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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분산 효과’ 가장 큰 해외 투자

‘위험 분산 효과’ 가장 큰 해외 투자

‘글로벌’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 내 옆에까지 와 있다. 금융자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비좁은 대한민국 국경 안에서만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형식의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젠 활동범위를 전 세계로 넓혀서 ‘와이즈 인베스트먼트(wise investment·현명한 투자)’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런 뜻에서 이코노미스트는 피델리티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해외펀드 투자의 필요성부터 투자 때의 사전 고려사항, 해외펀드의 상품별·지역별 특징, 펀드 투자 이후의 관리까지 해외펀드 투자에 필요한 모든 ‘돈 되는 노하우’를 속속들이 깊숙하게 취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금융자산을 60억원 정도 지닌 김모(54)씨. 그는 다른 국내 투자자들과 달리 2004년부터 이미 재빠르게 해외펀드 투자에 눈을 돌린, 혜안을 지닌 투자자다. 젊은 시절부터 무역업 방면에서 일을 해왔기에 해외투자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해 왔었다. 그는 갖고 있던 금융자산의 20%까지 해외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투자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같은 이머징 마켓에도 분산투자했는데, 지난해 연 30% 선의 투자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결심했다”면서 “이 투자금 중 선진국에 40%, 신흥시장에 60%를 투자했다”고 소개한다. 전체 투자금 10억원 중 5억원을 회수했고, 현재 5억원이 들어가 있는 상태다. 해외펀드 투자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화두로 떠올랐다. 빠르게 해외펀드 투자 금액이 늘고 있어서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연구원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해외에서 펀드나 주식을 통해 투자한 돈의 규모는 2005년 12월 말 4조4565억원인데, 이는 지난 4월 말 8조655억원으로 늘면서 80.1%나 증가했다”고 말한다. 또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한, 이른바 역외펀드에 들어간 돈은 6조1252억원에서 9조2984억원으로 51.8%가 늘었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펀드에 투자한 돈은 지난해 말 10조5817억원에서 지난 4월 17조3639억원으로 불어났다. 4개월 사이에 무려 64.1%가 급증한 셈이다. 이는 해외펀드가 김씨 같은 부자들에게 국한된 상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해외펀드는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중소기업 과장이나, 연봉 6000만원을 받는 대기업 부장이나, 연봉 1억원을 받는 CEO나 가릴 것 없이 누구나 관심을 기울여야만 하는 보편적인 투자수단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그럼 왜 해외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일까? 또 왜 해외펀드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이유는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 한국을 둘러싼 투자환경을 보면 그 답이 너무 쉽게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국내 시장이 너무 작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앞으로 우리 국민의 금융자산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보다 더 커질 예상이다. 그런데 이 같은 금융자산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우 사장은 “국내의 주식과 채권만으로 투자하기에는 ‘국내 원자재(주식, 채권 등)’가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측이 세계시장을 두드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굴리는 돈 규모(170조원, 2006년 2월 말 기준)가 세계 6위로 올라섰지만, 이 돈을 국내 시장에 묶어놓기엔 국내 시장이 너무 좁다. 그래서 국민연금 측은 이미 2001년부터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그 투자금액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15조원이 넘는다. 곽대환 국민연금 해외투자팀장은 “약 14조원이 미국 국채에, 약 1조원이 해외 채권과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연금 투자금액이 늘면서 해외 투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펀드는 투자 국가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우 사장은 말한다. 흔히 말하는 컨트리 리스크(투자국가에 대한 위험도)를 축소한다는 얘기다. 한국이 전 세계 주식시장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에 불과하다. 하지만 컨트리 리스크는 어느 나라 못지 않다. 우선 북한 문제가 버티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 만큼 통상문제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럴 때 컨트리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뭘까? 위험의 성격이 다른 여러 나라들에 분산투자하는 게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해외 투자는 투자 위험도의 축소라는 효과도 가져온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하면 그만큼 투자 위험도는 낮아진다. 