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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성공 신화 통한다

한국서도 성공 신화 통한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국내 유통가에는 일본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저가 생필품에서부터 골프채, 승용차 같은 고가의 제품까지 가리지 않는다. 환율 인하로 가격이 2~3년 전에 비해 많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소설·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까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는 거꾸로 ‘일류(日流) 열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창업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창업 시장은 ‘일류 열풍’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노래방에서부터 스티커 사진기, 루스 삭스(loose socks·여러 겹으로 접혀 느슨하게 내려오는 양말), 다코 야키(문어조각과 야채를 넣은 풀빵), 오뎅바, 이자카야(식사가 가능한 술집), 야키도리(꼬치구이 전문점) 같이 일본에서 반응이 좋았던 상품이나 업종을 한국에 들여와 성공을 이룬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일본 창업시장은 한국의 예비 창업자들의 벤치마킹 대상 1호가 되고 있다. 2005년 서울 중소기업청과 서울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일본 창업 시장의 히트 상품과 업종’은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중 의류 대여업,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교육업, 요리재료 배달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성업 중이다. 이코노미스트가 2006년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히트 창업 아이템을 소개한다.


#1. 업그레이드 다이닝바 일본 외식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바로 다이닝 바(Dining Bar)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이 업종은 레스토랑과 바(bar)를 접목시킨 음식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것도 없네’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일본에서는 이에 대한 차별화가 매우 강하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요리만 취급하는 철저한 음식점의 성격을 지닌다. 다이닝 바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객 욕구로 탄생한 특별한 음식점이다. 가격은 싸지만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은 욕구와 레스토랑처럼 고급스럽고 바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욕구의 결합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다이닝 바다. 지금부터 소개할 다이닝 바 네 곳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다.

라임(Lime)
일본 오사카시에 위치한 ‘라임’은 200여 평의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다이닝 바다. 입구에 들어선 손님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독특한 발리풍의 음악. 점심때는 직장인의 이용이 많고 저녁에는 외국인 고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도심 속에 발리풍의 녹색 공간을 표현한 인테리어. 점포 한 곳에 다양한 독립 공간이 준비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고객들은 취향에 맞춰 앉을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바 입구에 비치된 색다른 장식 소품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아 내부로 이끄는 유인책이다. 점포 가운데 위치한 바는 혼자 오는 고객을 위한 공간. 바와 단체석 사이에는 커다란 수족관을 설치해 공간을 구분했다. ‘연인들을 위한 수상 가든’은 바닥 아래 물이 흐르는 다락처럼 생긴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커플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웅장한 인테리어에 비해 요리의 가격은 싼 편. 발리의 대표적 음식인 볶음밥이 우리 돈으로 9000원. 그 외에 다양한 발리의 토속 음식 역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비해 싸다. 객단가는 1만1000원 정도.

▶(좌) 오사카시 우메다에 위치한 발리락스. '사누르'를 옮긴 듯한 인테리어가 핵심이다. (우)오사카시에 위치한 블루는 중국식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발리락스(Balilax)
발리락스는 오사카시 우메다에 위치한 다이닝 바다. 이곳 외에도 도쿄·신주쿠 등 네 곳에 분점이 있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그중에서도 우메다의 발리락스는 120여 평의 건물 옥상을 수상 가든으로 꾸며놓은 것이 특징. 산호초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흰 모래 해변 ‘사누르(Sanur)’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가 핵심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발리의 정글을 연상시키는 빼곡한 야자수와 조각들이 고객을 맞이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홀이 보이고 홀을 지나면 옥상이 나온다. 웨딩홀로도 이용되는 이곳은 거대한 조각상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보는 이의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상쾌한 공기와 발리풍의 음악, 그리고 물소리는 일본 시내가 아닌 발리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대부분의 소품은 발리에서 직접 공수 해온 것이라고. 음식값은 5600~8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마구로 타르타르 소스, 새우꼬치 요리, 인도네시아풍 돈육조림과 온천계란이 유명하다. 평균 객단가는 9000원대. 일반적인 다이닝 바에 비해 일찍 닫는 편이다. 폐점 시간은 밤 12시.


