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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하반기 수출 낙관 어려워

[전망대] 하반기 수출 낙관 어려워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한 언론은 이날까지의 연간 누적 수출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올해 전체로는 3000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원화강세, 고유가 지속, 세계경제의 둔화 등 불리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우리 수출이 선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우리 국민의 신용카드 해외사용금액이 11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1.6% 늘었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열심히 벌어들이고, 우리 국민은 해외에서 열심히 소비하는 형국이다.
올해 상반기만 보더라도 무역수지는 68억9000만 달러인 반면,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이나 유학 및 연수 등으로 지출한 액수가 84억3000만 달러다. 이러한 영향으로 상반기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반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역수지 흑자규모 축소와 서비스수지 적자의 확대다. 적잖은 전문가가 하반기 수출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상반기에는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호조로 수출기업들이 수출단가를 높이지 않아도 수출물량을 늘림으로써 채산성을 보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가 내림세로 전환해 하반기 세계경제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반기와 같은 수출물량 확대를 통해 수출 호조세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수출기업들은 수출단가에 원화강세를 충분히 반영해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세계수요의 위축과 중국·일본 기업들과의 경쟁 등이 이를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반기 수출은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며 수출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로 고전할 전망이다. 반면 국제유가는 하반기에도 배럴당 60달러 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흑자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상품교역에서 흑자규모 축소와 함께 서비스수지의 적자도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의 경상수지 적자로 원화강세 요인이 약화됐으나, 이와 같은 해외 서비스에 대한 우리 국민의 선호체계 변화는 하반기 이후 서비스수지 적자의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적자 규모는 1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했다.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의 배경에는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원화가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달러당 960원대로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이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외소비를 늘리게 함으로써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위협하고 있다.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반전을 위해서는 수출확대를 통한 무역수지의 확대보다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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