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만 했을 뿐인데 대박이?
‘협찬’만 했을 뿐인데 대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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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 전문 대행사 100여 곳 방송, 광고업계, 기업과 시민단체, 시청자 등 각각 입장에 따라 PPL에 대한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PPL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봄, 가을이면 PPL 시장은 더욱 달아오른다. 결혼 성수기를 맞아 가구, 주방가전 등 혼수제품들의 PPL 진입 경쟁이 봇물을 이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프로그램 개편 시기여서 PPL을 노리는 기업에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PPL은 비용 대비 노출효과가 매우 크다. TV의 직접광고 비용과 비교할 때 PPL이 20~30배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은 극중 ‘GD자동차’ 회사 사장으로 출연했다. 이때 국내 모 자동차 회사가 10억원을 협찬했다.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협찬사 이미지 상승효과는 투자액의 수십 배가 넘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원래 타 자동차 회사에서 먼저 협찬 제의를 받았지만 주인공들을 둘러싼 복잡한 가정사가 자칫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거절했다. 그 회사는 뒤늦게 후회했다는 후문이 돌았다. 같은 드라마에 협찬한 휴대전화는 일명 ‘박신양 폰’으로 뜨면서 하루 1000대씩 팔려나가는 인기를 누렸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한 화장품 업체는 과거 수입 화장품을 들여와 판매하던 사장이 대표로 있다. ‘올인’에 협찬한 수입 화장품이 말 그대로 ‘대박’이 나면서 회사를 세울 수 있었던 것. 2000년대 들면서 나타난 수입차 대중화 현상 또한 “드라마와 영화의 PPL 영향”이라는 것이 광고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PPL은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의 단발효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TV, 비디오 제작, 해외 수출 등 후속 시장을 통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거액의 협찬금을 내고 PPL을 하는 것도 동남아로 확산되는 한류 시장을 내다보기 때문이다. 모니터 제조업체 전 대표였던 신재민씨는 “동남아에서 열리는 해외 박람회 때 코트라 한국전시관에 우리 모니터를 가지고 간 적이 있다. 그때 부스에서 우리 제품을 협찬한 드라마를 틀어주면서 홍보활동을 벌였는데 반응이나 효과가 꽤 좋았다”고 회상했다.
뇌물 받고 간접광고 해주기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대부분을 제작하고 있는 30여 개의 굵직한 외주제작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외에 소규모 제작사를 포함, 드라마 외주제작사는 50여 개에 달한다. 방송사나 외주제작사, 기업을 연결해 주는 PPL 대행사 가운데 드라마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20곳, 기타 제품 홍보대행과 겸업하는 업체까지 따지면 100여 개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1년간 방영하는 드라마 수는 40~50편이다. PPL 대행사 레인보우홀딩스 김주영 이사는 “40~50편 가운데 방송사 자체 제작물을 제외하면 PPL을 할 수 있는 게 20~25편 정도다. 그에 비해 PPL 대행사는 네 배 이상 많기 때문에 PPL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는 기업과 방송위 제재를 피해가려는 방송사 사이의 밀고 당기기가 치열한 가운데 PPL 대행사가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김주영 이사는 “기업의 요구에 따라 신제품 출시 타이밍도 맞춰야 하고, 최대한 제품이 돋보일 수 있는 드라마를 골라야 한다. 또 노출이 많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제품을 배치하려면 쉽지 않다. 방송 3사 프로그램 편성표를 사전에 입수하고 드라마 무대와 인물 분석을 하는 건 기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PPL이 성공하면 그만큼 보람도 크다. ‘파리의 연인’에서 히트했던 대형 돼지저금통의 경우가 그것. 김 이사는 “업체가 대형 저금통을 제작한 이유는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에 협찬하기 위해서였다. 이게 불발되고 ‘파리의 연인’에 협찬하게 됐다. 처음엔 저금통이 너무 커 협찬 제품으로 쓰기가 망설여졌다. 그런데 촬영장에 갖고 갔더니 박신양씨가 보고 재미있어 해 얼떨결에 선택됐다”고 했다. 영세업체로 저금통만 생산했던 회사는 이후 다른 아이템에도 손을 대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김 이사는 “영세업체가 PPL을 통해 빛을 보면 뿌듯하고 애착이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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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 시장 양성화 방안 시급 평가심의국 김양하 부장은 “과거와 달리 TV 드라마에서 제품 로고나 브랜드명이 일회성으로 단순 노출되거나 자연스러운 흐름에 의해 노출될 경우 크게 규제하지 않는다. 대신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경우 과거에 비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했다. 2005년 국회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송의 중간광고와 간접광고를 허용할 뜻을 내비쳤다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정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MBC 미술센터 이규상씨는 “조만간 TV 리모컨을 이용한 쌍방향 서비스 T커머스가 실시될 것이고 인터넷, 케이블 등 다매체 시대가 되면 필연적으로 PPL 허용 분위기가 뒤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PPL은 지금 진화 중이다. 신제품이 나오기 전 단계인 신제품 개발 컨셉트와 아이디어 이미지를 제품 출시 몇 개월 전에 보여줌으로써 미래의 소비자인 시청자에게 이미지 및 브랜드를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APPL(Advanced Product Placement) 기법이 최근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한류 드라마의 산업적 효과, 드라마 PPL을 통한 국내 제품의 해외수출 실적 제고를 위해 적절한 기준 아래 PPL 시장을 양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PPL의 효과적 활용 방법 |
노골적 노출은 반감만 키워 기업의 모든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제고나 호의적 이미지 구축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목적으로 한다. PPL이 브랜드 회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대부분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PPL은 일시적으로 매출 증대효과가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 종영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나 브랜드 회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대부분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PPL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몇 가지 알아둘 것이 있다. PPL에는 신제품이 효과적이다. 인지도를 단시간에 대중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유수 기업들이 자사의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거액을 들여 영화와 드라마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흔히 PPL에서 노출되는 제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횟수가 많을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도된 연출에 의한 지나친 제품 노출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시청자들이 단번에 의도를 눈치채고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전개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적합한 상황에서 출연 배우의 연기와 더불어 노출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에 간섭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기획 단계부터 제작사 측과 긴밀하게 협조한다면 자연스러운 노출 포인트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염두에 둘 점은, PPL은 단순히 일시적 제품 노출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제품 노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마케팅 활동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PPL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PPL에 의한 소비자 관심이 증폭되도록 지속적이고 시의적절한 화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제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로 유도할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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