블루(Bleu)
오사카시에 위치한 다이닝 바 블루는 중국식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특징은 라운지, 테라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오사카 리버사이드의 멋진 절경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 화려한 외관과 채광을 풍요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테리어로 도심에 있으면서도 자연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싼 값 대비 수준 높은 중국식 요리와 세련된 인테리어, DJ가 직접 틀어주는 신나는 음악 등은 신세대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요리의 주 컨셉트는 미(美)·식(食)·동(同)·원(源). ‘아름다운(美) 음식(食)을 즐기는 것은 심신을 근본적(源)으로 건강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는 철학이 바탕에 깔려있다. 모든 메뉴는 기본 식재료에 충실하고 미용과 건강에 신경을 쓴 것으로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요리 값은 5000~1만원대. 후카히레(중국식 수프)와 새우완자, 삼종향초 튀김 등 일본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퓨전 중국 요리로 구성돼 있다.

크리스탈 드 자르뎅(Cristal de jardin)
오사카시에 위치한 고급 다이닝 클럽 바. 독특한 오리엔탈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우선 바의 안내석과 마주치게 되고, 분위기 있는 복도를 지나면 비로소 신비로운 오리엔탈 바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22가지의 야채를 사용한 건강 샐러드, 쇠고기를 이용한 히레스테이크 등 특별한 서양식 아시안 요리를 5000원부터 1만원의 가격에 제공한다. 창 밖으로 오사카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외부로 연결된 문을 열고 나가면 한국의 나이트클럽을 방불케 하는 번쩍이는 네온사인의 광장이 마련돼 있다. 주 고객은 중장년층이나 물 위에 마련된 커플석 때문에 젊은 남녀 커플도 자주 드나든다.

#2. 두부 카페·콩요리 전문점

고로쿠데이(五六亭)
고로쿠데이는 나가노현에서 생산되는 대두를 100% 그대로 사용해 각종 두부와 튀김, 그리고 두부를 이용한 반찬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점포다. 두부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인 두부와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는 다양한 세대 여성들의 만족도를 높여 단골 고객 대다수가 여성이다. 메뉴 가격대는 4500~ 6400원. 디저트 세트 가격대는 2800~4500원. 눈여겨볼 것은 매장 입구의 두부 뷔페 코너. 순두부와 다양한 소스가 준비돼 있어 고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3. 10평 미니뷔페 전문점

마루노우치 Ms
일본에는 일명 조제(調製)요리(delicatessen)와 셀프식당(cafeteria)이 결합된 델리카페(deli-cafe)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델리카페는 한마디로 점심이나 간식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시간 절약형 음식점이다. 미니뷔페 전문점은 최근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델리카페 중 하나다. ‘마루노우치 MS’는 도시락, 파티음식 등 출장 음식을 만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미니뷔페 전문점. 일반적인 뷔페의 개념을 벗어난 신개념 뷔페를 지향하는 곳이다. 뷔페라고 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대규모를 연상하게 마련이지만 미니뷔페 전문점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규모를 축소해 성공을 거둔 사례라 할 수 있다. ‘맛있는 것은 몸과 마음을 좋게 바꾼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식재료를 까다롭게 엄선하고 시간대 별로 메뉴를 바꾸는 정성으로 손님을 사로잡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현재 개설된 미니뷔페 전문점은 대부분 10~20여 평으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매장의 한쪽에는 각종 음식이 담긴 미니 그릇들이 준비돼 있고 반대쪽에는 음료, 죽, 디저트 등이 배치돼 있다. 메뉴는 주로 야채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식사량이 적은 여성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계산대는 매장 안쪽에 위치해 뷔페 이용 시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종업원은 5명으로 홀 1명, 주방 조리 담당 4명으로 구성된다. 매장에서 시식(eat-in)이 가능하며 포장판매(take-out)량도 상당한 수준이다. 미니뷔페 전문점의 주요 입지는 주로 역(驛) 안이다. 이는 직장인들이 주된 고객이기 때문. 국내에도 역세권이나 역 안에 입점하게 된다면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4. ‘공룡 초밥’전문점

