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성공학(26) 음악 포털 '멜론'] ‘렌털 서비스’로 유료 MP3 시장 1위
[히트상품 성공학(26) 음악 포털 '멜론'] ‘렌털 서비스’로 유료 MP3 시장 1위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첨단 기기와 서비스가 등장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선 말할 것도 없다. 경영환경의 변화 역시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요즘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음악 포털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하룻밤 자고 나면 네티즌들의 방문자 순위가 바뀔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네티즌들은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찾아다니기 바쁘다. 음악 포털은 유·무선 인터넷으로 MP3 음악파일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PC로 내려받는 유선 인터넷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요즘은 무선 인터넷까지 함께 연결되는 서비스가 인기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곳은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멜론(www. melon. com). 2004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불과 1년 반 만에 음악 포털 순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1년 반 만에 업계 2위 SK텔레콤에서 멜론을 준비할 당시인 2004년 초는 인터넷 MP3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던 시점이었다. 우선 하드웨어 분야에서 MP3 휴대전화가 등장했다. 그동안에는 다들 전용 MP3 플레이어를 갖고 다녔다. 휴대전화와 MP3 플레이어의 기능이 확연히 구별되다 보니 두 기기를 따로 갖고 다녔다. 그러나 휴대전화에 MP3 플레이어 기능이 들어가면서 MP3 플레이어를 따로 살 필요가 없어졌다.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로선 타격이 컸지만 휴대전화 시장에는 호재였다.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변화가 있었다. 누구나 공짜로 다운받아 즐기던 MP3 음악 시장이 저작권 문제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문제의 발단은 MP3 음악 시장을 연 소리바다였다. 소리바다는 누구나 무료로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 구조였으나 한국음반산업협회가 가요 등의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법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디지털 음악의 저작권을 인정했고, 소리바다는 이후 몇 차례 서비스를 중단했다 재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음악 파일의 저작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SK텔레콤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동통신 서비스로 출발해 안정된 사업을 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게 절실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통신망을 활용한 유무선 포털. 그러나 멜론의 기획 과정은 쉽지 않았다. 조원용 멜론 사업팀장은 “MP3 음악 파일이 보편화된 상황이긴 했지만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던 네이트·준 등의 무선인터넷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사내에서 제기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무료 서비스 일색이어서 유료화가 과연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지 회의도 들었다. 몇 차례에 걸쳐 소비자 조사를 한 결과 노래 한 곡당 지급할 의사가 있다는 금액은 120원이 최고 가격이었다. 음원 사용료를 지급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밀어붙였다. 네이트·준 등의 기존 모바일 서비스를 차질없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음악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통합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조 팀장은 “음악 시장의 축이 머지않아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1900만 명에 이르는 SK텔레콤 가입자들도 모바일 음악 시장의 잠재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마침내 2004년 11월 이동통신업체로는 처음으로 음악 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무선 통합 음악 서비스로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었다. 이를 위한 투자도 적지 않았다. 저작권을 가진 협회 등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계약을 했다. 현재 멜론이 보유한 음원은 100만여 곡으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음악시장, PC에서 모바일로 그러나 새 서비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공짜 음악, 블랙마켓에 익숙해진 네티즌들에게 유료 서비스를 이해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1개월 무료사용 이벤트와 각종 행사로 가입자 확보에 나섰으나 비싸다는 원망이 쏟아졌다. 저작권을 가진 쪽에서도 “너무 싸게 판다”고 몰아붙였다. 네티즌들의 저항은 다양한 서비스로 풀어갔다. 음악감상은 물론 벨소리와 컬러링 등 폰 꾸미기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제공했다. 가입자들에게 매주 한 차례 웹진도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멜론이 보유한 음악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구간만 편집해 벨소리로 다운받을 수 있는 커팅벨 서비스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노래방에서 자신이 부른 노래를 휴대전화에 전송해 배경음악이나 벨소리로 사용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요금제도 손질했다. 2005년 11월 SK텔레콤 고객에게는 멤버십 포인트로 요금의 30%까지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의 요금 인하인 셈이다. 현재 매달 일정액을 내는 유료 회원은 77만여 명. 전체 회원 수는 570만 명으로 3위권이지만 유료 회원은 국내 음악 포털 가운데 가장 많다. 여기서 나오는 매출도 매달 35억원 가까이 된다. 최근 음악 포털들의 최대 과제는 유료화다. 벅스뮤직이 유료화에 나섰고, 소리바다 역시 조만간 유료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음악 포털들이 모두 유료화에 나서면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 팀장은 “인터넷 음악 시장의 유료화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미리 투자를 했고, 결과적으로 멜론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료화 새 모델 제시=멜론의 요금제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세계 최초로 렌털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월 4500원만 내면 멜론이 보유한 노래는 무제한 다운받아 들을 수 있지만, 계약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돼 있다. 전세기간이 끝나면 방을 비워주는 것처럼, 계약 중에는 음악을 마음껏 다운받아 들을 수 있지만 계약이 끝나면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개념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음악 파일에 덧붙인 무단복제 방지 장치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생되지 않도록 한 장치다. 더 듣고 싶으면 가입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무단복제를 못하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장기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렌털 개념은 지난해 냅스터와 야후에서도 도입했다. 이와 달리 한 곡에 500원씩 살 경우에는 복제가 가능한 서비스도 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음악 포털=멜론의 또 다른 장점은 한번 구입한 노래는 PC나 MP3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어느 것으로도 추가 비용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PC로 접속해 음악을 듣고, 다운받은 음악을 휴대전화나 MP3 플레이어로 전송해 들을 수도 있다. 이동 중일 때에는 휴대전화의 무선인터넷을 통해 접속할 수도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인텔과 디지털홈엔터테인먼트 분야 제휴를 했다. 향후 TV포털 서비스가 이뤄지면 이를 통해 멜론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도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이미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이동통신업체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아 앞으로 서비스 등의 차별화 경쟁이 불가피하다. 도움말=김용태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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