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트럭기사 늘어난다
베이비부머 트럭기사 늘어난다
안전 의식 높고 지시도 잘 따라 통운회사들 대환영 대니얼 크루스(57)는 지난해 에이즈 감염자 카운슬링이라는 직업을 잃었다. 그러나 20년 이상 몸담아 온 사회봉사 분야에서 일자리를 다시 구하고 싶었다. 몇 달 동안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어느 날 오후 온라인에서 일자리를 찾던 중 미국 최대의 트럭 통운회사인 슈나이더내셔널트러킹의 운전기사 구인광고를 봤다. 미니밴보다 큰 차를 몰아본 경험은 없지만 일단 응시하기로 마음먹었다. 크루스는 이제 사무실 생활을 청산하고 거리에서 트럭을 모는, 날로 늘어나는 베이비붐 세대의 행렬에 합류했다. “더 이상 책상 앞에 앉고 싶지 않았다”고 크루스는 말했다. “그 생활을 너무 오래 했다.” 슈나이더에는 50세 이상의 기사 수가 2005년 이래 46% 늘었다. 현재 전체 기사 1만5000명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 다른 회사들도 슈나이더의 뒤를 따른다. 몬태나주 헬레나의 왓킨스앤셰퍼드트러킹에서 일하는 50세 이상 운전기사는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늘었다. 50세 이상과 소수민족 운전기사를 뽑는 구인 웹사이트 ‘GetTrucking.com’은 평소 일주일에 500건이던 조회 수가 지난 몇 달 동안 약 4000건으로 늘었다. “보편적 현상”이라고 미국트럭운송협회의 레이 쿤츠 회장은 말했다. 이 수치는 트럭 통운회사들로선 희소식이다.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이 업계는 2만 명의 기사가 부족하다. 임금이 더 높은 건설업계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2014년이면 전체 운전기사 약 300만 명 중에서 11만1000명이 부족할 것이다. 통운회사들은 자식을 출가시키고 외롭게 사는 부부, 또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거나 해고당한 뒤 제2의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베이비부머 시장을 잘 활용해 트럭을 계속 굴리길 바란다. 50세 이상의 트럭 기사는 안전하고 믿을 만하며 운전실력의 한계도 잘 인식한다고 고용주들은 말했다. 오클라호마주 드럼라이트에 있는 중앙운송안전학교의 강사 마크 브라운은 나이 든 운전자가 지시도 잘 따르고 과속운전을 할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육체적으로 오래 힘들게 하는 일이기는 해도 모두가 이기는 윈-윈 상황이다. 창문도 없는 사무실에서 20년 동안 일해온 크루스는 이제 안 가본 주가 거의 없다. 요즘은 낮 시간을 도로에서 이탈리아 오페라를 따라 부르며 보낸다. 음정이 틀린들 누가 시비 걸 사람도 없다. IBM 엔지니어 출신인 얼 구치(54)는 새 직업의 가장 좋은 점은 복장 자유라고 말했다. “작업화와 청바지 차림으로는 쉬기가 쉽다.” 수송업체는 잭(52)과 아일린 무어토 같은 부부 기사도 뽑는다. 이들 부부는 함께 일하면서 트럭 운전을 은퇴로 가는 즐거운 교량으로 여긴다. “세미 트럭을 타니 세미(반) 은퇴가 가능하다”고 잭은 말했다. 이제 다른 업계도 그런 성공을 누리고자 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2005년 전국고용주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나이 든 근로자와 그들을 원하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일이다. 보더스북스, 스테이플스, 토이즈 “알” 어스 등 지금까지 30개 기업이 참여했고, 근로자 수천 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크루스는 큰 트럭을 모는 일이 자기 인생에서 최고의 체험이 됐다고 말했다. “난 사탕 가게에 들어간 꼬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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