최초로 접하고, 주로 이용하는 수단은 휴대전화 단말기다. 지난해 PC 판매량은 1억3000만~1억4000만 대였던 반면,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량은 10억 대가 넘는다. 소비자들은 윈도 비스타(출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보다 영화 보기와 채팅, 전세계 수많은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한 마이스페이스(미국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더 관심이 많다. 내 생각에는 PC 혁명은 이제 끝났다. 우려되는 경제동향은? 교육, 특히 공학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태도가 걱정된다. 또 미국의 이민정책도 걱정이다. 구글·인텔·선 같은 기업의 공동창업자들은 미국 태생이 아니었다. 기술혁신이 미국에서만 나온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또 다른 선이나 구글, 인텔 같은 기업의 탄생은 기대하기 힘들다. 많은 CEO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나? 5~10년 후에는 거의 모든 CEO가 블로그를 운영하리라고 본다. 시장과 접촉하는 데 더 효과적인 수단이다. 맥닐리는 호전적인 스타일과 토막 재담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인 스티브 발머와 부하직원들을 ‘발머와 멍청이들’이라고 비난한 일화처럼. 본인도 그런 예가 있나? 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간결하게 말하는 데는 소질이 없다. 스콧과 나는 아주 많은 면에서 철학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스타일은 영 딴판이다. 그는 수퍼컷츠(미국의 남성 미용실 체인점)에서 머리를 짧게 자르지만, 나는 긴 머리를 묶고 다닌다. 또 그는 버드와이저를 즐겨 마시며 와인 지식은 별로 없다. 그는 아이스하키를 즐기지만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아주 훌륭한 아버지다. 나도 그처럼 훌륭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 본인이 내린 어려운 결정 중에서 만약 맥닐리였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 법한 예는? 우리는 지난 2~3년 동안 비공개로 치열한 논쟁을 벌여 왔다. 주말에, 혹은 늦은 밤 e-메일로. 그러나 끝에 가서는 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었으며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갔다. 맥닐리는 노련한 골퍼로 알려졌다. 본인의 골프 실력은? 펏-펏(퍼팅만 즐기는 소형 골프장) 골프 말인가? 창피한 얘기지만 평생 골프를 쳐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맥닐리는 한 번도 골프가 내 직무에 필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점이 참 마음에 든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살고 아이들도 아직 어린데, 직장과 가정 생활의 균형은 도대체 어떻게 유지하나? 가장 중시하는 두 가지가 일과 가정이다. 만약 봉급만 바라보고 일한다면 출퇴근 길이 고역이다. 하지만 선에서 부여받은 사명이 아주 마음에 든다. 개인적 야심이 있다면 세계 대부분 지역을 온라인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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