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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비즈 다이어리 37] ‘멋쟁이’칭찬에 남도 ‘멋쟁이’로

[스타 비즈 다이어리 37] ‘멋쟁이’칭찬에 남도 ‘멋쟁이’로

“명품이나 값비싼 옷을 걸친다고 해서 멋쟁이가 되지는 않아요. 값싼 옷이라도 소재와 색깔, 디자인 같은 요소를 고려해 매칭을 잘하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멋쟁이죠. 여름에 부츠를 신는 세상에, 무슨 상관이냐고요? 아니에요. 언밸런스 패션에도 엄연히 매칭 공식은 있답니다.” 연예계에서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소문난 가수 겸 탤런트 김준희(30)씨. 그가 주변의 칭찬에 힘입어 지난 6월 인터넷에 패션 쇼핑몰 ‘에바주니’를 열었다.

5년 전부터 이미 3개 의류숍 운영 에바주니(www. evajunie. com)는 자신의 애칭인 ‘주니(junie)’와 독창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 의미로 ‘에버(ever)’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든 상호이자 브랜드.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런칭 한 달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에바주니는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다. 캐주얼뿐만 아니라 정장 같은 200가지가 넘는 의류와 패션 액세서리들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만~6만원의 중저가 수준. 크게 ‘베이직(bagic), 섹시(sexy), 큐티(qutie)’ 세 가지 컨셉트로 상품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대중적이면서 멋스러움을 더한 발랄한 분위기의 옷들이다. 김준희 사장은 “가격이 저렴한 데다 튀는 디자인이 아니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리포터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그가 갑자기 방송을 중단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한데 그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 ‘당연한 절차’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5년 전부터 이미 ‘사장님’ 소리를 들어오고 있었다.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 두 개의 의류숍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시작했으니 햇수로 따지자면 벌써 5년째다. 그것도 3개를 운영하다가 혼자 운영하기 버거워 하나는 정리한 상태다. “저희 어머니가 디자이너세요. 어려서부터 멋쟁이 엄마의 영향으로 옷에 관심이 많았죠. 연예 활동을 하면서 개인숍을 낸 것도 어머니의 도움이 컸어요. 오프라인 매장은 수입 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동료 연예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편이죠.”(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가수 박혜경씨가 물건을 구입해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경기는 그의 가게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이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은 게 온라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 거기에다 많은 사람이 그의 패션 안목에 대해 칭찬한 것도 한 몫을 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은 도매상에서 상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바잉셀러(buying seller:준 도매상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더라고요. 그런데 국내에서 의류 도매상 하면 뻔하잖아요. 같은 곳에서 옷을 받아서 팔다 보니 종류는 비슷한데 판매업체 수는 너무 많죠.” 사업 시작과 동시에 폭주하는 주문은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일 중의 하나였다. 당시 쏟아지는 주문은 그에겐 공포처럼 느껴졌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어 판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생각 외로 일이 커진 겁니다.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이 밀려들어 너무 힘들었어요.”

‘사장으로 산다는 것’ 책 읽었죠 그를 포함해 직원 세 사람이 배송을 맡아 진행해야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직원 실수로 인한 오배송까지 자주 발생했다. 강도 높은 업무에 빗발치는 고객 불만까지. 견디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체중이 6kg이나 줄었다. 당시 그는 몸 고생보다 마음 고생이 더 심했다고 말한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넘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문제가 있는 직원은 그만두게 했다. 의류숍 운영 경험이 있지만 현재 1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사업을 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일 터. 경영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보면 사장이 아닌 연예인으로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대부분 신기한 얼굴로 내뱉는 첫마디가 ‘어머, 안녕하세요?’였죠. 그러다 같이 일을 진행하면서 태도가 바뀝니다. 제가 공사(公私) 구별이 확실하거든요. 잘못한 일은 따끔하게 혼내고, 평소에는 즐겁게 일하자는 주의예요.” 3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 직원은 모두 그와 뜻을 같이하는 정예 멤버들이다.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직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조직과 경영 관련 책을 일부러 많이 읽고 있단다. “제가 직장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조직생활의 경험이 없잖아요. 그래서 전문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최근 『사장으로 산다는 것(저자는 서광원 이코노미스트기자)』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외로움은 CEO가 앓아야 할 병’이라는 구절에 전적으로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일을 할 때에는 직원과 사장의 구분이 없지만 모든 결정과 책임은 CEO인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몫임을 일찍 깨달은 그다. 이 때문에 그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앉아서 지시하기보다는 먼저 행동으로 나선다.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결재서류를 점검하고 제품 디자인부터 주문, 배송, 홈페이지 관리까지 직접 나서서 챙기다 보면 어느덧 오후 8시가 훌쩍 넘는다. 끼니를 거르는 일도 다반사다. 퇴근 시간은 보통 오후 9시 정도다. 녹초가 될 법도 한데 “앞으로 가을 상품이 출시되면 더욱 바빠질 것”이라며 그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가을 상품은 9월에 출시될 예정인데 레이어링(layering:겹쳐입기)이 가능한 옷을 중점적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에바주니는 런칭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하루 평균 2백여 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소비자들 관심이 뜨겁다. 이 때문에 각종 포털과 쇼핑몰에서 입점을 요청하고 있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에바주니는 일반 스타숍과 성격이 전혀 달라요.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옷이기 때문에 스타숍으로는 입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대신 홈쇼핑에는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에요. 올 가을부터 GS홈쇼핑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소비자를 찾아갈 예정이죠. 이제 TV를 통해 더 간편하게 에바주니를 만날 수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김·준·희 의 온라인 패션 사업 Tips 1. 차별화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은 ‘필수’ “에바주니의 상품은 다른 쇼핑몰에는 없는 유니크한 것들입니다. 도매상에서 구입하는 제품이 아니라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로 제가 직접 디자인한 옷이기 때문이죠. 연예인들이 입는 튀는 옷이 아니라 기본을 유지하면서도 유행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옷이에요.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까지 있습니다. 6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을 고수해 손님들이 쉽게 살 수 있게 하고 있어요.” 2. 토털 코디 앞세워 묶음 판매 유도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옷의 가격과는 무관합니다. 말 그대로 소재, 색깔, 디자인 같은 다양한 요소를 얼마나 잘 어울리게 매칭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멋있고 맵시나게 옷 입는 방법도 궁금해 해요. 그래서 저희는 토털 코디네이션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블라우스 사진을 찍을 때 어울리는 스커트를 함께 코디하는 식이죠.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묶어서 구입하는 고객이 많아져요.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만족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죠.” 3. 다양한 이벤트로‘고객감동’이끌어 “에바주니는 다양한 이벤트와 사은품 행사를 많이 해요. YG 패밀리 10주년 콘서트 티켓 20장을 선물로 주기도 하고, 시계나 각종 액세서리 등을 사은품으로 준비하기도 하죠. 반응이 무척 좋아요. 네일아트숍과 연계한 서비스 쿠폰, 사용 후기를 쓰면 주는 적립금도 빠뜨릴 수 없겠네요. 다양한 이벤트와 사은품을 통해 감동을 서비스하면 고정 고객으로 이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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