어심(漁心)
오사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유명한 초밥 전문점이다. 이곳이 화제인 이유는 초밥 위에 얹은 생선의 크기가 일반 스시집에 비해 2~3배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저렇게 팔아서 남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초밥 위의 생선은 큼지막하다.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산지에서 생선을 직접 공수해오기 때문.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초밥을 담아내는 모양이다. 큰 생선살과 더불어 재미있는 모양까지 더해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초밥의 모양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소매 모양처럼 길게 늘어놓은 스타일, 둥글게 말아놓은 스타일, 탑 모양으로 겹쳐 담아내는 스타일, 넘치도록 담아내는 스타일이 그것이다. 큰 생선살에 비해 가격은 2000~2800원 정도로 저렴한 편. 값싸고 재미있는 음식의 모양, 고즈넉한 스시집 분위기, 손님이 들어서면 ‘어서 오십시오’하는 주인장의 우렁찬 목소리에 손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5. 테이크 아웃 수프 전문점

수프스톡 수프스톡(Soup-stock)
은 20~30여 가지의 따뜻한 수프를 테이크아웃으로만 판매하는 곳이다. 화학조미료·합성착색료·합성보존료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조리하기 때문에 ‘무첨가 수프’로도 유명하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조리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여 좋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안심하고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기 때문에 10평 이하 소규모 매장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수프의 가격대는 레귤러 사이즈가 4800원, 레귤러 컵 세트(수프+특제빵 또는 밥) 6000원, 수프 세트(작은 수프 2개 + 특제빵 또는 밥) 7200원. 바쁜 점심시간에 간편하고 빠르게 30여 가지의 다양한 수프를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쿄역·하네다 공항 등 일본 전역에 39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 오프라인의 성공으로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냉동수프 판매도 시작했다.


#6. 창작 오므라이스 전문점

포므노키(ポムの樹)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점심메뉴가 있다면 1위는 카레. 그 다음으로는 오므라이스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오므라이스하면 분식집에서 계란 위에다 시뻘건 케첩을 뿌린 것을 연상하게 마련이지만 일본의 오므라이스는 일품요리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포므노키’는 독특한 모양의 오므라이스 전문점으로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200여 가지의 오므라이스를 개발했는데, 이 덕분에 손님들이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는 게 특징. 엄청난 메뉴 수도 특별하지만 사실 포므노키의 숨겨진 비밀은 따로 있다. 바로 계란판을 만들어내는 프라이팬이 그것. 오므라이스의 생명은 계란인데 이곳의 프라이팬은 오므라이스용 계란판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다. 이 프라이팬을 사용해야만 최적의 맛을 내는 두께의 계란판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달걀도 평범하지 않다. 천연사료로 사육한 부드러운 영계의 달걀이다.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포므노키는 2006년 한국에 진출했다. 현재 대학로와 강남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7. 디톡스형 유기농 건강 뷔페

산자크산준바시(三尺三寸箸)
산자크산준바시는 현재 일본에서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건강뷔페 전문점이다.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바로 모든 뷔페 요리가 유기농 재료와 건강식 재료로 만들어진다는 것. 일반적인 유기농 음식점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디톡스(detox) 음식이라는 것. 음식 섭취를 통해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는 식재료만을 사용한다. 인테리어 역시 건강을 우선시한다. 매장 내부는 모두 환경친화 재료를 사용했다. 뷔페 음식은 개별 조명으로 요리가 더욱 맛깔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시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치밀한 준비 덕분에 고객 만족감이 높아졌다. 구전을 통해 개점 3개월 만에 일일 방문자 수 800명을 넘어섰다. 건강에 민감한 고객을 타깃으로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 결국 성공으로 이어진 셈이다. 산자크산준바시의 요리는 크게 일식, 중식, 양식, 디저트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요리의 형태로 나온다. 주로 이용하는 손님은 20~40대 여성들. 연령에 따라 이용시간이 확연히 구분된다. 점심에는 20대, 저녁에는 30~40대의 이용률이 높다. 점심시간 이용가격은 평균 1만원대. 한국에서도 요즘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산자크산준바시는 국내 외식업계에 적용할 만한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8. 즉석 샐러드 전문점

샐러드 카페(サラダカフェ)
샐러드 카페는 내가 먹고 싶은 샐러드와 파스타를 즉석에서 조합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즉 새로운 스타일의 파스타 전문 패스트푸드점이다. ‘맛있는 파스타를 더욱 가볍게 먹고 싶다’는 수요의 증가로 현재 성업 중이다.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컵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타에 야채를 듬뿍 넣고 거기에 기호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얹어 즉석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소식을 선호하는 커리어 우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뉴 가격은 샐러드 파스타 2500원, 가지와 치킨 프라이 샐러드 파스타 2300원 정도.

