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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스토리 재미있게 꾸민다”

“감성 스토리 재미있게 꾸민다”

▶1975년생. 2001년 국민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2000년~현재 포스트비쥬얼 공동대표.

올해 2월 나이키 코엑스 매장에선 실험적인 마케팅이 이뤄졌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매장 선반 위에 놓인 신발을 터치하면 대형 LCD 화면 가득 신발에 대한 정보가 입체적인 동영상으로 펼쳐진 것이다. 신발 ‘에어포스 원’을 들어보자. LCD 화면에는 신발 이름의 유래를 가수가 랩을 부르며 설명하는 등 신발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사진과 플래시 화면을 통해 쏟아진다. 스크린과 키보드가 있는 공간이면 웹 디자인의 영역은 이렇게 무궁무진해진다. 이 실험적인 나이키 매장 아이디어를 최초로 낸 사람이 설은아 포스트비쥬얼 대표다. 그는 2000년 이정원 공동대표와 포스트비쥬얼을 설립, 국내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광고제 및 영화제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으로 화제를 일으키며 웹 디자인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미대 시각디자인과를 다니던 시절 외환위기가 닥쳤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쓰러지는 가운데 오직 희망은 벤처와 인터넷이었다. 그도 이 희망에 매달렸다. 인터넷은 새로운 매체였고 파급력이 컸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작품을 올리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도 반응들이 밀려 왔다. 재미있고 신기해 계속 파고들다 보니 업이 돼 버렸다. 1999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개인 홈페이지 ‘설은아 닷컴’(www.seoleuna.com)은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홈페이지는 기존처럼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는 홈페이지가 아닌 영상과 그림, 음악이 결합된 웹 아트(Web Art)에 가까웠다. 이 사이트에 들어온 인터넷 유저들은 끊임없는 인터랙션(interaction·상호반응)을 하게 된다. 페이지를 스스로 넘기게 되고 명령에 대답을 해야 하고 키보드를 누르면 컴퓨터에서 다양한 인사말이 나오는 경험을 체험한다. 경이로운 웹 디자인의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설은아 닷컴은 무려 1만여 명이 참가한 네티즌 투표에서 제1회 국제디지털 아트 페스티벌(IDAF) 대상을 받았다. “제가 웹사이트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감성을 통한 인터랙션이 기본입니다. 기존 웹사이트들이 정보를 재미있게 꾸몄다면 저는 감성을 재미있게 꾸미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기술에 감성을 입히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미래 디자인의 패러다임은 이야기를 꾸밀 수 있는 기획력과 연출력이다. 그가 만든 ‘4인용 식탁’ ‘스캔들’의 영화 사이트도 이런 스토리 텔링 기법으로 제작해 해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설 대표는 나이키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국내외 사이트, LG 사이언 온라인 광고 등 기업의 인터넷 광고 사이트도 스토리 텔링 기법으로 만들어 호응을 받았다. “미래의 디자인은 기술과 감성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좌우될 겁니다. 일본의 닌텐독스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도 강아지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감성에 호소해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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