이를 분석한 수치를 보자. 1988년 1월부터 2005년 8월까지 17년7개월간의 모건스탠리 전 세계 종합주가지수(MSCI World Index)와 한국의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을 비교하면 각각 4.0%와 9.4%로 나타난다. 이는 같은 기간 중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했으면, 한국에만 투자했을 때에 비해 투자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도 해외투자의 장점이다. 한국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밝혔듯이 1.3% 선. 한국에만 투자한다는 것은 나머지 98.7%의 기회를 놓친다는 말과 같다. 전 세계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펀드, 미국·유럽·일본 같은 개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 중국·인도·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은행 박승안 PB팀장의 얘기다. 해외투자를 하면 선진 자산운용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갖춘 세계적인 투자운용사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면서, 남들이 흉내내기 힘든 첨단 투자기법을 백분 발휘하고 있다. 해외 펀드에 가입하면 바로 이 첨단 기법을 안방에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사실 이 같은 선진국의 투자기법을 우리가 처음 받아들이면서 호들갑을 떤 게 어제 같은 일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지금은 흔한 투자분석기법인 주가수익비율(PER) 분석기법이다. 이는 1990년대 초 한국의 점진적인 자본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몰려오면서 알려진 기법이다. 투자자들이 안방에 앉아서 전 세계 시장을 손바닥 보듯이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정보를 얻는 게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예를 들어 해외펀드 투자를 할 때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려면 선물환거래를 하거나 원화로 헤지(위험 회피)된 펀드에 가입하면 되는데, 이 같은 투자정보는 이미 일반화된 정보다. 그렇다면 해외펀드가 좋다고 해서 그냥 가입을 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자산 배분을 먼저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먼저 투자자가 갖고 있는 자산을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등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국내와 해외로 나누어야 한다”며 “물론 이때 해외펀드 투자 자체를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재룡 사장은 “해외펀드 투자를 할 때에 채권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게 사리에 맞다”고 설명한다. 이게 국제관행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국가 간 해외펀드 투자 때에는 항상 환율이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투자수익률이 원래 높지 않은 채권에 투자하면, 환율 급등락으로 인해 쉽게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손실을 커버하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리고 “갖고 있는 금융자산의 20%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게 적당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선진국 투자자들 역시 이 같은 ‘국제관행’을 지킨다는 얘기다. 사실 국내 투자도 쉽지 않은 판에 해외투자에 전 재산을 올인한다는 건 전문가들도 권하고 있지 않다. 이어 박승안 팀장은 “다양한 지역에, 다양화 통화로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투자의 기준 통화도 달러화를 비롯해 엔화, 위안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펀드 투자는 성격상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도 그는 강조한다. 우리는 1년만 투자해도 길다고 하지만 ‘선진국 투자 고수들’은 3년·5년을 통상의 기간투자으로 본다. 금융자산 투자는 하루이틀에 끝낼 일이 아니다.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에 비해 안정성이 돋보인다. 해외펀드 투자는 그런 면에서 보면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포커스 해외펀드 상품

글로벌 분산투자 돋보이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피델리티코리아-글로벌 주식형 펀드(E)’를 투자자들이 고려해볼 만한 해외펀드 상품으로 소개했다. 미국·유럽·일본 같은 선진국, 아시아·이머징마켓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해 장기적으로 주가변동성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 특징이란 설명이다. 지역별·산업별로 운용 성과가 검증된 피델리티펀드들을 편입한 재간접상품(펀드 오브 펀드)이다. 펀드에 들어간 돈의 95%까지 펀드 자체 내에서 환헤지를 하고 있기에,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얘기다. 피델리티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상품이며 당연히 국내에서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다. 2005년 3월 3일 설정됐고, 설정액은 약 3174억원(5월 31일 기준)이다. 설정 이후 1년3개월간 수익률은 18.44%,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0.2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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