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가 34년 불문율 깼다
성적표가 34년 불문율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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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 “날 밟고 가라” 그는 또 누구보다 조직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인물이다. 그는 2000년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 겸 기획행정실장을 맡고 있었다. 이근영 금감위원장 시절로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때였다. 당시 한 시민단체가 금감위 기자실에 와 금감위와 금융감독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 그러자 강권석 대변인이 온몸으로 저지했다. 기자들이 “기자실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했으나 그는 “기자실도 기관 안에 있다”고 맞섰다. 그는 “차리리 날 밟고 가라”고까지 했다. 그는 정통 경제관료다. 그러나 그에게서는 상대적으로 관료의 냄새가 덜 난다. 본인 스스로 관료로서 행세하는 것도 꺼린다. 어쩌면 이런 그의 모습이 ‘반관 반민’ 성격의 기업은행과는 잘 맞아 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입도 무겁다. 금감위 대변인 시절 굵직한 사건이 많이 터졌다. 기자들의 성화가 대변인에게 빗발쳤을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그는 끄떡도 안했다. 대변인으로 설화(舌禍)를 입을 법도 한데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이러니 기자들에게는 영 달갑잖은 대변인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를 싫어하거나 나쁘게 말하는 기자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친화력도 좋아 초짜 기자나 직원들에게도 늘 예의를 갖춰 대한다. 엘리트 관료 출신 중에는 전문성이 모자라면 기자고, 부하직원이고 얼굴이 화끈할 정도로 일침을 가하는데 그는 그런 면이 없다. 그에게 붙어 다니는 별명은 ‘자산 100조, 순익 1조’다. 인수합병없이 그가 기업은행 행장으로 있으면서 자력으로 일군 이 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이기 때문이다. 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같은 공룡들과 경쟁하면서 이룬 것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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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큰 우산’ 되겠다” 기업대출을 중시하는 강 행장의 드라이브 덕분에 기은은 중기대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19.3%)를 차지하고 있다.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첫 취임 초 15.03%(2003년 말)에서 19.3%(2006년 말)로 올라갔다. 강 행장은 보험·증권사 인수를 통해 기업은행을 종합 금융그룹으로 키우려는 복안을 세워 놓은 상태다. 그는 평소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은 중소기업 금융을 더욱 잘 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 같은 종합 금융그룹화는 기은에겐 발등의 불”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은행의 대형화, 겸업화, 글로벌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강 행장은 이를 위한 포석으로 지난해부터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이고, 증권사 인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강 행장은“기업은행이 2010년, 50대 글로벌 은행에 진입한다는 비전을 갖고 이에 걸맞은 해외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연초에 “50주년이 되는 2011년에 모든 실적을 지금의 2배(순이익 2조, 시가총액 20조, 자산 200조원)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던 주문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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