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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CEO 50人이 말하는 리더십 키워드] 끝없이 꿈꾸고 실현하는 리더

[대한민국 CEO 50人이 말하는 리더십 키워드] 끝없이 꿈꾸고 실현하는 리더

리더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 관리자의 일이란 얘기다. 포브스코리아의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이런 관점이 드러났다. 답변한 CEO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비전 설정 능력을 꼽았다. 비전 설정에 있어서 셰이크 무함마드를 따라갈 리더가 있을까. CEO들이 최고의 해외 리더 자리에 셰이크 무함마드(Sheikh Mohammed · 58) 두바이 국왕에게 가장 많은 표를 준 것은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은 두바이를 금융, 산업, 관광 허브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그리고 이 비전을 창의적으로 구체화한 뒤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가능은 없다”고 역설한다. 두바이 곳곳에는 ‘불가능은 없다’와 ‘꿈에는 한계가 없다’는 표어가 걸려 있다. 열사의 사막에 만든 골프장과 실내 스키장, 호화 별장과 쇼핑센터가 들어선 거대한 인공섬, 세계 최고급 호텔 ‘부르지 알 아랍’, 세계 최고 빌딩 ‘부르지 두바이’…. 두바이를 상징하는 기발한 상상력인 이들 프로젝트가 셰이크 무함마드의 지휘 아래 추진됐다.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을 만들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그가 직접 낸 것이다. 세계 최초, 최고 건설 사업이 하드웨어라면 다양한 행사는 ‘관광 두바이’의 소프트웨어다. 두바이는 1996년부터 매년 3월에 쇼핑페스티벌을 열고 무관세 할인판매를 실시한다. 상금 100만~600만 달러를 내걸고 경마, 골프, 테니스, 자동차 경주 등 각종 스포츠대회를 열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참여시킨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두바이를 금융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서 국제금융센터를 짓고 금융규제를 거의 철폐했다. 또 투자자유지역을 조성해 이곳에 외국인이 100% 단독 투자법인을 세우고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으며 과실 송금을 제약 없이 하도록 했다. 그리고 각종 규제를 철폐해 외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그의 비전은 선왕들로부터 계승해 발전시킨 것이다. 비전의 ‘첫 버전’은 약 50년 전에 마련됐다. 부친 고(故) 셰이크 라시드(셰이크는 통치자란 뜻)는 58년 왕위에 오르면서 중동 최고의 항구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셰이크 라시드는 건설자금을 확보하지 않은 채 59년에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를 진행하던 중 66년에 석유가 나오는 행운이 터진다. 셰이크 라시드는 든든한 자금을 바탕으로 72년에 중동 최대 규모 항만을 완공했다. 그리고 석유로 버는 돈으로 두바이를 물류, 산업,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언젠가 고갈될 석유에만 의존하는 것은 국가 장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왕 서거 후 90년에 왕위를 이어받은 장남 셰이크 마크툼은 두바이 국제공항을 건설했다. 삼남 셰이크 무함마드는 85년에 에미리트 항공을 세우는 등 젊은 시절부터 활발하게 국정에 참여했다. 그는 95년에 왕세제로 지명되면서부터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본격적으로 국가 개조에 나섰다. 그는 2006년에 왕위에 올랐다. 오일머니가 뒷받침된 그의 비전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관광 부문을 살펴보면 2005년에 600만 명의 관광객이 두바이에 다녀갔다. 면적이 서울의 6.4배에 불과한 작은 나라가 한국 만큼 관광객을 불러들인 것이다. 두바이는 건설사업들이 마무리되면서 관광객이 부쩍 더 늘어나리라고 기대한다. 2010년 관광객 목표는 1,500만 명. 관광객을 매년 20%씩 더 불러들인다는 계산이다. 한 편에서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호화 주거단지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공급과잉으로 인해 언젠가는 꺼질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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