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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춤과 와인이 어우러진 글로벌 파티

[커뮤니티] 춤과 와인이 어우러진 글로벌 파티

▶ 춤 · 음식 · 와인으로 뭉친 민간사교모임 가온 회원들.

5월 27일 저녁 5시. 서울 남산 밀레니엄힐튼 호텔의 그랜드볼룸에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사회자 마이크를 점검하는 ‘교수님’부터 음향시설을 체크하는 ‘박사님’, 아내와 스텝을 맞춰보는 ‘회장님’, 회원들의 춤 자세를 교정하고 있는 ‘원장님’ 등 모두가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민간 사교모임인 ‘가온’의 회원들, 이 행사는 가온이 주최한 ‘러시아의 밤’ 파티였다. 5시30분이 되자 행사장엔 글레브 아바셴초프 주한 러시아 대사 부부를 필두로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를 차려입은 국내외 외교사절들이 몰려들었다. 파티엔 루마니아 · 파키스탄 · 이스라엘 · 튀니지아 ·아랍에미리트(UAE)·우루과이 등 14개국의 주한 대사 부부를 비롯해 총 150여 명이 참석했다. 주한 외국 대사관 90여 곳 가운데 14개국이 참여했으니 민간 주최행사로선 상당한 규모다. 가온 회원들도 회장을 맡고 있는 황철수 재신실업 대표를 비롯해 박광오 엑셀반도체 사장, 유찬 MAI 대표, 최중섭 변호사 등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 (좌)러시아 만찬을 즐기고 있는 가온 회원들과 외국 대사들. (우)아바셴초프 러시아 대사(오른쪽)가 황철수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행사장 입구에선 아바셴초프 대사가 러시아에서 직접 공수한 러시아산 스파클링 와인 ‘소비에트 샴페인’이 손님들에게 제공됐다. 저녁 메뉴는 보르쉬(수프), 연어를 곁들인 팬케이크 등 다섯 코스의 정통 러시아 음식으로 모두 주한러시아 대사관이 준비했다. 여흥을 돋우기 위한 술은 러시아산 와인과 더불어 보드카였다. ‘러시아의 밤’을 달굴 러시아의 춤과 노래도 빠지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흥겨운 러시아 민속음악에 맞춰 8명의 러시아 소년 · 소녀가 전통무용을 펼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곧이어 참석자 모두가 무대로 나와 왈츠를 배울 때는 파티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아바셴초프 대사는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 사람들보다 왈츠를 더 잘 춘다”며 “한국에 이렇게 수준 높은 민간 외교파티가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파티가 끝나갈 무렵 러시아 가수가 직접 부른 <백만송이 장미> 는 이날 행사의 깜짝 이벤트였다. 가수 심수봉 씨가 한국어로 번안해 부른 이 곡은 원래 러시아 노래다. 참석자들은 임기를 마치고 외교부 차관으로 승진 전보돼 본국으로 돌아가는 마수드 칼리드 주한파키스탄 대사의 부인 송숭희 씨에게 장미꽃다발을 전달했다. 송씨는 “모국인 한국에서 잊지 못할 2년을 보내고 돌아간다”고 감격에 겨워 했다. <백만송이 장미> 노래와 함께 장미를 전달하는 ‘이벤트’는 지난해 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송별회 때 처음으로 선보였다가 외교가에 큰 화제가 됐다.

▶ 음악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무대로 나온 가온 회원들.

아바셴초프 대사는 “한국과 러시아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였지만 지금까지 러시아의 문화가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는 러시아 전통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교 사절들 역시 그 어떤 때보다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갈 카스피 이스라엘 대사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변호사와 의사, 기업가 등 대부분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로 보였다”며 “외교관들에게 이보다 더 쉽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는 드물다”고 말했다. 발레리우 아르데니 루마니아 대사는 “러시아처럼 루마니아에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문화와 와인들이 많다”며 “가온을 통해 루마니아를 소개하는 파티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처럼 한국 민간 외교의 저력을 자랑한 주인공은 황철수 회장이다. 황 회장은 “비록 공식적인 외교 모임은 아니지만 양국의 고급 문화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는 데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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