#9. 음식점에 요리교실 결합

ABC 쿠킹 스튜디오
ABC 쿠킹 스튜디오(ABC-cooking studio)는 음식점과 여성 요리교실을 연계, 윈-윈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곳이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 한 끼 때우고 마는 식사를 즐겁게 만들어 맛있게 먹는 식사의 개념으로 바꾸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이한 점은 주변의 음식점들과 연계한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좌)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건강뷔페 전문점 내부. (우) 즉석 샐러드 카페에서 수요가 많은 해산물 과일 샐러드.

애초에 이곳은 일반적인 요리교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교육기관이었다. 요리교실의 수강생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주변 음식점과 연계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즉 맛있는 곳으로 소문난 음식점의 레시피와 요리법을 수강생들에게 가르쳐주는 것. ABC 쿠킹 스튜디오는 주변의 수많은 음식점을 끌어들였고 수강생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요리 아카데미가 됐다. 여성 전용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진 학원 내부도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 연계한 음식점 역시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을 선택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자기 점포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게 함으로써 음식점에 대한 친밀감을 주고, 고객 입장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요리법을 습득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전국에 87개의 지점이 개설된 상태.


#10. 튀김뷔페 전문점

구시야(串家、神樂食堂)
튀김뷔페는 현재 일본 전역의 먹을거리 촌에서 유행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사실 우리의 튀김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아줌마가 투박한 손으로 기름에 푹 담갔다가 채로 건진 뒤 툭툭 털어 종이봉투에 담아주는 것이 전부. 그러나 이곳 구시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180도 다른 튀김을 만들어낸다. 바로 손님이 자신의 테이블에서 직접 튀김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음식을 튀길 수 있는 넓은 기름박스가 설치돼 있고 고객이 앉으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적당한 온도로 데워져 있다.
자리 안내를 받으면 종업원들은 튀김옷과 튀김가루가 든 접시를 들고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이용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뷔페 코너로 가서 따뜻하게 데워진 접시에 꼬치에 끼워진 튀김 재료를 담고 튀김옷과 튀김가루를 입힌 후 기름 속에 넣었다 꺼내면 요리가 완성된다. 테이블 위에는 재료마다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 시간표를 부착, 초보자도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구시야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튀김 재료는 단연 새우. 먹기 좋은 크기의 싱싱한 새우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한번 사용한 기름은 재사용하지 않는다. 가격은 어른 2625엔(약 2만1000원), 어린이 요금은 점포에 따라 다르다. 단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9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튀김뷔페 전문점은 일본 전역에 100여 개가 진출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 이 아이템을 접목한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 매출 1억 점포 ‘뎃벤(てっぺん)’의 비밀


큰 소리로 넘버원 외치는 ‘조회’가 열쇠

▶오시마 사장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예부터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고 했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매장을 아무리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놓았다 해도 손님을 대하는 직원의 얼굴이 ‘아니올시다’라면 십중팔구 그 집은 문을 닫고 말 것이다. 이 문제는 비단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홀과 주방, 즉 직원 간의 조화 역시 중요하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매일같이 싸운다면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고 말 것이다. 일본 도쿄에는 이런 중요하고도 골치 아픈 문제를 단번에 해결, 하루 매출 1억원을 기록하는 주점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일본식 주점인 이자카야 ‘뎃벤(てっぺん)’이다. 외식업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40평 규모의 작은 주점 하나가 어떻게 이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그 해답을 찾아보자. 도쿄의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시부야에 위치한 선술집 뎃벤. 이곳은 동네 어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자카야다. 점포 입지가 상당히 좋거나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화려한 인테리어를 한 것도 아니다. 한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자그마치 하루 매출이 1억원이다. 객단가가 우리 돈으로 2만~3만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에 수백 명이 이곳을 찾는다는 말 아닌가. 뎃벤이 하루 1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매출을 기록하게 된 이유는 바로 오시마(大嶋 啓介) 사장이 개발한 특별한 아침 조회에 있다. 조회의 시작은 모든 종업원이 한곳에 모인 가운데 한 사람씩 나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스피치 시간. 주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다. 스피치 시간이 끝나면 넘버원 선언과 인사 훈련을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순서가 매우 독특하다. 조회에 참가한 모든 사람은 자신이 낼 수 있는 한 최대한의 큰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친다. ‘안녕하세요. 저는 진심의 넘버원이 되겠습니다’ ‘저는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저는 도전할 수 있는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분발하는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솔직함과 자상함의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미소를 잘 짓는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일은 무엇이든지 잘하는 일본 제일이 되겠습니다’.
모두가 목에 핏줄이 서도록 외치는 모습이다. 목이 쉰 상태에서도 인사 훈련은 반복된다. 이런 조회 과정이 직원들에게 변화를 가져왔고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사실 뎃벤은 오픈 초기 하루 매출이 70만~8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오시마 사장은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왜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직원들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기는 마찬가지. 이런 상황은 일하는 분위기마저 깨뜨렸다. 나중에는 손님이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최악의 영업 상태로 이어졌다. “직원들은 손님이 찾아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더군요.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모습이었고요. 직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돈이 아닌 꿈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는 매일 가게 문을 열기 전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해보라고 제안했다. 직원들이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에 오시마 사장은 ‘내일은 어떤 일을 하고 싶나’로 질문의 내용을 구체적인 것으로 바꿔나갔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자리와 시간을 내주었다. 결과는 대성공. 처음엔 말 한마디 못하던 직원도 어느새 3분을 넘어 30분이 지나도록 스피치는 계속됐다. 스피치가 직원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풀이 죽어 있던 직원들은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었다. 바로 가슴이 뛰는 사람이 된 것이다. “긍정적 감정을 가진 가슴이 뛰어야만 성공합니다. 성공해서 가슴이 뛰는 게 아니라 가슴이 뛰고 있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이죠. 가슴이 뛰는 상황을 만들면 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조회는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고 가슴이 뛰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이런 변화는 입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고 각 기업체에서도 뎃벤의 조회를 견학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에서도 뎃벤의 성공 비결인 조회를 특집으로 다뤘다. 뎃벤의 활기차고 긍정적인 분위기는 고객에게도 그대로 전달돼 자연스레 매출 상승으로 연결됐다. 이제 뎃벤은 손님과 종업원 구별할 것 없이 명랑한 사람, 활기찬 사람, 미소 짓는 사람만 가득하다. 힘없는 사람, 슬럼프에 빠진 사람, 어두운 사람, 의욕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시마 사장은 “‘그래, 두고 봐라, 해낼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바로 번성의 비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소:1호점-도쿄도 메구로구 지유가오카 1-26-3 升本 빌딩 지하 1층 ▶전화번호:03-5731-5568 ▶홈페이지 : www. teppen. info (현재 4개 점포 운영 중)


미니 인터뷰 - 강태봉 ㈜알지엠 대표


“안심·안전·건강 내세우면 대박”
최근 일본에서 불고 있는 외식 트렌드는 안심·안전·건강이다. 외식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는 현대인들이 이왕이면 건강에 좋고, 안심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외식업체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에 한발 앞서나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까다롭게 선택한 식재료, 화학조미료가 아닌 천연조미료를 사용한 음식점들이 성공한 것은 좋은 예(건강뷔페 전문점인 산자크산준바시)다. 이들의 공통점은 식재료 고유의 맛으로 화학조미료와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것. 이런 소비자의 변화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일고 있다. 몸에 좋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한 음식점만이, 손님들이 다시 찾는 곳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섬세한 서비스, 저렴한 가격, 멋진 인테리어까지 겸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체 간의 경쟁, 지속되는 경기침체, ‘만만한 것이 음식점’이라는 외식업에 대한 잘못된 마음가짐 등 앞으로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불황에도 성공하는 외식 업체는 있다. 그곳에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차별화된 그 무엇’이 분명히 있다. 창업 때 돈을 많이 들인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발로 뛰어 노력하고, 노하우를 습득해 자신의 매장에 접목시킬 줄 아는 경영자, 섬세한 서비스를 위해 직원들을 밤낮으로 교육시키고 투자하는 경영자, 손님들에게 ‘안심·안전·건강한 요리’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고민하는 경영자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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